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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학교: 정신 (필립파 페리 지음,

관계맺기(2)

관계맺기 요령을 배우는 첫번째 방법은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다. 인간관계라는건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내가 뭘 잘못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될 때가 있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을 대하는 행동요령에만 지나치게 신경쓰면 그것 또한 부자연스럽기 마찬가지이다. 이 양극단 사이에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중도의 길은 한마디로 유연성이다. 도가 지나쳐 단어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으려고 하다간 주위 사람들을 질리게 만들수 있다는 말이다. 한때 의미있는 말이 었어도 자꾸 반복하면, 그것 역시 상투적인 말이 되어버린다.진실하게 솔직해지는 것이 타인과 진정한 관계를 맺는 좋은 방법인 것은 맞지만, 의미있는 말을 주고받는 것만이 관계맺기의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처음 만난 사람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가벼운 대화가 필요하다. 날씨 얘기를 꺼내는 것은 정말 날씨에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상대의 반응이 필요해서이다.  “오늘 날씨 정말 좋지 않아요?”라는 말이 별의미 없이 꺼낸 상투적인 말에 불과할지라도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이런 대화에서 중요한 것은 주제나 내용이 아니라, 대화를 나눌 때 서로에게 보여주는 관심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가끔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 사람을 오해해서 사실상 겉도는 관계에 그치고 마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투영하여 '나-너'의 관계가 아닌 '나-나'의 관계에 빠진다. 다른 사람을 대상화시켜' 나- 그것'의 관계를 만들기도 한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그는 분명 나에 대해서 저렇게 생각할거야. 또는 과거에 알았던 사람들과의 경험을 지금 눈앞에 있는 사람에게 전가하여‘나-유령’의 관계를 갖기도 한다. 사람에 대한 신뢰의 측면에서 우리는 과거의 상황과 경험에 사로잡히는 경향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아무도 믿지 못하게 되어 외로운 삶을 살아간다. 반대로 사람을 너무 믿어서 걸핏하면 상처를 받는 사람들도 많다. 사람을 판단할 때 선입견에 얽매이지 않도록 우리 눈 앞의 사람들을 더욱더 열린 자세로 판단해야 한다. 아이들이야말로 세상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신선한 시각을 갖고 있다.

 

심리치료사 버지니아 사티어가 기존의 관계들을 개선시키려는 목적으로 창안한 것이 '일상적 온도확인' 이라고 하며, 특정관계의 온도를 현재의 시점에서 측정해 보는 것이다. 흔히 진정한 사랑, 돈독한 우정, 직장동료간의 끈끈한 동지애 등이 그냥 자연스럽게 싹트는 것이라고 믿지만, 훈련을 통해 친밀한 온도를 높일 수 있다. 평소 훈련 내용은 감사하기, 새로운 소식과 근황 주고 받기, 질문하기, 불만 얘기해보기,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기이다. 한사람씩 돌아가면서 서로에 대해 무엇이 감사한지 얘기한다. 구체적이고 분명해야 한다. 그리고 각자 자신의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얘기하거나 자신의 기분, 감정, 생각, 그리고 현재 신경쓰는 일이 무엇인지를 털어놓는 것이다. 최근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새로운 사실을 알리고, 자신이 어떤 노력을 하는 중인, 현재 추진 중이거나 추진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목표를 가졌는지 등 최근이 근황을 털어놓는 것이다. 자신의 얘기를 할 때도 “나는...”으로 말문을 열어야지 “너는...”으로 시작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함께 있는 사람들에 대해 혼자만의 추측 같은 것을 갖고 있지는 않은가? 그런 추측을 털어놓고 물어보라. 각자가 가지고 있는 혼자만의 추측을 서로 확인해 보지 않아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따지기는 피하고 어떤 행동 때문에 속이 상했는지, 그 행동 때문에 자신의 기분이 어떤지 설명한다그리고 어떤 식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는지에 대해서도 같이 이야기한다. 이때 불만을 듣는 사람은 가만히 들어주려 애써야 한다. 화를 내거나, 방어하거나, 변명을 늘어놓는 것은 금물이다. 사실 인간관계에서 문제를 유발하는 것은 서로의 차이가 아니라, 그 차이를 다루는 방법이다. 자라온 환경도 다르고 현재 처한 상황도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누군가가 자신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으면 방어적인 반응을 보이기 십상이다. 상대가 나에게 가진 불만을 가만히 듣고 있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상대방이 말하는 그 불만이라는 것이 사실은 당신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상대방의 속마음일 뿐이라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당신이 가진 불만은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이 아니라, 당신의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또한 원만한 관계를 바란다면 , 누가 옳고 그른가를 따져봐야 아무 소용없다.  그보다는 자신도 좋고 상대방도 좋은방법을 찾아야 한다. 상대가 희망을 이야기하면, 얘기를 듣는 상대방이 해주어야 할 일은 이런저런 지적질이 아니라 단순하고 진심어린 응원이다.

 

우리 감정의 노예가 되고, 비이성적이고, 엉뚱한 행동이 튀어나오곤 한다. 그러니 감정도 행동도, 인생도 총체적인 통제불능상태에 빠지기를 반복한다.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그런 생각이 들때마다 다이어리에 혼자 글을 쓰는 것도 감정을 처리하는데 좋은 방법이다. 샘은 '쓸데없는 날씨 얘기나 잘 지냈어?' 같은 판에 박힌 인사치례는 절대로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런 말을 꺼내는 사람을 시시한 사람이라고 깔봤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했고, 결국 바깥세상과 거의 접촉하지 않은 채 외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아무도 우리의 존재를 봐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과연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대화를 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다른 사람이 없다면, 우리가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우리는 생각보다 나약한 존재라서 주위사람들이 사랑과 관심, 호의가 없으면 온전한 정신을 유지할 수가 없다. 수많은 형벌중에서도 독방감금은 인간이 같은 인간에게 가하는 가장 잔인하고 스트레스가 심한 형벌이다. 온전한 정신을 지키고 싶다면 당장 자신을 가둔 독방에서 나와야 한다.

 

누구나 가끔은 세상 사람들로부터 도망치고 싶고, 다른 사람들과 말도 섞기 싫어질 때도 있다. 인간관계는 말처럼 쉽지 않고, 누가 가르쳐 준다고 되는 일도 아니다. 그러니 직접 부딪혀 경험해 보는 수밖에 없다. 직접 부딪혀 보기전에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세상 모든 사람과 잘 지낼수는 없다는 것, 그리고 어디서든 솔직한 게 최선이라는 것이다. 우리 에게는 우리를 도와주는 아군이 있어야 하고, 우리 또한 누군가에게 아군이 되어 주어야 한다. 성공이란 당신이 가장 즐기는 일을 당신이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속에서 당신이 가장 원하는 방식으로 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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