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생학교: 디지탈시대(톰 체트필드

인간성 상실

성욕, 일탈적 논리가 이성에 의해 규정된 논리보다 더 강한 힘을 행사하는 것은 아닐까? 기술과 성욕의 융합에 대한 일탈적 논리를 탐구하기 위해 디지털 네트워크상에서 범람하는 포르노를 빼놓을 수 없다. 포르노를 인터넷 서비스중 하나 일뿐이라는 맥락에서 볼때 포르노 역시 디지털영토에 존재하는 다른 모든 것과 별다를 바가 없다. 온라인에서 어떠한 경우든 클릭 한번이면 웬만한 건 해결될 뿐 아니라, 외톨이가 될 일도 없다. 아무리 독특한 의견이라도 온라인 공간에서 같은 취향의 삶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약점을 이용하는 것에서부터 부정한 어떤 것의 거래에 이르기까지 디지털상에서 원거리, 익명, 은폐가 서로 조합되면 독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우려는 더 만연되어 있는 데다 도덕적으로 모호하다. 즉 수많은 사람들이 착취적이고 저급한데다 중독의 위험성마저 있는 디지털 행위를, 거리낌없이 쉽게 이용한 덕분에 삶의 질에 큰 피해를 입을지도 모른다.

 

미디어에서 우리는 사람들의 삶을 장난감 다루듯 하며, 완벽한 통제력을 얻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그 통제력은 허울좋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쉽고 즉각적인 욕구 충족은 사람을 도취시키는 위험성을 품고 있다. 하지만 저속한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디지털 문화에 접근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다. 섹스와 포르노가 온라인 이용자들의 시간과 관심을 더 끌기위해 다른 컨텐츠들과 경쟁하고 있다고 해도, 경쟁에서 압승을 거둔 적은 없다. 우리 대다수가 그렇듯 인터넷 세상도 눈이 뒤집힐 만큼 섹스에 큰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포르노와 음란물의 대다수가 웹의 주류에서 빠져나와 개인이 관심을 가지는 정도일 뿐이다.  포르노 사이트는 디지털 미디어에서 기껏해야 유용성면으로나 흥미면에서 밑천이 딸리기 십상이다. 내용상이나 경험상으로 대다수의 포르노는 온라인상에서의 적극적인 관심을 끌기 위한 경쟁에서 무기력하게 될 만큼 따분한 것들이다. 우리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에 대해 뭔가를 알게 해주거나, 우리가 미처 모르던 뭔가를 깨우쳐 주는 것과는 거리가 멀고, 단지 기호 수준에서 기계적으로 흥미를 갖게될 만한 그런 것일 뿐이다. 상투적으로 반복되는 빈약한 세계이다. 그곳에서 필요 이상의 시간이나 힘을 쓰고 싶지 않은 곳이다.

 

월드와이드웹은 그 자체가 도시와 같다. 도시처럼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건설되고, 그 누구에  의해서 완벽하게 통제되지 않으며, 서로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수많은 독립부품처럼 작동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온라인 행동의 가장 심각한 위험은 소수자들에 대한 학대를 부추기는 동시에, 다수자들을 천박하게 전락시킬 잠재성으로부터 비롯된다이것은 성욕만이 아니라 남을 깍아내리고, 이용하고, 모욕하며 그 과정에서 쾌감을 얻으려는 모든 행동들에 이르기까지 정말 심각한 위험이다오늘날 우리는 누구나 디지털영역에서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성향들을 자유롭게 충족시킬수 있고, 우리 대다수는 때때로 그 자유를 기꺼이 누린다. 하지만 우리 모두에게는 또 다른 것도 필요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릴 것 없이 어디에서든 똑같이 진짜 사람으로 예의를 지켜야할 상대방으로 인정받을 필요이다. 가상세계에서나 페이북 친구들 사이에 익명이든 아니든 간에 모든 상호작용을 개인적인 욕구 충족의 수단으로만 대하는 그런 이기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인생학교: 디지탈시대(톰 체트필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치  (0) 2013.05.29
오락  (0) 2013.05.28
권위의 종말  (0) 2013.05.23
우리 삶에 침투한 변화들  (0) 2013.05.22
더 이상 불가능은 없다.  (0) 2013.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