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모건의 사회진화이론은 노예사회, 야만사회, 문명사회 세 단계로 나누었다. 어떤 문명은 다른 문명에서 유래되었고, 또 어떤 문명은 멸종헸다고 표현한다. 개인이 모방과 교육을 통해서 사회로부터 학습하는 과정을 묘사하기 위해서 '사회적 유산'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어떤 면에서는 사상이나 문화가 진화한다는 것이 아주 명백한 사실로 느껴진다. 변화가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이전에 온 것들 위에 쌓인다는 점에서 말이다. 사상은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번진다. 발명은 무에서 홀연히 솟아 나오는게 아니라, 이전의 발명들에 의존한다. 인류역사의 숱한 발명들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농경의 발명이었을 것이다. 세부적인 면에 대해서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고고학자들은 약 1만년전에는 모든 인류가 수렵과 채집으로 살았다는데 동의한다. 다이아몬드는 왜 지구의 특정지역 사람들은 식량생산에서 총,균,쇠에 이르기꺼지 세상의 재화를 다 가졌는데 다른 지역의 사람들은 여전히 수렵에만 의존했는가?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깡그리 사라지고 말았는가? 그는 그것이 사람들의 타고난 능력과 관련된 일이 아니라, 전적으로 지리와 기후의 문제라고 했다.
애초에 농업이 퍼진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뻔해 보인다. 농업 덕분에 인간의 삶이 더 편해졌다든가, 더 행복해졌다든가 농업을 실시하는 사람에게 유전적 이득이 있었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사실은 농업이 삶을 편하게 만들어주지는 않았던 것 같다. 최초의 농부들의 삶은 비참했다. 고대 이집트 농부들의 유골에서는 참혹한 인생의 사연이 읽힌다. 현대의 수렵채집인들 일주일에 15시간만 사냥에 소비하고, 나머지 여유시간은 느긋하게 보냈다고 한다. 농업이 등장하자 한정된 토지에서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할 수 있었고, 따라서 더 많은 자식을 낳았고, 그들이 이웃 수렵채집인들의 땅을 침범하고 들어가서 수렵채집인의 생활방식을 망가뜨렸다. 밈은 실제로는 아무런 이점을 제공하지 않지만, 그렇게 보일지 모른다는 이유 때문에 퍼질지 모르고, 사람의 뇌가 모방하기 쉬운 형태라는 이유에서 퍼질지 모르고, 경쟁밈들에게 불리한 방식으로 선택 환경을 바꿔놓았기 때문에 퍼질지 모른다.
바살라는 인류의 발전이나 인류 전체의 복지같은 거창한 목표를 향해서 기술이 진보했다는 생각에 의문을 제기한다. 과학은 경쟁가설들 간의 투쟁이고, 그들중 일부만이 살아남는 과정이다. 세계는 세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세계1은 나무나 탁자, 인체 같은 물리적 실체의 세계다. 또 다른 세계2는 느낌, 감정, 의식 같은 주관적 체험을 포함하는 세계다. 세계3은 사상의 세계다. 언어와 이야기,예술작품과 기술, 수학과 과학의 세계다. 조각가는 새 작품을 생산함으로써 다른 조각가로 하여금 그것을 복재하거나, 그와 비슷한 작품을 만들도록 자극하는 셈이다. 포퍼의 용어로 말하면, 조각가의 마음에 담긴 발상이 남들의 경험에 영향을 미쳐서 새로운 조각품들을 낳는다. 진화인식론에 따르면 생물학적 적응은 지식의 한 형태이고, 과학도 마찬가지이다. 둘다 맹목적인 변이와 선택적인 보유의 과정을 통해 생성된다.
미국의 인류학자 프랭크 T. 클로크가 문화적 지침에 관한 글을 썼다. 클로크는 우리가 다른 동물의 행동을 관찰할 때 그 동물의 신경계에 그 행동을 야기한 모종의 내부구조가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모든 동물들이 그런 행동지침을 갖고 있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다른 점이라면 남을 관찰하고, 모방함으로써, 그 지침을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지침들과 그것들이 만들어 내는 행위, 기술, 사회조직 등을 세심하게 구분했다.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문화진화에서 기본적인 전달 단위라는 '문화유전자' 개념을 도입했다. 언제나 유전자가 주인이고, 문화유전자는 줄에 묶인 개다. 이따금 목줄이 길게 늘어날 때가 있고, 엄청나게 멀리갈 수도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 끝에는 개가 매여 있다. 우리 행동, 신념, 성향, 관습은 모두 적응의 결과라는 것이다. 성적 질투심, 아이에 대한 애정, 문법 습득능력, 영양 결핍에 대처하여 식량섭취를 조절하는 방식, 뱀을 꺼리는 것, 우정을 지속하는 능력 등이 모두 수렵채집 생활 방식에 대한 적응이었다. 따라서 진화심리학자들은 우리의 모든 행동이 결국에는 생물학적 이점의 문제로 귀착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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