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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처럼 질문하라(크리스토퍼 디

편향성2

우리가 먹는 음식, 세포의 활동, 정착 생활을 하는지, 유랑생활을 하는지 등 그 사이 사이에 이루어진 균형은 모든 인간에게 신체적 균형 또는 생물학적 평형을 가져다 주었다. 우리는 이 균형 상태를 정상으로 인식하고, 이 평형이 깨어지면 우리는 정상이 아니라고 받아들인다. 따라서 우리의 현재 모습은 우리가 이런 상태로 진화하기까지 지니온 과거 대부분의 시간동안 우리 조상들이 우리가 속한 생태계안에서 다른 온갖 유기체들과 투쟁해온 결과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현재 건강한 사람은 생물학적 평형 또는 균형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병에 걸리거나 상처를 입으면 이 평형이 무너진다.  평형은 사람마다 다르고 평생에 걸쳐 바뀌고 변한다. 우리는 감으로써 이 균형이 잘 유지되고 있음을 안다.  감정은 우리의 생물학적 평형을 통제하는데 있어서 아주 커다란 역할을 한다.나이들어 병약해지거나, 아플 때 보는 세상과 건강할 때 보는 세상은 다르다. 불치병 환자는 분명 건강한 사람과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보고, 다른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할 것이다.

 

건강하게 늙어가는 행운을 누리는 사람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성숙하고, 발전하면서 시기별로 세상을 다르게 본다. 같은 책을 여러번 읽어도 읽는 시기에 따라 매번 새로운 것을 깨닫는 경험을 사람이 한둘은 아닐 것이다. 책을 읽을 당시에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어떤 책 읽는 방식에 영향을 끼치거나, 방향성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어린시절 백지상태에서 서서히 쌓아가는 경험은 주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대단히 중요한 삶의 한 측면이다. 우리가 정보를 인지하고 해석하고 수정하고 보유하고 그 믿음에 따라 행동하는 방식에 방향성을 부여하는 가장 강력한 생물학적 요소들이다. 

 

인류에게 의식과 언어가 나타난 시기는 4만여년 전으로 추정한다. 우리 조상은 다양한 생태환경 에서 아무렇게나 대응한 것이 아니라, 수십만 년에 걸쳐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의 원인과 결과를 더 잘 이해하는 의식능력을 키워왔다. 주변 세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자 삶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특수한 도구와 아이디어, 절차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이른바 문화 폭발이 일어난 것이다.  인류가 진화해온 과거 대부분의 시간 동안 비교적 적은 수의 우리 조상이 아프리카 대륙을 누비며 수렵채집으로 생명을 이어가다가, 다른 대륙으로 이동했다. 그러다가 1만 년전에 농업이 폭발적으로 발전한 것이다. 정착생활을 시작하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 잉여생산물이 생기고 상업이 발달했다. 이러한 문화적 변화로 경제활동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1만년전 지구상의 인구는 500만명 정도로 추정한다. 기원후 1년경 지구상 인구는 약 2억 5천만명이었다. 1800년 무렵에는 약 10억명으로 불어났다. 그리고 200년뒤에 60억명으로 급증했다. 2012년에 70억명을 넘어섰다.

 

우리는 수백가지 발전된 문화가 발전된 종으로 진화했다.  문화적 요인도 생물학적 요인 못지 않게 중요하다. 사회적 편향성이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고, 소통하는 방식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가치, 관습, 습성, 각 민족의 다양한 의식 등은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도록 가로 막는 장벽 역할을 한다이들은 같은 집단이 아니라는 단순한 이유로 서로를 미워하게 만드는 협오감을 조장한다.  양친 밑에서 자랐는가, 편부모 밑에서 자랐는가? 조부모 손에 아니면 친척 손에 자랐가? 누구의 손에 어떤 식으로 양육 되었는가가 한 개인의 성장과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가정환경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수년전부터 지금까지 종교가 인간의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종교는 우리에게 인생관을 제공한다. 우리는 그 인생관을 통해 삶의 다양한 측면을 본다. 사는 지역도 정보를 해석하고, 행동하는 방식에 영향을 끼친다.  미국에 사는 사람은 중동지역 사람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을 보는 관점이 다를 것이다. 국가와 지역에 따라 정체성의 차이가 존재한다. 심지어 인접도시들 사이에서도 경쟁의식이 자랄 수 있다.

