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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E:수전블랙모어, 김명남

이타성, 두려움

명성은 밈을 퍼뜨린다. 유명한 스타는 수백만 시청자에게 관찰의 대상이 되고, 그럼으로써 옷, 말투, 흡연, 음주, 차, 생활방식에서 유행을 선도한다. 그리고 유명한 사람만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더 쉽게 설득된다. 판매원들이 이러한 전략을 많이 쓴다. 이타적인듯 보이면 된다는 첫 번째 술수는 그야말로 확실하다. 친절하고 너그러운 사람인양 보이게 하는 밈은 큰 비용을 치르지 않고도 남에게 모방될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밈이 확산될 가능성을 높여준다. 우리는 남에게 미소짓고, 나한테 미소짓는 사람한테 화답한다. 우리는 솔직히 별로 신경쓰지 않으면서도 겉으로는 상대를 배려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래서 그 밈들이 성공한 것이다. 우리의 일상 대화는 이런 밈들로 가득하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하고, 보편적인 밈플렉스들 중 다수가 이 술수를 다양하게 사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중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종교다. 신자들에게 이타적 행동을 장려하는 종교는 이타성 술수 덕분에 잘 확산된다는 것이다. 어떤 신념을 가진 사람이 당신에게 호의를 베풀면, 당신은 그에게 빚진 느낌이 들 것이고, 빚을 갚는 확실한 방법은 그가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즉 그 밈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 쉽게 영향을 받고, 그런 사람의 요청에 더 쉽게 적응하고, 그런 사람이 권하는 제품을 더 쉽게 구입한다. 유능한 자동차 판매원은 잠재적인 구매자들을 칭찬하고 자신이 그들과 비슷한 사람인 척하고, 자잘한 특전을 공짜로 주고, 상사를 거스르면서까지 그들을 챙겨주는 척하며, 호감을 산다. 이것은 고객의 주머니에서 쉽게 돈을 꺼내는 방법이다. 호감을 증대시키는 주요인은  육체적 매력, 공통점, 협조성, 상대가 나를 좋아한다는 믿음 등이 있다. 상호성 법칙이라는 효과가 있다. 이것은 사회 심리학에서 잘 알려진 현상으로서 친절을 경험한 사람은  갚아야 한다고 느낀다는 것, 갚지 않으면 빚진 기분이 되는 것이다. 친절을 경험한 피험자는 상대에게 빚진 기분을 느끼고, 그 기분이 불쾌하기 때문에 상대를 오히려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밈의 관점에서 가장 흥미로운 결과는 이타주의자를 모방하는 것이 일종의 보상처럼 작용할 경우다. 즉 상대의 견해를 받아들이는 것이 친절에 대한 되갚음이 되는 경우다.

 

상호성의 법칙에 따르면 A가 B를 모방할 경우, B는 A에게 빚진 기분을 느낀다. 누구나 자신에게 동의하는 사람에게, 자신을 모방하는 사람에게 더 친절하게 된다. C가 D에게 선물을 줌으로써 D가 C에게 빚진 기분을 느끼는 경우, D는 C의 의견에 동의함으로써 빚을 갚을수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돈을 낸다는 생각에 익숙하다. 우리는 책이나 신문을 사고 ,TV수신료를 내고, 영화표를 산다. 누구나 우리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고 싶다면, 우리의 주의를 사는 대가로 돈을 지불해야 한다. 우리는 불확실성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 복잡한 이 세상에서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을 먹고 산다. 사람들은 보통 기분이 저조할 때 그래서 누군가를 원할 때 점을 보러간다. 그래서 영적인 힘이나 특별한 통찰을 자처하는 사람의 말에 더 잘 넘어간다. 사람은 상황에 대한 통제력이 클때 스트레스가 줄어드는데, 만약에 현실적으로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통제한다는 망상을 끌어들여서라도 대처하려고 한다.

 

대체의학은 사람들의 두려움을 먹고 산다. 통증에 대한 두려움, 질병에 대한 두려움, 죽음에 대한 두려움 이다. 또 이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경험중에서 만족스러운 결과가 없을때, 치료사에게 다녀오면 몸이 한결 나아진다는 경험을 이용한다. 효과없는 진료에 많은 돈을 쓴 사람은 자신이 얼간이 같은 짓을 했다거나, 아까운 돈을 낭비했다는 생각때문에 부조화를 겪기 쉬운데, 그 부조화를 즐기는 한가지 확실한 방법은 몸이 좀 나아졌다고 스스로 세뇌를 시키는 것이다. 이런 통제망상은 스트레스를 줄여주므로, 증상도 일부 약화시켜 준다. 적어도 내가 건강을 위해서 뭔가를 하긴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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