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날마다 하는 주장의 유형은 셀수 없이 많다. 19세기 영국 수학자 윌리엄 킹돈 클리퍼드가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시간과 장소를 막론하고 증거가 충분치 않은 무언가를 믿는 것은 잘못이다. 어떤 사람이 어릴 때부터 배웠거나 그 이후에 설득당한 무언가를 믿는 데 그 믿음에 대해 끊임없이 떠오르는 의심을 계속 억누르고 떨쳐낸다면, 그것과 관련된 책을 일부러 읽지 않고그 문제에 관해 토론하거나 질문을 던지는 친구들을 피한다면, 그리고 그것을 자기 믿음에 커다란 충격을 주지 않고서는 쉽게 대답할 수 없는 불경한 질문으로 몰아부친다면, 그 사람의 삶은 인류에 오랫동안 죄를 짓는 그런 삶이 될 것이다. ” 우리가 실제 현실을 어떤 식으로든 착각하고 있지 않다고 단언하기는 불가능하다. 무언가를 믿거나 의심할 때, 또는 무언가를 안다고 주장하거나 아니라고 부인할 때 사용하는 표현방식이 바로 명제이다. 내가 하는 모든 주장은 내가 참이라고 가정하는 기본 정보를 전제로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어떤 주장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이런 유형의 주장과 가정은 달착륙이나 질병 치료에서처럼 세상을 창의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는 개인 경험담을 경계해야한다. 개인의 경험담은 증거로서 강력한 지표이기는 해도 그만큼 우리를 잘못된 길로 이끌수 있고, 대개는 충분한 증거로 뒷받침 되어야만 설득력을 갖는다. 개인적 경험이 아니라 과학에서 이야기 하는 일화적 증거인 셈이다. 일화적 증거는 보통 인과관계가 있는 개인의 경험을 포함한다. 직관도 증거를 제공한다. 직관적인 증거는 특정 상황에서 어떤 단서나 행동패턴으로 촉발된 개인적인 감정에서 나온다. 당신이 직관적으로 느끼는 것은 내가 직관적으로 느끼는 정반대일 수 있다. 이런 경우 누구의 직관이 맞을까? 과학적 증거는 우리가 자연계를 이해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우리가 자연의 속성과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물질적, 실증적 증거가 필요하다. 우리는 특정 현상 또는 행동을 보고 같은 조건에서 같은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관찰하면, 미래에도 같은 패턴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내린다. 지구는 자전하면서 태양주위를 돌고 예나 지금이나 내가 기억하는 한 늘 그래왔다. 따라서 내일 아침에도 똑같을 것이다.
과학적 증거를 수집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현상을 관찰한다.
* 경험을 바탕으로 현상의 원인을 추측해본다.
* 필요한 경우 실험하거나 자료를 수집한다.
* 관찰한 뒤얻을 수 있는 결과는 관찰결과가 예측을 긍정적으로 뒷받침하면 가설이 검증된 것이다. 예측을 뒷받침하지 못하면 가설을 폐기하거나 수정한다. 자료가 충분치 않으면 판단을 보류한다.
* 마지막으로 반박이 있을지 생각해 본다.
과학적 추론은 자연계에서 원인과 관계를 이해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다. 과학적 추론이 제공하는 증거는 우리 주장을 뒷받침하는 전제에 막강한 힘을 실어준다. 자기 주장에 신빙성을 더하려고 연구나 여론조사 통계를 인용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오래된 농담중에 이런 말이 있다. 모든 통계의 67.52%는 즉석에서 꾸며낸 거짓말이다. 여론조사와 통계는 정확할 수도 있지만, 사람들을 호도할 수도 있다. 정보는 대부분 여론조사나 연구가 실시되는 방법, 그 정보를 해석하는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그 정보가 어느 정도 사실인지 따져보고, 스스로 올바른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연구 주체가 누구인지, 실시한 동기가 무엇인지, 누가 후원했는지, 어떤 방법을 적용했는지? 무엇보다 비판적인 사고에서 기준은 단순히 우리 주장과 다른 사람들의 주장을 평가하거나 시험하기 위한 판단의 잣대이다. 논리학, 과학, 비판적 사고에서 모든 기준의 어머니는 일관성이다. 어떤 수준이든 가정은 반드시 한다. 가정없이 주장도 없다. 사람들이 서로 공정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는건 더할 나위없이 좋은 일이다.
고전 논리학에서 철학자들은 사고의 세가지 법칙에 대해 논의했다. 이 세가지 법칙이 없다면 추론을 할 수 없다고 믿을만큼, 우리가 생각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다. 세가지 법칙이란 동일률, 비모순율, 배중율을 말한다. 하지만 자연은 이 법칙을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 동일율은 가장 기본이 되는 법칙으로 단순히 “X는 X이다.”라고 표현된다. 동일률 법칙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는' X는 X이다' 라는 진술에서 첫 번째 X와 두 번째 X의 의미가 모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모순율은 어떤 진술이나 상태 설명과 그 반대가 둘 다 진실일 수 없다는 원리다. '참이면서 동시에 거짓인 명제는 있을 수 없다' 라고 표현할 수 있다. 어떤 사물이 빨간색이면서 동시에 초록색인 것은 논리적으로나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배중률은 어떤 명제와 그 부정, 둘중 하나는 반드시 참이라는 원리다. 당신이 2분에 1.6킬로미터를 뛸 수 있는 것은 진실이거나 거짓이다. 약간 그런 것 같은 상태는 있을 수 없다. 사실 규정하기 애매한 상태는 많다. 이 상태도 아니고, 저 상태도 아닌 것 말이다.
일관성은 우리 주장과 다른 사람의 주장을 평가하고 시험하는 가장 중요한 판단의 잣대이다. 동일률은 이것과 저것을 구분하며, 비모순율은 무언가 참이면서 동시에 거짓인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배중율은 두 가지 명제 또는 두 상태 사이에 중간은 없다는 것이다. 일관성 외에도 논중이 설득력을 갖추자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조건은 단순성, 신뢰성, 연관성, 충분성, 흔한 논리적 오류 회피 등이다. 단순성은 결론을 뒷받침할 때는 길고 복잡한 증거보다 간단하고 정확한 증거가 낫다는 것이며, 신뢰성은 증거를 수집하는 방법과 관련이 있다. 결론은 전제를 뒷받침해야 하는데 둘사이에 연관성 있어야 결론을 더 잘 지지할 수 있다. 충분성이란 특정조건, 바람, 목표 등을 만족시키는데 최소한의 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판적인 사고에서 우리는 결론을 뒷받침 하는 전제가 증거를 충분히 제시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곤 한다. 하지만 충분하다는게 어느 정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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