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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학교: 디지탈시대(톰 체트필드

권위의 종말

구글은 편리성, 효율성, 원활성에 중점을 두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구글을 이용한다. 휴대폰처럼 복잡하고  치밀한 제품을 사용하면서, 그것이 존재하기까지의 부품공급과 제조의 복잡한 일련의 과정을 의식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의 거의 모든 경험의 이면에는 모르는 줄도 모르는 무지가 대부분이다. 우리는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  조차 모르는 일들이 한 둘 아니었다. 그런 무지들 중에 가장 심각한 경우는 개인정보 설정과 관련된 것이었다. 꼬집어 말하기 어려운 막연한 불안감도 많다. 음반 저장물 같이 간단해 보이는 것 조차 특정한 기술적 포맷과 기기에 의존하고 있다. 즉 컴퓨터 파일로 저장된 책,  영화, 노래는 물리적 기록과는 달리 그 데이터를 소리나 영상으로 전환시켜줄 적절한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가  없으면 시체라는 말이다. 이런 기술들의 접근성은 더할 나위 없이 쉽다. 하지만 이해하는 차원의 문제에서는 줄곧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편리하게 이용은 하지만, 뭐가 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읽지도 않고 넘겨버리는 최종사용자 이용약관의 장황한 페이지에는 우리가 이런저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순간 어떤  권리들을 양도하는지 명시되어 있다. 구매동의서를 보면 수많은 디지털 상품은 사실상 구매자에게 소유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이용만 인가되는 것이다. 서비스나 상품이 해약되는 순간 남는 것이라곤 사용할 수 없는 무용지물들의 정보뿐이다. 영국의 존 노튼 교수는 '무료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반드시 인정해야 하는 것이 있다. 당신이 그 서비스의 상품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온라인에는 공짜는 없다. 우리가 사는 지금은 단지 기계라기보다는 하나의 생태환경과 맞먹는 서비스와 기기들의 시대인지도 모른다'라고 한다.

  

구글은 수학적 용어인 10의 100제곱이라는 수학적 용어다. 구글 창시자 브린과 페이지는 인터넷상에서 어떤 페이지가 다른 페이지들로 링크된 횟수를, 그 페이지의 우수성을 따져볼만한 효과적인 척도로 판단했다.이런 링크 횟수에 따른  평가는 상당히 정교한 알고리즘에 의해 자동 실행시킬 수도 있었다. 구글은 대중을 관찰하는 것이 품질 자체에 핵심이 될수 있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대중 관찰은 개발자들이 온라인자원의 품질을 직접 평가하도록 요구하는 방식이 아닌, 페이지랭크 같은 알고리즘에 의해 자동으로 모든 사람들의 웹이용과 구성 동향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구글의 이러한 부분은 권위의 의미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변화 시켰다. 문화와 지적 가치관에 대한 중심적인 관념까지 변화시켰다.

 

권위는 原典이라는 뜻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권위는 존경받을만한 학자, 혹은 영주, 군주, 대수도원장 같이 지위상 다른 사람들의 복종을 받을만한 사람을 지칭하는 뜻도 갖게 되었다. 권위 있는 사람들은 대중의 기호를 구체화 하는 동시에 교육하려 들며, 어떤 분야이서는 무엇이 최고인지 그 표준을 마련하려 한다. 오늘날의 검색엔진은 어떤 언어든 거의 모든 단어나 구절에 대해 찾아서 보여주고, 순위를 매겨준다. 우리는 구매자들 사이의 비평적 의견과 견해차를 인정한다. 하지만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가질수 있을 뿐아니라, 널리 퍼뜨릴 수 있는 환경이다. '피카소가 20세기의 최고 화가인가?' 에 대해서도 점차 경험적 양상을 띠고 있다. 인터넷에 이러한 질문을 올려 놓으면, 세계에서 올라온 답변이 연관성에 따라 분류되어 제공 해준다. 오늘날 뭔가를 선택할 때 이제는 거의 모든  것이 세상의 시선에 노출되어 있고, 정보 통제자들만이 아니라 대중의 기호에 의해서도 엄밀히 걸려진다. 이것은  비즈니스 모델을 돌아가게 하는 심장이다. 일단 공표하고 나서 세상 사람들이 선택에 따라 반응한다. 즉 대중의 마음을 얻는 것들은 아주 중요시하고, 그러지 못한 것들에는 별 신경도 쓰지 않는다.

 

디지털 기술의 홍수로 인해 책과 잡지에서부터 음악, 영화, 정치적 담론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논쟁의 초점을  제공해줄만한 중요한 능력이 저하되고 있다. 우리는 사소한 것과 심오한 것 사이를 오가며 가장 소화가 잘되는 것 주위에서 오래 서성거린다. 미국 작가 앤드루 킨은 전문가의 여과 대신 대중의 접근이 활발해지면서 인터넷이 인간의 본성에 군중적 힘을 부여했다고 주장한다.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나 남들과 다른 목소리는 묻어버리고, 쉽게 소화되는 주장들을 내세워 수동적인 다수의 마음을 사로잡아

대중문화에 영합한다디지털 기술은 경제와 사회 양면에서의 영향력을 이동시켰다. 문화적 지적상품의 창조에 관여하는 사람들이지녔던 영향력은 모든 미디어와 아이디어가 들어있는 인프라의 지배자들에게로 이동했다. 온라인 권위가 점차 전문가의 지식으로부터 분리되어 왔듯이 문화적 산물 또한 재능으로부터 분리되어 가는 듯한 상황이다. 디지털 세계의 당연성과 개방성이 소수 주자들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증대시켜왔다.

 

작가 앤드루 오헤이건은 “오늘날 뉴스가 어떤 식으로 일어나는지를 보여준다. 사건과 사건에 대한 반응 사이에 행위와  말, 그리고 그 말이 퍼지는 과정사이에 지체라는 것은 없다.”라고 했다. 디지털 영토는 모든 계층에게 보고와 같은 곳이다. 열정적인 아마추어나 떠오르는 인재, 그 누구를 가릴 것 없이, 그 어느 시대보다 기회가 많다. 비록 확실성은 희박하지만. 디지털 대중을 무질서한 군중으로 치부하고 마는 것이 아닌 뛰어난 능력의 존재로 생각한다. 여기서 중요한 덕목은 신뢰와 존중이다. 두 덕목은 곧 공유의 시대에서부터의 권위획득의 토대이다. 덕망 있는 사람의 말 한마디가 보증서와 다름없는 시대에서는 평판이 아주 중요하다. 오늘날 세계는 전문가들로 넘쳐난다. 그 수많은 전문가와 그의 추종자들은 어떤 단체나 지위에 의해 부여된 권위를 믿지 못하고, 서로의 신뢰에 의지하면서 논쟁의 장에서 획득된 권위를 믿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지금은 어느 시대보다 분별의 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대가 주는 혜택에 길들여지는 것이 아닌 서로 함께 분별할 수 있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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