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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는다는 것, 죽는 다는 것. 홍사중 지음

죽음에 대한 성찰

 

살면서 죽음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늙은 사람일수록 늘 죽음의 그늘 밑에서 산다. 젊은이에게 죽음은 등뒤에서 오지만, 노인에게는 눈 앞에서 온다고 한다. 그렇다고 늙으면 자기가 언제 어떻게 죽을지 알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젊었을 때나 늙었을 때나 죽음의 시기에 대해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늙은이들 역시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한다. 어쩌면 눈앞에 다가오는 죽음이 두려워서 애써 죽음에 대한 생각을 회피하기 때문인지 모른다. 

 

산다는게 고통스럽다해서 죽음이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치매 걸린 노인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죽음이 다가 오는 것인지 해석하기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어떤 이유의 죽음이든 우리는 진지하게 죽음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어떻게 사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떠한 죽음을 맞이하는가 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죽음은 늘 우리 가까이 있는 데도 우리는 그것이 아주 먼  곳에 있는 듯 행동한다. 죽음에 대해 미리 준비를 하는 사람은 드물다. 채근담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뜨겁게 타오르는 색정도 병에 걸린다면 하고 생각하는 순간,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명예니, 이익이니 온갖 감미로운 것도 머지 않아 죽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당장 맛을 잃게 된다. 항상 죽음을 의식하고 병이 났을 때를 잊지 않는다면 허망한 세속일에 현혹되지 않고 道心을 지닐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교훈들을 몇 번씩 이나 되씹어 보지만 막상 내가 죽을 때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물음에는 선뜻 답이 나오지 않는다. 항상 죽음을 의식하고 살아야 한다지만, 거꾸로 죽음을 잊고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죽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예정된 것이다.

 

어느날 공자가 강가에 서서 흐르는 물결을 보며 깊은 감개에 잠겨 이렇게 혼자말을 했다. "흘러간다는 것은 이와 같은 것인가. 시간도, 사람도, 이 강물처럼 낮이나 밤이나 한때도 멈추지 않고 흘러서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공자는 50에 천명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런 공자라도 모든 것을 천명에 맡겨야 하는 인간의 무력감, 허무함, 서글픔 같은 지극히 인간적인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을수 없을 것이다.

 

바흐의 가족은 일년에 한번씩 한데 모여 잔치를 벌였다. 이때 한참 흥이오르면 늘 다음과 같은 노래를 합창했는데, 그 내용이 사뭇 내 마음에 와 닿는다. 

 

파이프에 담배를 가득히 넣고 즐거움과 기분전환을 느끼고 있으면

파이프는 죽음의 모습을 보여주는듯 이런 가르침을 깨우쳐 준다.

너도 파이프와 같다고.

 

파이프에 불을 붙여 보면 잘 알게 된다.

연기가 하늘로 올라가면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것을

남는 것은 오직 재 뿐이다.

사람의 영예도 이처럼 사라지고

그 몸은 재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며 담배를 피우면 그것은 언제나 도움이 된다.

그래서 나는 만족하고,

육지에서도 물위에서도 또 집에서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파이프 담배를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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