 

교육이라는 개념은 가정에서 전달된 정보부터 초, 중, 고등 교육과정의 학습내용까지 상당히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한다.  미국에서 교육받은 아이와 이를테면 파키스탄에서 텔레반식 교육을 받은 아이가 다를 거라는 사실은 쉽게 알수 있다. 교육의 근본이념중 하나는 지식을 추구하는 사람들 의식을 깨우치고 그들에게 중요하고 흥미로우며,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때로 교육은 이 이념에서 벗어나 특수한 신념을 주입하는 데 이용되어 자유로운 사고와 자기성찰의 기회를 빼앗고, 지식에 대한 갈증을 애초에 차단해 버리기도 한다.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행동하는 방식에 있어 친구의 영향이 생각보다 크다. 누구나 어릴때부터 친구를 적극적으로 사귀며, 서로 얽히고설켜서 영향을 주고받는다. 니컬러스 크리스태키스와 제임스 파울러가 펴낸 책 ‘행복은 전염된다’를 통해 소셜 네트워크가 사람들의 생각, 감정, 건강, 인간관계, 행동, 정치, 그 밖에 우리 삶 대부분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의 연구결과 친구의 친구 관계, 즉 세단계 떨어진 친구관계도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칠만큼 우정이 큰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구가 비만이면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 흡연, 음주, 운동 등의 행동패턴도 마찬가지이다. 당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거나, 부유하거나, 몸매가 좋은 것은 당신이 포함된 네트워크안의 친구 덕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친한 친구든, 가끔 소식만 전하는 친구든 수 많은 친구들이 그물망처럼 얽혀 있는 복잡한 네트워크 안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존재한다. 인터넷, 텔레비전, 영화, 음악, 신문잡지, 그림 등 다양한 형태의 대중매체에서 수많은 사람과 사건을 다루는 방식은 우리 세계관에 강렬한 영향을 미친다. 출처가 어디든, 유형이 어떠하든, 모든 정보가 이미 편향된 관점으로 당신에게 전달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세상에 편향되지 않은 정보는 없다. 당신이 접하는 정보는 전부 정보 제공처의 시각에 치우쳐져 있다.  누구에게나 자기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사람이 공정하기란 보통 힘든 것이 아니다.

 

편향성을 모든 정보를 고려하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일련의 필터라 생각해라. 새로운 정보를 접했을 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수용, 거부, 판단보류 중 하나이다. 우리가 접한 새로운 정보는 그와 비슷한 사건, 활동, 기능 등에 관한 다른 아이디어나 개념, 믿음과 결합된다. 때로는 단순히 알고 있는 것으로 끝나거나, 새로운 믿음으로 자리잡기도 한다.  그 동안 수많은 거짓과 부분적으로 잘못된 믿음이 개입해 온갖 방식으로 나의 학습을 지연시킬 것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내가 확신하는 것들의 데이터베이스에 점차 새로운 정보가 추가될 것이다. 사회적 편향성은 어떤 영역에서 우리가 기득권을 쥐고 있을 때 즉 대중에게 어떤 정보를 특정 관점으로 보도록 왜곡하여 이득을 얻는 입장일 때 특히 위험하다. 대중매체가 기득권 편에 서지 않고, 편향성 없이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자기자신의 편향성은 물론, 다른 사람들의 편향성을 보는 눈을 길러야 한다.

 

사고는 얘술이자 과학이며, 우리에게 이런 깨달음을 주는 것이다.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자신의 이성을 왜곡시키는 편향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공정성은 아들이 친구들과 어울려 놀 때에도 지키라고 강조하는 아주 기본적인 규칙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더 자주 무시하게 되는 규칙이기도 하다. 세상에는 부당함에 희생된 사람이 넘쳐난다. 때로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잔인하고, 절망적이고, 파괴적이기까지 하다. 나는 우리가 늘 공정해야 한다는 말이 잘못된 말은 아니지만, 한 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릴 공허한 소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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