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배수구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배수구로 참 많은 것들이 흘러내려간다. 건물에서 배관시스템은 아주 중요 하다. 생활에 불필요한 것들을 적절한 처리시설이 있는 곳으로 흘려보내기 때문이다. 배수구가 막히기전까지는 잘 모른다. 그러다 갑자기 막혀버리면 세상은 더없이 고민거리가 되고, 뚫는데 애를 먹는다. 배수관이 막히지 않도록 사전에 조심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우리 몸속에 배관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소화관이다. 음식물을 삼키면 소화관을 따라 내려간다. 하지만 소화관이 언제나 당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때로는 막히거나, 때로는 가득차거나, 새거나, 멈추거나, 가스를 폭발시키는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소화관의 핵심기능은 소화와 배설이다. 소화관은 단순한 파이프 배관이 아니다. 심장과 같이 살아있는 기관으로 능동적으로 흡수하고 분비하며, 신호를 보내고, 대사물질을 전달한다.
젊은이들은 우리 몸이 마치 기계와 같아서 먹고 싶은 대로 먹고, 세포에서는 그것을 책임지고 에너지를 전환시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특히 나이들거나 운동을 적당히 하지 않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시던 요리마다 우리의 소화관이 다르게 반응했던 것처럼 당신의 몸이 여러가지 음식에 따라 서로 다르게 만응하기 때문이다. 집에 있는 복잡한 배관과 전선줄이 당신 몸속에도 들어있다. 당신 몸속의 동맥과 정맥이 혈관과 산소, 그리고 여러 영양소를 온 몸 구석구석으로 실어나른다. 신경은 당신의 뇌와 온 몸 구석구석으로 그리고 다른 신경과 근육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리고 소화관은 하나의 입구와 하나의 출구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실제로는 매우 작은 입구와 출구가 수없이 많아서 이것을 통해서 영양분을 온 몸으로 운반한다. 음식물은 식도를 타고 위로 내려가서, 십이지장을 거쳐 소장으로 간 뒤, 최종적으로 대장을 통해 우리 몸을 빠져나온다. 이러한 소화과정은 뇌가 모두 조절한다. 어떤 음식물을 먹고, 어떤 상황에서 먹느냐에 따라 우리 뇌가 아주 세심하게 조절해준다.
음식물의 소화는 입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가 음식물을 씹는 방법은 대부분 다른 동물들과 다르다. 악어는 이가 뽀족해서 먹이를 물어 찢어서 삼켜버린다. 에너지 효율 차원에서 효율적이지 못하다. 그렇게 하면 소화관을 반이상 통과해야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반면 코끼리는 평평한 이를 가지고 있어서 음식물을 잘게 갈은 다음에야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씹는 속도가 느리다. 코끼리 역시 별로 효율적이지 못하다. 코끼리는 이가 다 닳아 없어지면 굶어죽는다. 사람은 음식을 먹을때 그다지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으면서 음식물이 가진 에너지 대부분을 섭취한다. 바로 성능좋은 어금니 덕분이다. 인간의 입이 가진 또 한가지 장점은 턱뼈다. 인간의 턱뼈는 음식물을 효율적으로 분쇄할수 있게 만들어져있다. 단 턱관절은 움직이면서 탈구할 위험이 있는 유일한 부분이다. 음식물을 씹을 때 혀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혀에는 맛을 느끼는 감각세포가 있다. 당신의 혀는 더 맛있고, 에너지가 높은 음식을 원한다. 사실 짠맛, 단맛, 쓴맛, 신맛은 타고난 미덕이다. 그러므로 유전적으로 타고난 대로 이러한 맛들을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방은 후천적으로 알게 되는 맛이다. 이의 노화에서 가장 걱정해야 할 것은 충치가 아니라 치주질환이다. 치주질환은 몸 전체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박테리아가 신체의 면역반응을 유발해 염증이나 동맥경화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음식물을 다 씹고 나면 식도를 타고 내려가서 위식도 접합부를 통과한다. 식도와 위가 어떻게 만나는가? 식도와 위는 수직으로 만나지 않는다. 옆문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 위가 식도주변을 둘러싸서 옆문으로 열려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 구조는 실제로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것을 막아준다. 나이가 들수록 위는 음식물에 보다 민감해져 위산분비가 늘어난다. 사실 역류는 인간에게 진화를 통해 전해진 커다란 선물이다. 말은 구토를 하지 못한다. 그래서 독성이 있는 풀을 먹어도 심한 복통을 겪다가 죽고 만다. 하지만 인간은 역류를 통해 해로운 음식을 제거하는 제어시스템이 있다. 식도와 위가 만나는 부분은 급한 각도로 꺽여 있고, 음식물이 통과한후 다시 조여지므로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것을 방지해준다. 그러나 만약 구조에 문제가 생기면 위산이 식도로 역류한다. 우리 몸에는 담낭(쓸개)이 있는데, 음식물이 위를 통과하자마자 십이지장으로 분비할 수 있도록 담즙을 준비하고 있다. 저장된 담즙이 굳어지면서 담석이 만들어진다.
