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생명을 주는 바다를 과연 영구히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 이웃인 화성을 탐사한 우주선은 몇가지 결론을 내렸다. 과거 화성은 깊이 30미터가 넘는 바다로 덮혀 있었지만, 그 바다가 전부 사라졌다는 것이다. 한때 화성에 지구보다도 더 많은 물이 있었다는 증거도 있다. 화성의 바다는 왜 얼마나 빠른 속도로 소멸했을까? 지질학자들은 지구역사에서 첫 8억년을 하데스대(hadean eco)라고 한다. 그 시대에는 지구가 하데스(지옥) 처럼 뜨거웠다. 그 후 13억년간은 시생대로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대륙 암반이 형성되고, 최초의 생명이 기록된 시기이다. 다음은 25억년부터 5억7000만년 전까지 지속된 원생대인데, 이 시대의 후기에 지구가 꽁꽁 얼어버린 것이다. 눈덩이 지구이론과 관련된 증거를 찾는 연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우리는 지구가 그 이후에도 여러 차례 빙하기를 겪었음을 알고 있다. 그중 가장 최근 것은 바로 지금 진행중이다. 알려진 모든 빙하기는 심하게 추운 시기와 비교적 따뜻한 짧은 시기가 몇 차례씩 번갈아가며 나타난다. 우리는 그중 따뜻한 시기를 경험하고 있는중인데, 약1만2000년째 지속중 이다. 우리 시대의 빙하기는 약 4000만년전부터 시작되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환경이 급속히 변동되면서 모든 생명체가 도전에 직면하곤 한다. 빙하기는 진화의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는 시기이다. 적응한 유기체는 살아남고 적응하지 못한 것은 멸종한다. 이 빙하기가 끝나자 지구의 생명체들은 캄브리아기의 대폭발을 경험했다. 다양한 유기체들이 출현한 현상이다. 지구가 탄생한지 40억년이 지난 뒤 인류의 출현으로 이어지는 드라마가 시작 되었다. 페름빙하기가 닥쳤을 때는 삼림이 넓게 퍼져 있었고 양서류가 번성했고, 소형 파충류가 출현하기 시작했고 곤충들이 크게 번식하던 때였다. 하지만 이 빙하기가 끝났을 때, 사상 최악의 대량 멸종이 일어나 지구상의 생명체를 대거 휩쓸어 버렸다. 고위도 지역은 대단히 넓은 지역이 건조해져서 삼림이 시들었으며, 수없이 많은 식물과 동물종이 멸종했다. 페름기가 추위가 아닌 대재앙으로 막을 내렸다.
2억 5100만년전 거대한 운석이 지구에 떨어져 행성 생명체중 90%가 멸종했다. 이것은 다섯 차례의 대량 멸종사건 중에 가장 파괴적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쥐라기는 판게아가 쪼개지면서 하늘을 검게 물들일 정도로 거대한 화산 활동이 수반 되었지만 공룡들은 점점 더 몸집을 불렸고, 육식공룡과 초식공룡으로 전문화되었으며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다. 대륙이 갈라지고 그 사이에 바다가 넓어지면서 종들은 각기 독립되어 진화했다. 공룡의 다양성과 중생대 식물의 번성은 백악기에 이르러 그 전성기를 맞았다. 삼림위에 거대한 새들이 날아다니고, 꽃을 피우는 식물들이 전세계로 번져나갔다. 소형 포유류들이 특수한 적소를 찾아 그럭저럭 생존해 나갔지만 때는 거대한 파충류들의 시대였으며, 페름기의 추운환경이 다시금 급습하는 것외는 그들을 막을 천적은 없어 보였다. 그러나 공룡시대는 종말을 맞았다.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 때문이었다.
6500만년전에 오늘날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지역에 충돌했다. 이 충돌로 인해 백악기가 막을 내리고 신생대 제3기라는 새로운 지질시대가 시작되었는데, 흔히 이 이행기를 K/T경계라고도 한다. 이것은 현재까지 알려진 것 가운데 가장 큰 3대 대량 멸종사건의 하나이므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일부 공룡들이 최초의 폭풍을 견디고 생존할 수 있었겠지만, 먹이사슬이 붕괴되었기 때문에 결국 소멸되었다. 일부 포유류들은 이 위기를 헤쳐 나가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K/T경계는 지구환경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쳤다. 암석이 잘게 부수어져 분출된 어마어마한 양의 잔해들이 아직 지구 궤도에 남아 대기를 질식시키고, 태양빛을 가로막았다. 전세계에 일어난 산불로 인한 연기가 온 지구의 하늘을 검게 물들였다. 달아오른 대기가 식자, 이번에는 태양빛을 받지 못해 기온이 수직으로 떨어지면서, 1억 8500만년만에 페름 빙하기 이후 가장 추운 지구 환경이 만들어졌다.
산림의 대화재가 발생한데다 충돌한 지점에서 뿜어져 나온 대량의 탄산염이 대기에 유입되어 공기 중 이산화탄소양이 엄청나게 증가하였다. 그래서 하늘에 먼지가 걷히자 이번에는 강력한 온실효과가 발생했다. 3600만년 전에 남극 대륙에 만년빙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수목 한계선이 저위로 내려오고 식생이 적도쪽으로 이동했으며, 포유류가 우점종이 되었다. 공룡시대에 비하면 지구는 전반적으로 더 추워지고 건조해졌지만 다채로운 환경을 자랑했고, 그에 따라서 생물다양성도 풍부했다. 하지만 140만년 전에 다시금 급격한 지구 한랭화가 시작되었다. 남극의 대륙빙이 해안전체를 덮었을 뿐아니라 육지에서 바다로 빙산이 떨어져 나가 남극해를 차갑게 식히고, 그 과정에서 지구 전체의 바다에 영향을 끼쳤다. 북극해와 그 주변에 만년빙이 나타나 빠르게 두터워졌다. 기온은 계속해서 곤두박질쳤다. 마이오세 말에 기온이 비교적 안정된 짧은 시기가 있었지만, 그 이후에 찾아온 짧은 플라이오세 시대에는 날씨가 더더욱 추워졌다. 약180만년 전부터는 신생대 빙하기를 통틀어 대체로 가장 추운 시기, 플라이토세가 시작되었다. 오늘날우리는 플라이토세의 환경에서 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약1만2000년 동안 이어져 온 비교적 따뜻한 시기의 가을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빙하기는 수천만 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친 사건이며, 지구 전체에 심대한 변화를 몰고 있다. 추운 빙하기중 에서도 낮은 위도와 낮은 고도로 빙하가 전진하는 시기 를 빙기라고 하며, 빙하가 전진하는 사이 사이에 일시적으로 따뜻해지는 시기를 간빙기라고 한다. 빙하기의 충격이 전지구에 미쳤다. 아프리카와 남미의 적도 지방도 이전보다 더 시원하고 건조해졌다. 열대우림이 줄어들고 사바나가 확장되었으며 동식물들은 새로운 환경에 이주와 적응으로 대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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