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향성은 우리가 특정 유형의 정보를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행동하는데 영향을 끼친다. 성직자나 부모가 법정에서 가족을 위해 증언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 것도 결국 편향성 때문이다. 우리가 자기 편향에 익숙해지고, 그 편향이 우리 세계관에 끼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그것에 관하여 진지하게 고민하고 행동해야 하는 이유가 몇가지 있다. 일부에서는 심리상담의 가장 큰 목적이 행동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원인인 자신의 편향성을 깨닫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우리가 어떤 견해, 믿음, 태도를 습득하고 수정하고 유지하기까지는 오랜 과정을 거친다. 우리의 세계관과 사고방식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중에는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기전부터 존재해 온 것들도 있다. 애초에 우리가 믿고 있는 것들 왜 믿게 되었는지, 더 잘 이해하려면 이런 요인들에 익숙해져야 한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어떤 상황에서 나는 어떤 식으로 편향 되었는지, 지금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금방 알수 있다. 일반적으로 편향성은 크게 생물학적 편향성과 문화적 편향성으로 나뉜다.
세포의 변형된 기능은 우리에게 해가 되기도 하고, 드물게 득이 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유전자 하나가 개인의 건강과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와 동성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어떤 아이가 ADHD를 앓고 있다. 이 유전적 성향 때문에 초등학교에서 대단한 말썽꾸러기다. 이 아이가 나쁜 행동을 하는 것은 몇가지 소소한 요인들과 함께, 상당 부분이 유전자 영향일 것이다. 부모도 아이의 행동에 한계를 느끼고 내놓은 자식이 된다면, 아이는 절망감을 느낄 것이다. 우리는 아이의 행동 유전자가 그렇게 행동하도록 새겨져 있거나, 그런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동성애 혐오자들은 동성애자를 비난한다. 하지만 동성애는 선택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냥 그렇게 태어났을 뿐이다.
뇌의 화학작용이 우리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따져보아야 한다. 뇌과학이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신경학자, 심리학자, 인지과학자들이 밝혀내는 진실은 뇌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일련의 연구 결과인 경우가 많다. 우울증, 정신분열증, 조울증같은 정신 질환은 자기 자신은 물론 가족들의 삶까지 피폐하게 만든다. 그런데 자식의 목숨까지 빼앗는 정신질환자들에게, 어느 정도까지 책임을 물을수 있을까? 이성적 판단력을 잃었다고 할 수 있는 시점은 언제일까? 이성적인 판단능력을 잃은 사람은 분별력이 없어서 자기 행동을 더 이상 책임질수 없다고 봐야할까? 사람마다 생물학적 편향성은 상당히 다르다. 나는 전혀 그렇지 않지만, 알코올 의존자는 알코올을 섭취하고 싶은 욕구가 대단히 클 것이다. 따라서 내가 술을 먹지 않는 것은 도덕적으로 칭찬받을 일이 전혀 아니다. 우리가 자기 행동을 수정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신경 가소성에 대한 최근 연구를 보면 뇌가 스스로 신경회로를 재구성 하는 능력이 있어서, 신경신호가 비슷한 행동 패턴을 계속 유지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노먼 도이지는 강박장애를 앓는 사람도 익숙한 패턴으로 고착된 뇌의 작동방식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감정은 우리의 믿음이나 행동의 편향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를 깨닫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넓은 의미에서 감정이란 인간 행동을 자극할 수 있는 정서적 상태를 말한다.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은 분노, 슬픔, 기쁨, 혐오감, 기대감, 놀라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감정들은 공포심, 병적인 공포심, 격노, 비애, 비통함, 절망감, 행복, 반가움, 감사함 등으로 세분화 할 수 있다. 감정은 문화적 차이에 상관없이 보편적이다. 세계 어디를 가든 슬픈지, 행복한지, 화가 났는지, 겁을 먹었는지, 놀랐는지 등을 금방 알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인간의 감정은 우리 조상들이 특정한 반응과 행동을 요구하는 환경에서 수백만 년동안 진화시켜온 결과일 것이다. 인간이 감정은 이를테면 공포심과 같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우리 에게 해가 될지 모르는 낯선 영역을 피하도록 이끈다. 그런 영역이나 상황은 피하거나 떨어져 있는게 상책이다. 우리 인간은 이른바 이성적인 존재가 되기 한참 전부터 감정적인 존재였다.
감정중추인 대뇌변연계가 외부의 자극을 위협으로 해석하고 인지하면 내분비계를 통해 그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신체로 그 메시지가 전달되면 심장은 심장 박동수를 높여 산소를 더 많이 폐로 보낸다. 따라서 혈압이 치솟고 혈당값이 높아지면, 몸에서는 당을 에너지로 전환하기 시작한다. 위협이 감지되면 신경계에서는 순식간에 에피네프린이라는 화학성분을 만들어내 부신을 활성화 시키고, 아드레날린 폭주를 일으킨다. 이 모든 반응이 일어나는데 걸리는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이다. 이런 화학물질들은 우리가 인지한 위협에 맞서거나, 위협을 피하도록 몸을 준비시킨다. 인간은 얼마나 지적이냐에 상관없이 공포증으로 이성을 잃고, 비논리적으로 행동한다. 공포심은 인간의 이성적인 뇌가 얼마나 순식간에 통제할수 없는 상태로 돌변하는지 잘 보여준다.
性문학 대부분은 우리 인간을 남성부터 여성까지의 스펙트럼으로 정의한다. 인간은 대개 남성과 여성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편이다. 하지만 구분하기 어려운 사람이 트랜스젠더이다. 우리는 보통 스펙트럼 양 끝에 위치한 여성과 남성에 대한 성적 편향으로 한정한다. 남성이 여성보다 공간지각 능력이 뛰어나며, 여성은 남성에 비해 대화 기술이 뛰어나다.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에 더 많이 노출된 여자 아이들은 보통의 여자 아이들에 비해 공각지각 능력이 뛰어나고, 공격성 같은 남성적인 특징이 나타났다. 염색체 하나만 틀려도 성별에 따라 수많은 방식으로 큰 차이 가나타난다. 따라서 행동방식도 편향성을 띨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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