식도는 위에 비해 위산 방어능력이 훨씬 약하기 때문에 위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가끔씩 목구멍 속을 불붙는 것 같은 통증이 느껴지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이처럼 가슴속이 타는 듯이 느껴지는 것은 위산이 역류해 식도가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이를 위식도 역류질환이라고 한다. 위는 음식물을 저장하는 곳이다. 식도를 통하여 위로 내려간 음식물은 그곳에서 당분간 머무른다. 음식물이 위에 오래 머물수록 포만감을 길게 느끼고, 그만큼 덜 먹게 된다. 위벽에는 여러 층의 점막이 있어서 위산과 소화효소로부터 손상을 입지 않도록 보호한다. 그러나 점막이 염증이나 감염, 술, 자극적인 음식 등에 의하여 손상을 입으면 위벽이 침식되어 위궤양이 생길수 있다. 위궤양에 의한 위벽의 침식이 깊어져 위벽속의 혈관까지 침범하면 위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위궤양과 관련된 통증은 주로 배꼽 위쪽 상복부에서 나타나고, 위식도 역류질환에 의한 통증은 가슴이나 목구멍 에서 느껴진다.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통증이 완화되지만, 위식도 역류질환인 경우 음식물을 섭취하면 통증이 심해진다. 헬리코박터균에 의한 세균감염일 경우 다른 사람에게 균이 옮길 수도 잇다. 헬리코박터균 때문에 생긴 위궤양은 항생제로 쉽게 치료된다. 위궤양이 위암의 조기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입냄새도 위와 관련이 있다. 대부분의 입냄새 경우 입속의 문제이다. 이러한 경우는 치아나 잇몸만 검사하면, 원인을 금새 알 수 있다. 그러나 종종 입은 그저 나쁜 위냄새를 내보내는 통로 역할만 하는 경우도 있다. 입냄새는 몸속 기관인 위나 소화관에 문제가 있어서 밖으로까지 냄새가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위속의 세균이 음식물을 분해할 때 나오는 냄새다. 위를 지난 음식물은 소장으로 이동하면서 초록색의 담즙과 섞인다.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지며, 몸으로 들어온 지방을 유화 시킨다. 이 초록색 액체는 지방을 물에 녹임으로써 효과적으로 소화할 수 있게 해준다. 담낭으로 담즙을 보내는 것 외에도 간은 당신의 몸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중앙지휘관 역할을 한다. 많은 음식물들이 소화관에서 흡수되어 간으로 모이는데, 간에서는 이러한 영양물질로부터 우리 몸의 기능에 필요한 혈액응고 물질을 만들기도 하고, 갑자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 때를 대비하여 당을 저장하기도 한다.
술이나 많은 세척용액의 가스, 감염, 상한 음식물이나 오염된 혈액 등에서 발생하는 독성물질은 간을 손상시킨다. 피부에 황달이 나타나거나, 소변 색깔이 검다면 간이 많이 나쁘다는 경고다. 간 손상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주사바늘을 조심하는 것뿐만 아니라, 하루에 술을 두 잔 이상 먹지 않고, 불필요한 약을 삼가며, 청결한 성관계를 유지하고, 환기가 제대로 되지않는 장소에서 과다한 휘발성 세척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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