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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지리학 (하름 데 블레이, 유

기후와 문명(2)

서유럽에서 소빙기의 기후변동 덕분에 문화지리학자들이 말하는 2차 농업혁명이 일어났다. 농기구가 개선되고 경작법이 훨씬 발전하고, 생산물의 운송과 저장과정에서 낭비와 손실이 줄어들었다. 17세기에 동남아시아에서 화산폭발이 잇따르고, 이미 추운 지역에 더 심한 추위가 닥치면서 환경이 더더욱 악화되었다. 1675년부터 1735년까지 지구는 천년기 중에서 가장 추운 주기에 있었다. 유럽 여러 지역에서는 식물 재배시기가 6주나 짧아졌고 항구가 얼어붙었으며,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 사이의 덴마크 해협은 얼음으로 막혀 여름에도 통과할 수 없었다. 1780년대는 재난이 계속해서 잇따랐다.  1783년 아이슬란드에 라키라는 거대한 화산이 폭발하여 8개월 동안 지속하며 약 1억톤의 화산재, 아황산가스, 기타 오염물질을 대기중에 내품었다. 북아메리카 기온이 섭씨 약 4도나 떨어졌고, 유럽, 러시아, 북아프리카에까지 겨울 혹한이 잇따랐다.

 

1815년 4월5일 당시 네덜란드령 동인도에 속했던 발리에서 동쪽으로 멀지 않은 섬의  탐보라 화산이 살아났다.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이 산은 폭발하여 가루로 변해버렸고,  섬 주민 1만 2000명중 살아남은 사람은 26명에 불과했다. 분출이 끝났을 때 인도네시아 대부분 지역은 그 잔해로 뒤덮였다. 어둠이 몇주동안 드리웠고, 이후 몇달 간 수만 명이 기근으로 굶어죽었다. 공기는 산성 화합물로 된 연기로 가득 차 숨 쉴 수 조차 없었다. 1816년이 소빙기 중에서도 특히 절망적인 해였음은 의문의 지가 없다. 이는 인류 모두상시 위험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일깨워준 위기였다. 소빙기가 막을 내리는 19세기중반 무렵에 인간세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를 상기해야 한다. 산업혁명이 가속화 되었고, 중앙아메라카부터 동남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식민지 시대로 접어들면서 사회와 경제가 변모했다유럽인들은 멀리 떨어진 지역을 식민지화 하여 지배하고,  착취하는 한편 자기들끼리도 싸움이 벌어졌다. 소빙기가 물러간 1850년대 이래로 꾸준환 온난화 시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기온상승 속도가 빨라졌다는 점이 다르다. 오늘날 차량과 공장이 배출하는 대량의 가스는 분명 대기중의 온실효과를 증대시키고 있으며,  자연순환이 역전되어 플라이스토세의 한랭화가 재개 되는 그날까지 우리 환경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지구온난화라는 말이 지구라는 행성의 평균기온을 기준으로 지칭할 때는 적합할지 모르지만, 이는 소빙기만큼 이나 잘못된 것이다. 일부지역은 지구온난화와 상관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구 기온상승 영향은 전세계적이 아니라 국지적으로 미칠 것이다. 2003년 유럽에 폭염이, 북아메리카에는 동시에 이례적인 추위가 찾아왔다. 브라이언 페이건이 말했듯 인류가 기술적 솜씨를 발휘하여 지금껏 기록된 모든 자연의 변화를 적응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환상인지 모른다. 그는 이렇게 썼다. “ 기후변화는 수십년 심지어 수년만에 급속히 변동을 일으키면서 거의 항상 갑작스럽게 일어나곤 한다. 예측할 수 없고 때론 잔인하다. 미래에 국지적, 지역적 규모로 격렬한 변화가 닥칠 것이다. 인구과잉에 강도 높게 산업화된 현재의 세계에서 이러한 순환이 닥친다는 것은 생각하기 조차 무서운 일이다".

 

조만간 극단적인 기후현상이 그 결과에 대처할 수단을 찾을 시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다가올 이다. 온갖 기술적 역량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우리를 지탱해주는 자연에 의존하고 있다. 유전학자 스티브 오페하이머의 표현에 따르면 우리는 간빙기인 홀로세의 가을에 살고 있다. 홀로세라는 짧은 시기에 우리 인간세계는 적은 취락에서부터 고대도시로 단순한 문화에서 복잡한 문화로 고립된 공동체에서 상호 연결된 제국으로, 석기에서 우주선으로 진화하였다. 지구 나이를 우리 일생과 비교하면 모두 불과 지난 몇초 사이에 일어났고, 현대에 들어서 인류가 자연이 제기하는 도전, 소행성 충돌이나 빙기의 도래 같은 것을 경험하지 못했다.

 

기후변화를 전혀 통제하지 못하겠지만, 우리의 가스배출을 제한함으로써 기후변화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자연이 일으키는 지구적 비상사태에 대해 이미 충분히 경고를 들은만큼 그에 맞추어 전 세계가 협력해야 한다. 앞으로 수년내 다가올 급속한 기후변화의 충격은 우리에게 커다란 잠재적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기후라는 말은 주어진 장소의 1년 주기환경을 전체적으로 조망한 표현으로, 기온과 강수량과 계절에 따른 등락을 측정한 모든 데이터의 평균값이다. 날씨는 특정한 순간의 환경을 가리킨다. 날씨를 이루는 변수가 모두 결합되어- 태양 에너지의 범위, 지구의 자전, 해양순환 시스템, 기압배치의 이동, 제트기류에서 공기의 빠른 흐름 등- 전 지구적 패턴을 이룬다. 지구 전체의 기후패턴을 나타낸 지도를 보면, 한번 척 보고 지구상 어느 곳 기후가 어떤지, 이러한 기후조건 아래서 어떤 날씨를 예측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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