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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성장 보고서(EBS 제작팀)

엄마와의 안정된 관계는 인간관계의 원형이 된다.

안타깝게도 모든 엄마들이 아기를 향한 사랑을 안정적인 애착관계로 연결시켜주지 못한다. 어떤 엄마는 자신의 감정을 이기지 못해 짜증을 부리거나, 화를 내는 등 아기를 불안하게 만들기도 한다. 부모를 잃고 사설기관에서 자란 아이들은 처음에는 슬프게 울부짖게 되는 첫 번째 행동이 저항이며, 그리고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리라는 느낌이 커진 아기는 절망단계에 들어서게 된다.  엄마와 재회하더라도 아기는 엄마를 반기는 대신 관심없다는 듯 몸을 돌리거나,  냉담하게 바라본다.  오랫동안 부모가 아기 곁에 있어주지못하면,  아기는 아무도 내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에게도 어떤 기대도 하지 않게 된다. 부모가 없는 동안 아기는 이제 뭔가를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회피애착을 가진 아기들의 엄마 대부분은 평상시에 아기 요구를 무시하거나, 짜증을 내며 야단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엄마를 향한 애착행동을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리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지나치게 강압적으로 보살피는 엄마의 아기중에 회피 애착아를 발견할 수 있다.  아기는 자고 싶고, 쉬고 싶은데, 자꾸 말을 걸고 귀찮게 해서 아기가 엄마를 피하게 만든다.

 

일관성 없는 양육 태도를 가진 엄마들 밑에서 자란 아기들 대부분이 저항애착을 보인다고 한다. 매번 들쭉날쭉 하는 엄마의 모습에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예측할 수 없어 불안하여, 엄마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과장된 애착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타인을 믿는 것 자체에 어려움이 있어 주로 혼자 노는 경우가 많고 친밀하고 가까운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혼란애착아는 다른 사람의 반응을 짐작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타인은 다가가고 싶지만  두려운 존재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보다 공격적이고 파괴적이며, 이상한 행동까지 불사한다.  다시 말하면 혼란애착아는 세상에 대해 적대적인 동시에 사회성이 부족해 사람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기 쉽다. 불안전애착이 병은 아니다. 하지만 불안정 애착을 보이는 아기 대부분은 여러 가지 발달 장애를 일으키곤 한다.  특히 정서와

사회성에서 안정애착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엄마와의 초기 애착관계는 인간관계의 원형이 된다. 엄마와의 사이에 형성된 기본적인 신뢰감이 타인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회피애착아는 자신의 감정표현을 억제하고 특별한 감정을 일으키는 활자체를 회피한다. 또 다시 상처받는 것보다 혼자 노는 것이 오히려 더 편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모든 것을 자신의 생각에만 의존해 행동하며,  동시에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과장된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 저항애착아의 경우는 어떨까? 타인의 반응을 짐작하지 못해 상대방의 눈치를 보며, 감정표현을 조절한다.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위해 과도하게 화를 내거나 공격을 하다가도 상대가 그 행동으로 인해 분노하면 금방 위축되고, 수그러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아기를 거치면서 아기들은 점점 사회적으로 노출되어 엄마와의 애착관계가 또래 관계로 이어진다. 본격적인 인간관계가 이어지는 셈이다. 영유아기 때 만들어진 엄마와의 애착의 질이 인간관계 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성균관대 노경선 교수는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한 아기들이 어떻게 인간관계를 맺어가는지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한다.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한 아기들은 다른 사람들이 봐도 우리 엄마처럼 좋은 사람이라고 느낍니다그래서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과 있어도 불안해하지 않고 기대를 합니다. 이러한 경험이 수없이 반복되는 동안 아기 성격은 아주 편안한 사람, 남을 믿을 수 있는 사람, 남하고 잘 지낼 수 있는 사람, 또 내가 필요하면 기댈 줄 알고,  남이 필요로 하면 그 요구를 받아줄 줄 아는 사람이 됩니다.  대인관계 능력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원만한 성격이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아기의 폭넓은 원만한 인간관계는 바로 엄마와의 애착관계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안정적인 엄마와의 애착관계는 인간관계는 물론 학습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아기는 엄마를 안전기지 삼아 세상을 동적 으로 탐색하기 때문에 지적 발달은 물론 학습능력에 이르기까지 빠른 향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아기들은 엄마가 있을 때 가장 많이 주변탐색을 한다고 한다. 이같은 탐색욕구는 아기의 지적 발달을 돕고, 지적발달의 결과는 다시 학습능력의 향상을 가져온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