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적 진화는 성과 음식과 권력에 관심이 많은 뇌를 창조했고, 그래서 우리는 그런 유전적 관심사를 반영하는 밈을 선택한다. 사회생물학에 따르면 문화는 유전자의 관심사를 반영한다. 문화는 결국 유전자를 위한 것이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 유전자를 최대한 많이 남기겠다는 의지로 섹스를 하지 않는다. 우리는 아기를 만들려고 야한 잡지를 보는게 아니다. 우리는 섹스라는 행위, 그 즐거움, 그에 관한 마케팅을 원래의 번식 기능과는 대체로 분리시켜 버렸다. 현대의 성적 행위를 끌어가는 것은 여전히 유전자이고, 우리의 출산통제는 유전자 입장에서 보면 실수이다. 인간이 지능을 이렇게도 활용할 수있다는 것을 유전자가 미처 내다보지 못한 결과이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은, 사실상 과거 환경에 대한 과거의 선택의 결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우리는 수렵채집인이었던 과거의 선택때문에 달고 기름진 음식을 좋아한다. 후식으로 생크림을 얹은 사과파이를 먹는 것은 호모하빌리스나 고대 호모사피엔스에게 훌륭한 연료를 제공하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쵸코렛을 즐기고, 도넛을 즐기고, 부드러운 으깬 감자와 소세지를 좋아한다. 그러나 이것은 영양과잉에 시달리는 현대 호모사피엔스에게는 건강한 식단이 못된다. 이런 실수는 어떤 생물에게나 흔하다.
우리는 유전자나 생물학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유로 애인을 선택했다고 믿고 싶어한다. 어쩌면 나는 그냥 사랑에 빠진 것인지 모르고, 완벽한 남편상에 들어맞는 사람을 합리적으로 택한 것인지도 모르고, 미학적인 이유에서 선택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낭만적인 감정이나 사랑 자체가, 먼 과거에 유전자를 후대로 전달할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성적 파트너를 선택했던 우리의 뿌리깊은 경향성에서 비롯했다. 남자와 여자의 근본적인 차이는 여자는 난자를 생산하고, 남자는 정자를 생산한다는 것이다. 사실 바로 이점이 인간은 물론이고, 다른 다양한 종에서 성별을 구별하는 정의나 마찬가지이다. 난자는 정자에 비해 큼지막한데다가 배아 성장의 필수 영양소를 담고 있기 때문에 만드는데 비용이 많이 들지만, 정자는 생산하는데 비교적 싸게 만들수 있다. 따라서 난자는 소량만 생산되며 보호할 필요가 있다. 반면에 정자는 쉽게 써버려도 괜찮다. 게다가 많은 암컷이 난자 제공 이상의 막대한 부살핌을 자식에게 쏟는다.
사람의 아기는 몇년간 집중적으로 보살핌을 받아야 하고, 젖뗀 뒤에도 스스로를 건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정이 더 복잡하다. 남자가 부모로서 하는 투자는 다른 포유류에 비하면 아주 높은 수준이다. 남자는 가족의 식량을 마련하고, 가족을 보호한다. 하지만 전통적인 사회나 산업화된 사회나 할것 없이 남성의 투자는 여성의 투자에 비하면 한참 적은 편이다. 여성은 가임기간동안 최대 일년에 한명씩 나을 수 있다. 평생 20명에서 25명쯤 나을 수 있다. 대조적으로 남성은 막대한 수의 자식을 낳을 잠재력이 있다. 그저 많은 여성을 임신시키기만 하면, 아이를 보살피는 일은 어느 정도 여성에게 일임하면 된다. 남자 입장에서 가장 확실하게 유전자를 물려주는 전략은 가급적 많은 관계를 맺는 것이다. 한편 여성은 소수의 건강한 아이들에게 충분한 관심과 자원을 쏟아 잘 길러낼때, 자신의 유전자를 최대한 많이 전달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우수한 유전자를 지닌 남성과 짝지어야 하고, 부모로서 관심을 많이 제공할 남성을 찾아야 한다. 이런 불균형 때문에 여자는 짝 선택에서 남자보다 훨씬 까다로울 필요가 있다.
여자는 게으르고, 추하고, 나약하고 허약한 남자에게 결려 임신하기를 원치 않는다. 그러니 왜 여성이 섹스에 소극적인지, 왜 한참 구슬리거나 선물을 사주어야 응하는지 이해가 된다. 그러니 남성이 왜 여성보다 섹스에 적극적인지 이해가 된다. 지금까지 대체로 남성은 어린 상대를 선호하고, 여성은 나이든 상대를 선호했다. 사회생물학 발견중에서 남성은 허리둘레 대 엉덩이 둘레비가 적은 여성을 선호하는데, 이는 젊음과 셍식력에 대한 욕구로 설명할수 있을 것이다. 허리가 가늘고 엉덩이가 넓은 여성에 대한 남성의 선호만큼은 상당히 일관적이다. 그것은 아마 아이를 안전하게 낳을 수 있다는 암시이기 때문인 듯하다. 잘룩한 허리는 여성이 임신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남자가 세상에서 제일 원하지 않는 것이 바로 다른 남자의 아이를 보살피게 되는 것이다. 기나긴 역사의 진화를 거치면서, 남성은 젊고 생식력 있는 여성이 보이는 신호들에 성적 흥분을 보이게끔 진화했다. 한편 여성은 남성의 아름다움에 신경을 덜 써도 좋다. 대신 훌륭한 보호자이자 부양자가 되어줄 높은 지위의 남성이 필요하다. 또 남성은 파트너의 조건으로 외모를 중시하는 반면, 여성은 부와 지위의 상징에 더 깊은 인상을 받는다는 조사 결과와도 일치한다.
남성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남의 아이를 맡는 일이라면, 남성은 파트너의 성적 배신을 가장 질투해야한다. 여성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버려지는 일이라면, 여성은 파트너가 경쟁자 여성에게 돈과 시간을 쏟는 것에 가장 질투해야 한다. 많은 조사 결과 그런 현상이 확인 되었다. 여성은 분명히 남성의 투자를 가급적 많이 확보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우수한 유전자와 훌륭한 부양자를 한 남자에게서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 사실 우수한 유전자를 지닌 남자, 가령 키크고, 건강하고, 지적인 남자는 섹스파트너를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구태여 아이 양육에 노력을 그렇게 많이 쏟지 않을지도 모른다. 여성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은 무엇일까? 좋은 것만 취하라는 원칙에 따라 덜 메력적이지만, 아이를 키워줄만한 착한 남자를 고르되 다른 남성에게서 더 나은 유전자를 구하는 것이다. 사람좋은 남자와 결혼하고, 상사와 바람 피우는 것이다. 상상이야 하겠지만, 이런 행동이 유효할까? 밈은 오랫동안 우리 곁에서 유전자와 함께 진화했고, 우리의 짝 선택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밈은 이미 목줄에서 충분히 풀려났고, 성에 관한 밈들은 지난 세기 내내 유전자와 관계가 적거나 없는 방식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쳤다. 밈은 과거 어느때보다 더 멀리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 현상은 인생 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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