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는 지구에 등장한 최초의 복제자였고, 그리고 meme은 두 번째 복제자였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세번째 복제자 탄생을 목격하고 있다. 기술에 의존한 이 meme들을 나는 teme 또는 treme이라고 부른다. 이것들은 진정 또하나의 새로운 복제자이다. 그것은 새로운 종류의 정보이고, 새로운 종류의 장치에 의해 복제되고, 변이하고, 선택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존경하는 선생님의 억양과 태도를 나도 모르게 물려받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무의식중에 남을 모방한다는 것, 특히 부모나 유사부모의 역할을 맡은 사람, 또는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을 많이 모방한다는 것은 아주 친숙한 사실이다. 그런데 모방이 마음과 폭발적인 뇌성장의 진화를 설명하는 기본원리가 될 수 있을까? 사람들이 남의 부모가 아니라, 제 부모의 말투를 더 닮는 모방 때문이다. 지역마다 사투리가 존재하는 것, 그보다 더 긴 시간의 차원에서 별개의 언어들이 존재하는 것도 모방 때문이다.
우리는 언어, 사상, 신념, 태도, 유행의 전달에서 유전자 역할을 맡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 개체라는 것에 이름을 붙여야 한다. 리차드 도킨스가 1976년 meme이라는 단어를 처음 만든 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유전자에 상응하는 그 가설적인 개체를 'meme'이라고 부르고 있다.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meme은 모방 같은 비유전적 방법을 통해 유전 된다고 여겨지는 문화의 라고 실려있다.어떤 그림을 계속 옮겨 그리게 되면, 스무번째쯤에는 그림을 순서대로 늘어놓고 보면 각 단계가 바로 앞단계와 조금은 닮았다는 것을 알 수 있겠지만, 돌연변이율이 너무나 높기 때문에 몇 세대만 지나면 닮은 점이 모두 사라질 것이다. 그림을 베껴 그리라고하는 대신 아이에게 시범을 보여주면서 그리는 방법을 가르친다면, 줄 중간의 어느 아이가 앞 아이에게 배웠던 기술의 핵심 단계를 어느 하나쯤 잊어버는 일이 여러 시도에서 일어날 것이다. 이렇게 돌연변이가 일으킨 최종 결과물은 처음과 전혀 닮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기술이 정확이 전달되는 경우도 많을 것이고, 그런 경우에는 더 못하지도 더 낫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는 유전자가 염색체에서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위치에서 찾을 수 있지만, 밈은 아마 뇌에 있을 것 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우리가 밈을 직접 보게 될 가능성은 유전자를 볼 가능성보다 낮다. 우리가 여러 세대에 걸쳐 밈을 추적하려면, 유전자와 마찬가지로 그 표현형을 보는 수 밖에 없다. 유전자들은 몸에서 몸으로 전달되며 개중에는 다른 것들보다 더 자주 전달되는 것도 있다. 정의상 그런 유전자가 성공한 유전자이고, 이것이 자연선택이고 생명에 관한 주요 현상들은 자연선택으로모두 설명된다. 그러면 밈을 대상으로 하는 자연선택도 있을까? 유전자와 비슷하게 밈도 선택된다. 그렇기 때문에 한사람의 뇌에서 상호양립하는 밈들이 무리를 이루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상호적응한 밈복합체, 즉 밈플렉스다. 상호적응한 유전자 복합체와 마찬가지로 밈도 다른 밈들을 배경으로 하여 선택되며, 서로 지지하는 밈들끼리 밈플렉스를 이루어 협동한다. 자연선택의 진짜 단위는 복제자이다. 종류를 불문하고 복사물이 만들어지는 단위라면 뭐든지 복제자 이고, 그것이 복사중에 간간이 실수를 일으키며, 스스로의 복제 가능성에 약간의 영향력이나 힘을 미칠 수 있으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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