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일어날 살인: 인종청소

처칠이 말했듯이, 끝없이 불평불만을 야기하는 이질적인 주민구성은 항상 민족국가적 발전 가능성에 대한 잠재적 내지는 사실적 방해물로 간주되었다.  20세기 인종청소에 대해 저서를 집필해온 미하엘 만은 인종청소가 잘못 시도된 현대화 과정들의 산물이 아니라, 그 반대로 성공하는 현대화 과정의 한 특징이라는 냉철한 결론을 내린바 있다. 대부분의 서구사회들이 현재 이룩한 정치형태는 인종적 단일화에 힘 입었고,  그 핵심에 인종청소가 있다는 주장이다.  마리 칼도르가 언급했듯이 세계화가 정치, 경제, 군사, 문화적 영역에서 전체 지구를 감싸는 복잡한 망網들의 증가라고 한다면,  일상적 전쟁상태나 인종청소와 같은 폭력형식들도 이러한 망들과의 관계에서 관찰되어야 한다. 갈등들은 상호작용이고 그에 참여하는 당사자들의 지각, 해석, 그리고 행위들을 복잡하게 엮는다. 세계화는 통합시키는 그 만큼, 반대의 파편화로 동질성의 증가 만큼 차별성도 증가시킨다.  그래서 세계화는 보편주의를 강화시키는 동시에 민족주의를 심화시키고 있다.

 

임의지역에서 일어난 국지적 갈등에 관한 모든 정보가 즉각 국제적으로 소통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도구화 될 수 있으며,  또 해당지역의 갈등 당사자들 뿐만 아니라 모든 비국가적, 초국가적 행위자들도 행동에 나서도록 할 수 있다.  이 행위들은 관점에 따라 자신들의 행위를 분쟁개입 혹은 비즈니스를 위한 명분으로 간주할 수 있다.  이것은 정치, 경제, 군사, 문화적 영역에서 복잡한 고리로 연결된 망 속에 숨어있는 것으로 끝자락에는 피난 가거나, 살해 당하거나, 구출된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여기서 드러난 것이 국가간 현대화 정도의 치명적인 격차이다. 한편으로는 영어를 구사하고, 메일을 접속하고, 위성 TV를 접속하고, 달러와 신용카드로 어디든지 여행할 수 있는 그런 세계화된 계급구성원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는 세계화 과정에서 배제당한 그런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자기물건을 팔아 다른 물건을 교환하거나, 인도적 구호물자 등으로 먹고 산다.  이들의 행동반경은 자유로운 통행을 막는 거리의 장벽, 출입국 비자, 높은 여행경비 때문에 제한되어 있으며, 다른 곳으로 이주 당할 상황, 강요된 배고픔, 지뢰 같은 것으로 위협당하고 있다. 가장 밑바닥에는 전쟁과 추방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그 밑바닥에서 나타나는 폭력을 부족적, 인종적, 원시적이라고 이해하는 것은 잘못이다.  20 세기 역사가 가리키듯이 현대화와 대규모 폭력 사이에는 긴밀한 연관관계가 존재하며, 인종청소는 민주화 과정과 더불어 점차 확대되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중요한 것은 지리 정치적, 권력 정치적, 자원 정치적 추이의 변화와 이해관계들로 이루어진 긴장 영역이다. 그런 긴장이 커다란 권력으로 확산되어 점점 더 세계 전지역으로 복잡한 망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긴장지역에 대해 환경변화들이 가지는 의미는 지금까지 거의 주목받지 않았다.  지진, 대홍수와 화재가 일어난 후에 드물지 않게 약탈과 시위, 저항과 봉기들이 일어났다. 언제나 그런 긴장을 촉발시킨 것은 재난구호에 대한 국가의 실패였다.  뉴올리언스의 경우에는 정상적으로 경영되는 국가조차도 자연재해로 사회질서 자체가 급속도로 붕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21세기 후반에는 기후변화의 결과로 잠재적인 긴장이 더욱 고조되어 폭력을 통해서만 이런 긴장이 해소 될 위험이 훨씬 높아진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기후변화로 야기된 생존문제는 폭력의 역할을 계속 자극할 것이다. 순수한 환경문제는 존재하지 않으며 항상 다수의 요인들이 함께 작용하는 그런 분쟁들만이 존재한다. 환경분쟁은 중미지역에서는 토지이용과 토양악화와 관련된 분쟁이 있고, 남미지역에서는 거의 대부분 토양악화가 분쟁원인이다. 유럽에서 가까운 근동지역에서는 수자원 등이 주요 분쟁요소이고 반면, 사하라 이남지역 아프리카에서는 수자원 및 토양악화와 관련된 분쟁이 지배적이다. 폭력원인을 분석할 때 지금까지 주로 생태적 이데올로기적, 인종적 요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물과 토양, 그리고 공기와 같은 기본적인 자원들이 폭력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엄청난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