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후 520년대 동로마 제국에서는 재난이 끊이지 않았다. 콘스탄티노플과 다른 도시들이 수차례 지진으로 황폐화 되었고 유프라테스강에 반복해서 대규모 홍수가 일어났으며 또 제국이 페르시아, 불가리아, 그리고 사라센과의 전쟁과 분쟁으로 고통 받아야만 했다. 핼리혜성의 등장이 동시대인들을 공황 상태에 이르게 했다. 고대사가 미샤 마이어는 동시대의 역사자료들이 지역에서 일어나거나, 제국 전체에서 일어난 재앙을 상세하고 극적으로 묘사했지만 이 모든 것이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일어났고 또 특별이 위협적인 것처럼 보이는 인상이 들지 않도록 했다는 것이다. 20년이 지난 540년경 똑같은 지역에서 또다시 온갖 종류의 재난이 일어났다. 동고트족이 영토회복 운동을 벌여 제국의 상당부분을 다시 점령했고, 이것은 민간인에게 엄청난 희생을 가져온 재난의 서막이었다. 수도는 또다시 수차례의 지진으로 파괴되고 페스트가 대규모의 사망을 야기했다.
사회학자 어비 고프먼은 이와 관련하여 인간들이 어떤 척도들에 의거하여 사물들을 관찰하고 있는지 연구하였다. 그는 ‘프레임 분석’에서 사건들과 그 감성적 의미에 대한 해석을 위해 사람들이 이미 사회적으로 특정 지어진 특정 기준들을 구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이러한 사건들을 위한 조직 원칙들을 '프레임'이라 불렀다. 프레임이란 사건을 당한 사람들이 그 사건에 보이는 반응들을 규정하는 순수한 객관성이 결코 아니며, 대신 사건의 지각이 그 안에서 정돈되는 그런 지시 프레임이라는 것이다. 지각들, 해석들, 그리고 결단들을 조작하는 지시 프레임에는 의식된/되지 않는 지각 및 해석과 더불어 미리 전제된 배경 가정들, 사회화 된 태도들 그리고 습관형식들이 관계되어 있다. 해석에 관계되는 것은 인간들이 처해있는 각각의 상황 조건들, 그들의 학습된 지각 및 해석기준들 그리고 위협, 재난과 전쟁을 통한 그 기준들의 변화이다. 여기에 덧붙여지는 것이 현실에 대한 더 추상적인 개념들과 모델들- 세계종말, 기대 가능한 것 그리고 기대하지 못했던 것, 전쟁과 평화, 정의와 불법, 책임감, 복수 등-이다. 그 때문에 똑같은 상황이라도 서로 다른 사람에 의해 또는 서로 상이한 시점 때문에 완전히 다르게 지각되고 해석될 수 있다.
1994년 4월과 6월사이에 르완다에 사는 50만 내지 80만 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살해된 사람들은 대부분은 투치족이었다. 투치족만이 대량학살에서 살해된 것은 아니다. 살해행위에 대해 반대했거나, 투치족과 결혼한 후투족들도 살해되었다. 4월6일 하비아리마나 대통령이 탄 비행기에 대한 공격으로 학살이 시작되었다. 그들은 적들이 공격할 것으로 예상하고 방어해야만 하기 때문에 학살했다고 말한다. 이것은 보기에 따라 자신들의 행위와 하나의 의미를 결부시킬수 있었다. 투치족에 대한 인종살해는 거의 대부분 다수족인 후투족 중에서도 아주 정상적인 구성원들에 의해 자행되었다. 군부, 고위관료 그리고 행정관리들은 명령만 전달했고,살해해야 할 사람의 이름이 기록된 리스트를 배부하기만 했다.
후투족과 투치족 두 부족들 사이에 여러 갈등과 학살이 있었으며, 이 두 부족들은 사회적으로 결코 엄격하게 분리되어 있지 않다. 일상생활에서 광범위하게 두 부족이 혼재해 있었고 서로 결혼했으며, 함께 일하고 친하게 지냈다. 그런데 왜 인종들의 경계선을 따라 인종살해가 분출 되었을까? 감정의 근원적인 원인은 살인자들 자신에게는 전혀 의식되지 않는다. 자기 대통령을 아주 개인적인호칭으로 부르고 있다. 정치 지도자를 마치 가족 구성원 처럼 보호자로, 아버지로 간주하고 있다. 그에 대한 살인행위는 그들 자신에 대한 것으로 간주했다. 그 사람들은 마치 자신의 생명과 그들 종족의 생명을 구제하기 위해 그들 나름대로 공격하고, 살해해야만 했다.
'기후전쟁 (하랄트 벨처 , 윤종석 옮'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재의 살인1 (0) | 2014.08.05 |
---|---|
과거의 살인2 (0) | 2014.08.04 |
기후변화에 대한 개관 (0) | 2014.08.01 |
지구 온난화와 사회적 재난들 (0) | 2014.07.30 |
서구의 풍경2 (0) | 2014.0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