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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성장 보고서(EBS 제작팀)

성격은 기질과 양육방식이 빚어낸 합작품이다.

수많은 학자들은 유전적 기질과 더불어 아이를 둘러싼 환경이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유전은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다시 환경은 유전에 영향을 미친다.  여기서 환경이란 주로 갓난아기를 돌봐주는 양육자를 의미한다. 아이성격은 선천적 기질과 엄마의 양육방식이 서로 영향을 미치며 결정되는 것이다. 엄마의 약육방식이 성격과 관련된 뇌발달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양육환경이 열악하면 뇌에 이상이 생겨 아이의 성격이 심하게 왜곡될 수 있다. 수많은 학자들이 애정이 결핍된 환경, 정신적, 신체적으로 심하게 학대를 받게되면 뇌의 시냅스가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않고,  가지 치기가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져 성격과 관련된 정상적인 신경회로가 사라진다특히 성격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변연계가 발달하는 시기인 생후 3년동안 무관심속에서 방치되거나 학대를 받게 되면, 아이는 영구적인 성격장애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베일러 의과대학교 부루스 페리 교수는 ‘생후3년, 특히 생후 1년동안 극단적인 무관심 속에서 자란 아이는 애착이 없고, 정신적으로 텅 빈 인간이 되어버린다. 이런 아이들은 자라서 폭력적인 성격을 보인다. 왜냐하면 아이의 뇌는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하면,  장애가 발생하거나 아예 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라고 주장한다. 아이가 어떤 기질을 타고나든 부모 노릇은 그 자체만으로 쉽지 않다. 그렇다고 아이를 윽박지르거나, 일관성 없이 아이를 다루거나, 방치하거나, 신체적 정신적으로 학대를 한다면, 아이에게 평생 지울수 없는 처가 되어 심각한 성격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한번 타고난 유전적 특성은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이지만, 양육방식과 양육환경에 의해 타고난 성격도 얼마든지 바뀔 수도 있다. 요즘은 내성적인 기질을 가진 아이가 나중에 자라서 모범생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내성적인 아이들이 학업성적도 우수한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아이가 소심하고 소극적이면, 덮어놓고 걱정부터 엄마들이 있다.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기질을 옳고 그른 것으로 판단할 만한 대적인 기준은 없다.  기질이라는 것은 문화권에 따라 사회적응을 조금 더 편하게 하기위한 과정일 수는 있어도  기질 자체를 좋은 기질, 나쁜 기질로 나눌 수는 없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이가 만1세 이었을 때는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를 둔 엄마가 순한 기질 아이를 둔 엄마보다 아이의 요구를 잘 받아주다가 만1세가 넘어면, 아이의 고집과 까다로움에 지쳐 점차 아이를 강압적으로 양육하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양육은 까다로운 기질과 상승작용하여 아이 성격을 더욱 비뚤어지게 한다.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는 먼저 아이 요구를 인정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엄마가 시간을 두고 아이가 원하는 바를 말해주면,  아이는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자기의 요구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 다음에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엄마가 원하는 바를 아이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아닌 아이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엄마는 약속한 바를 반드시 실행에 옮겨야 한다. 아이에게 벌을 주거나 혼을 내는 행위가 아니라, 아이가 선택한 결과를 행동에 옮기는 것 뿐이다. 이에 대해서 최영희교수는 아주 놀랍게도 아무리 고집에 세고 문제행동을 보이는 아이들도 이 단계들을 세 번 반복하면, 절대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더딘 기질의 아이를 둔 엄마는 무엇보다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 이런 아이들은 수줍음이 많고 매사에 반응이 느리게 때문에 다른 아이들보다 한템포씩 뒤처진다.  엄마가 빨리 하라고 재촉하거나 다그치는 것은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어 아이가 더욱 수줍음을 타게 하고, 적응이 더욱 느려지며 자존감도 떨어질 수 있다. 이런 아이들은 오래 지켜보면서 아이에게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한다. 순한 기질의 아이들은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말을 잘들으니까 키우기가 매우 수월하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이는 자칫 아이의 자율성이나 주도성을 꺽을수 있다.  순한기질의 아이를 둔 엄마들이 조심해야 할 것은 아이를 너무 심하게 억누르고, 항상 부모의 말을 따르도록 강요하지 말하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순한 아이라도 자기 주장이 없다면, 제대로 자라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저마다 각양각색의 기질을 가지고 태어난다. 성격을 결정짓는 기질은 엄마뱃속에서 부터 타고나는 것이라  좋거나 나쁘다는 이분법적 잣대로 평가할 수 없다.  사람마다 얼굴 생김이 다르고 개성이 다르듯이 각자 타고난 기질에도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의 기질을 어느 한쪽 방향으로 수정하려 애쓰기보다 열린 마음으로 편하게 받아들이고, 장점을 키워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부모가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이해할 때 아이는 누구보다 독립적인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