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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성장 보고서(EBS 제작팀)

아기의 언어발달은 경험에 의해 완성된다.

아기들의 언어습득 본능은 매우 강해서 지능이 많이 떨어지는 아기들도 말하는 법을 배우는데 큰 문제가 없다. 반대로 아기가 아무리 뛰어난 성능의 언어회로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후천적 언어자극이 없다면, 말을 제대로 배울수 없다. 감각발달이나 운동발달처럼 언어발달도 경험에 의해 다듬어지기 때문이다. 1800년에 프랑스 아베롱에서 발견된 빅토르는 간난 아기때 야생에 버려져 늑대에게 키워지다가 12세에 발견되었는데 , 아무리 교육을 해도 말하는 법만큼은 끝내 배우지 못했다. 이와 같이 언어경험의 결핍은 심각한 언어발달 장애를 초래한다. 특히 6-7세 이전까지의 언어경험은 아기 언어발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때가 바로 언어 습득의 결정적인 시기이기 때문이다.  정규교육 시간이나, 체류기간 등과 상관없이 미국으로 이민온 시기가 각기 다른 이민자들의 문법의 완성도를 비교해 보면, 언어습득의 결정적인 시기가 7세 이전까지 이다.

 

언어습득의 결정적인 시기에 언어환경에 노출되지 않았을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이 바로 문법이다. 하버드 대학교 아동언어학자 캐서린 교수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아기는 물론 언어습득 프로그램을 타고나지만, 언어습득의 결정적인 시기에는 상호 언어자극이 필요합니다.  결정적 시기를 언어적 경험 없이 그냥 지나가게 되면, 모국어나 제2외국어를 습득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아기에게 그냥 자주 말을 거는 부모의 아기보다 명사, 형용사 등 단어를 풍부하게 사용하거나, 긴 문장을 말하는 부모의 아기가 언어능력이 훨씬 뛰어나다. 뿐만 아니라 ‘안돼’  ‘하지 말랬지’  ‘그만해’와 같이 부정적인 말보다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하는 부모의 아기가 그렇지 않은 아기들에 비해 언어발달이 빨랐다. 이는 부모가 아기에게 하는 말의 양도 중요하지만, 말의 질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6.7세 이전의 질 높은 언어경험은 아기의 언어습득을 가속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성장 엔진이다. 때문에 엄마는 아기에게 질과 양의 균형을 이룬 언어환경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많은 엄마들이 TV가 아기의 언어발달에 도움이 될거라는 생각에 아직 말도 하지 못하는 아기에게 무심코 TV프로그램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믿음과 달리 언어능력이나 이해력 발달에 TV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기들 뇌의 언어중추가 TV의 언어자극에는 잘 흥분되지 않는다.  나이가 어린 아기일수록 TV에서 나오는 말소리를 언어로 지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아기는 얼굴을 마주보며, 대화를 나눠야 누군가가 자기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사실과 자기가 듣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무엇보다 아기는 엄마가 건네는 말의 형태를 좋아한다. 주의깊게 살펴보면 엄마가 아기에게 건네는 말의 형태는 일반적인 말과 다르다. 엄마는 아기에게 말할 때 짤막한 문장을 높은 톤의 목소리로 천천히 또박또박 마치 리듬을 타듯이, 음의 높낮이에 변화를 주면서 반복해서 말한다. 전문가들은 아기 말투가 뉴런의 수상돌기와 신경회로를 강화 시키는 작용을 한다고 한다.  아기의 나이가 많든 적든 상관없이 아기에게 가장 좋은 언어교육법은 엄마와의 언어적 상호작용이다.

 

베이비 사인을 많이 사용하는 아기가 그렇지 않은 아기보다 말을 하거나,  말뜻을 이해하는 시기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화식 책읽기도 아기의 언어발달을 촉진시키는 방법중 하나이다. 책읽기는 이해능력을 향상시키고, 스토리나 그림을 통해 상상력을 자극하며, 이야기의 의미를 통해 정서발달을 촉진시키고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역할을 한다. 아기가 하는 말을 흉내내는 것도 언어발달에 도움이 된다. 아기는 피드백을 좋아해서 엄마가 자신의 말을 따라 하면 신이 나서 더 많은 말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엄마가 아기의 말을 교정하려고 하는 행동은 아기의 언어발달에 걸림돌이 된다. 아기들은 스펀지 같아서 엄마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수록 새로운 단어, 어구, 문장을 다양하게 쓰려고 노력한다. 다만 아기의 말에 맞장구를 칠때는 되도록 정확하고 완전한 문장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큰 아기들의 경우, 아기 수준에 맞춘다고 지나치게 쉬운 문장이나 단순한 문장 형태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