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후전쟁 (하랄트 벨처 , 윤종석 옮

미래에 일어날 살인: 테러

테러집단은 자신들이 공격한 상대편에게 자신들을 전쟁상대의 지위로 인식시키려 노력한다. 그들이 제거하려고 했던 국가형태를 통해 자신들의 존재를 인정받기를 요구한다.  테러주의자들의 상대적 강점은 바로 그 목적뿐만 아니라, 수단의 불규칙성에서 나온다. 테러공격을 감행하는 것은 단순하며, 공격의 목적 역시 해당 인물 살해가 아니라, 사실상 불안을 야기하는데 그 본질이 있다.  1970년 테러주의에서는 테러행위자들이 사망하거나 투옥되는데 대해 아무 관심이 없다는 측면에서 논리적으로 볼 때는 낭비적이었다. 그 후 현재의 인간폭탄 공격은 단순하고 값이 아주 싸다. 팔레스타인식의 공격에 드는 평균 비용은 150달러 정도라고 한다.  뉴욕 세계무역센타에 대한 공격에 든 비용은 5만달러가 넘지 않지만, 이로 입은 미국의 국민경제적 손해는 수십억 달러가 넘는다.

 

의미가 있다고 느끼는 일에 자기인생을 걸만한 충분한 근거들을 발견하는 사람들은 테러리스트가 되겠다고 자발적으로 결정한다.  테러행위자들은 폭력으로 악명이 높은 중동지역의 테러리스트 양성소 출신이 아니라바로 런던이나 글래스고에서 공부하던 의대생일 수도 있고, 함부르크에서 공부하는 공대생일수도 있다. 이것이야 말로 현대적 형태의 테러주의에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이다. 즉 사회의 적대자는 그 사회 외부로부터 오지 않는다. 오히려 이미 내부에 존재한다. 전직 CIA요원 마르크 새지먼에 의하면,  나중에 지하드 전사가 된 사람 중 84%는 이슬람 국가에서 태어나 테르리스트가 되기로 작정한 사람이 아니고, 서방국가에서 태어나 대학을 다녔거나, 이민가정 2세대 그룹에 속하는 사람이다.  대개는 유별나게 종교적이지도 않는 그런 평범한 부모밑에서 자라면서, 그 사회에 훌륭하게 적응했고 교육도 제대로 받은 사람들이다. 이들의 관점에 따르면 폭력동기는 결코 생존과 실존적 문제를 둘러싼 자신의 일상적 투쟁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 소속감을 느꼈던 그런 사람들에 대한 억압 혹은 차별에 대해 대신하여 자신이 반응한 것이라는 점이다.

 

이민 2세대 내지 대학생 출신의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경우 이 과정의 시작은 하나의 세계에 살고 있지만, 거기에 결코 소속감을 갖지 못하고,  정체성도 느낄수 없다는 그런 개인적인 경험에 의해서이다2005년 가을 런던 폭탄 테러리스트는 파키스탄 이민자 가정 출신인데, 부모는 소상공업자로 그들을 받아준 사회에서 유복한 생활을 누리고 있던 사람들이다.  이 첫 이민세대는 그들에게 사회적 상승과 이민올 때 꾸었던 생활수준을 제공받았기 때문에 그 시회에 충성심을 가졌던 반면,  제 2세대는 이미 그런 수준을 당연한 것으로 전제했다. 주류사회에서 다소간 느꼈던 따돌림 받는 감정이 점점 더 강해졌다. 외부세계와의 소통이 단절되고, 소통이 점점 더 그들 내부에서만 활발히 이루어져 서로 맞장구 치고 결국 그것이 고착화된다테러 집단문화에 빠져드는 것은 어떤 즉흥적인 결정이나 동조의 결과가 아니다. 이것이 서서히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소외감과 고독 그리고 주류사회로부터 거부당했다는 감정때문에 그 동기가 부여될수 있다. 그런 집단은 일종의 사회심리적 고향 같은 곳이다. 처음부터 명백하게 테러리스트로 교육받고 세뇌 받는 이슬람 전사 양성과정을 거친 사람은 8%에 불과하다. 테러리스트가 되는 것은 사회적 과정이지 결코 미리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신이 이 사회를 구하기 위해 그들을 선택했다고 느꼈다.  테러집단에 대해 무고한 사람들을 살해해도 된다는 일종의 면허증을 부여한 것은 바로 이런 엘리트 의식이다. 변형된 세계관과 엘리트 의식을 지녔으나 그 지위가 불안정한 젊은 청년들에게 지렛대와 방향성을 제시한 것은 그 집단 자체이다.

 

전체주의적 집단에 가입한다는 것은 자율성과 개별성을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할 뿐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난다.자신보다 훨씬 더 가치있는 하나의 공동의 의미형성을 추구하는 배타적 이고 엘리트적인 하나의 집단에 소속된다는 것은 필연적이고 의미있는 과업에 헌신적으로 몰두한다는 것이다. 현대적 관계들 아래서 삶의 무게를 견디고 지탱하기가 점점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함에 따라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원해서 어떤 체제에 스스로 굴복하게 될지 알수 없다. 세상이 점점 더 이질적으로 또 정의롭지 않게 체험되면 될수록 현대화는 그만큼 더 위헙스럽게 된다. 테러는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점점 더 의미를 얻어가고 있다. 테러가 바로 현대화 과정의 산물이기 때문에 테러주의는 세계화 시대에 더 큰 호황을 누리고 있고, 그 때문에 테러주의는 양적, 질적으로 전쟁적 형태의 폭력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후변화의 결과들과 반서구적 테러주의 사이의 연관관계는 단지 간접적이다.  그리고 이 관계는 미래에도, 세계적으로 감지되고 그리고 현실적인 비대칭적 발전들에 의존할 것이고,  더욱이 지구온난화의 불균형적 결과들 때문에 그 비대칭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범세계적 이주의 급증과 더불어 테러도 증가하고 있다. 현대화가 승자와 패자로 느껴진 세계의 양극화로 진행될 때, 사람들에게 자유에 대한 기대수준과 삶의 의미라는 문제들이 그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세계가 커뮤니케이션 발달로 점점 더 작아지는 반면,  복지수준과 생활수준의 격차가 점점 커질수록 이슬람 테러주의는 앞으로도 테러리스트가 계속 공급될지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