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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성장 보고서(EBS 제작팀)

호기심, 애착 시스템

아기가 기기 시작하면 그래서 스스로 세상을 탐색할 수 있게 되면, 아기의 호기심은 끝없이 증폭된다. 아기들은 탐구욕구가 아주 강하다. 어른들에게 그저 번거롭고 복잡하게만 보이는 일들을 아기들은 언제나 반짝이는 눈으로 관찰하고 탐구한다. 낯선 세상에 던져진 아기는 세상을 배우는 일에 대단히 흥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을 제대로 알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탐구와 실험이라는 과정을 흥미롭게 거쳐가는 것이다. 많은 부모들은 무언가를 활용해서라도 아기의 맹렬한 탐구욕이 식지 않고 두뇌 발달과 학습능력을 배가시킬 수 있도록 뇌자극을 촉진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집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과 간단한 놀이 이를테면 냄비뚜껑, 베개, 양말, 젖병, 까꿍놀이, 숨기고 찾는 놀이 등만으로도 아기의 잠재력은 충분히 발현될 수 있다. 무리하게 조기교육을 시키다 보면, 오히려 아기들에게 진정 필요한 학습을 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한다.

 

요즘 부모들은 아기에게 무엇을 하는 방법을 일일이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대단한 착각이다. 이러한 동은 불필요하고, 때로는 아기가 스스로 무엇인가 해보려는 마음을 방해할 수 있다. 아기들의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달성했다고 생각하는 내부적 피드백이다. 아기는 스스로 뭔가를 성하고 칭찬 받음으로써 성장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이렇게 볼 때 좋은 부모는 아기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아기가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그 속에서 스스로 세상을 탐구하며 배워가는 아기의 모습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지켜보면서, 아기가 무엇인가를 달성했을 때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 부모여야 한다.

 

아기에게 일방적인 학습을 강요하는 것은 아기의 잠재력을 죽이는 행위이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학습도구와 교육 서비스가 아기의 두뇌 발달을 촉진시켜 줄 것이라 믿는 것 또한 아기들의 왕성한 호기심을 꺽는 행위이다.  진정 아기가 지닌 무한한 잠재력을 믿는다면, 부모는 수없는 시행착오를 경험할지라도 아기 스스로 엄청난 탐구욕을 발휘해 세상을 배우는 해법을 찾아내기를 기다려야한다. 칭찬과 격려만이 도구다. 아기는 자신이 무기력한 기간동안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툭별한 시스템을 가지고 태어난다바로 애착시스템이다.  여기서 애착이란 아기와 아기를 돌보는 사람, 즉 아기와 엄마 사이에 형성된 친밀한 정서적 유대감을 말한다.  아기는 자신이 지니고 태어난 애착시스템을 활용해 엄마가 자신에게 애착을 갖기 이전부터, 자신을 사랑하고 보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생후 5주 정도가 지나면, 엄마에 대한 애정을 표시한다. 미소 짓고 옹알이를 하며 눈으로, 손으로, 울음으로 사인을 보낸다. 이렇게 아기와 엄마와의 애착이 형성되는 사이, 아기와 엄마와의 사랑은 점점 발전해 가는 것이다. 어찌보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지니고 태어나는 아기의 애착시스템 역시, 낯선 세상과 마주하기 위한 아기들의 생존전략인 셈이다아기들이 엄마를 자기 곁에 붙잡아 두는 대표적인 애착행동은 바로 울음이다. 배가 고프거나, 기저귀가 젖어 불쾌할 때 혹은 몸 어딘가가 불편하거나, 두려움을 느낄 때 아기는 언제든 울음으로 엄마의 도움을 요청한다. 자신을 쳐다보고 있던 사람이 사라져도 아기의 울음은 여지없이 터진다. 대부분 엄마들은 아기의 울음에 아주 민감하기 때문이다. 아기의 또다른 애착행동은 바로 타인을 향한 웃음, 즉 사회적 미소다.

 

출생후 3주전까지 아기는 배냇웃음을 짓는다. 이 웃음은 반사행동이기 때문에 어떤 사회적 의미도 담겨있지 않다.  생후 약 5주 정도가 되면 뚜렷한 사회적 미소를 짓기 시작한다.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과 눈을 마주치면 활짝 웃기도 한다. 그 순간 엄마는 사랑스러운 아기의 미소에 감격한다. 옹알이도 아기가 엄마를 향해 보이는 애착 행동중 하나이다. 아기들은 주로 사람의 목소리를 듣거나, 특히 사람의 얼굴을 보면서 옹알이를 자주한다. 아기와 엄마사이에 이루어지는 이같은 대화는 아기의 언어습득은 물론 정서적 교류를 촉진하여 아기와 엄마사이의 애착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든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인성개발학과 제이 벨스키 교수는 아기의 애착반응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만약 신생아를 남자 사촌에게 맡기더라도 그가 엄마처럼 아기를 대하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마치 자연의 법칙처럼 아기들은 1차적 육아책임자를 (주로 엄마) 잃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보호막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아기가 엄마에 대한 애착을 확실히 형성하는 시기는 대개 생후 6-8개월부터이다. 이 시기가 되면, 아기는 친숙한 사람과 낯선 사람을 구분할 수 있고 낯선 이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비로소 아기는 자신을 돌봐주고,  자신에게 무한한 사랑과 애착을 보내줄 이가 엄마라는 사실을 깨닫고, 엄마와의 정서적인 유대를 맺는 것이다. 아기와 엄마사이에 긍정적이고 친밀한 정서적 유대감이 형성되면, 아기는 낯선 세상을 자신을 환영하는 안전하고 좋은 곳으로 인식한다.  그리고 엄마에게서 느꼈던 좋은 감정을 일반화 시켜 세상에 적용한다. 부모에 대한 긍정적인 애착을 가진 아기는 다른 사람에게 더 친절하게 반응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더 잘 이해하며, 타인을 잘 보살피는 동시에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뿐만 아니라 실패를 하더라도 좌절감을 잘 극복하고, 자기 감정을 잘 억제하며 특별한 문제없이 부모로부터 자연스럽게 독립한다.  아기의 신호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것, 변함없이 아낌없는 사랑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기와의 접촉이다. 아기가 훌륭한 어른으로 자라기를 바란다면 부모는 아기와의 안정적인 애착관계 형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