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해왔던 일에서 은퇴한다는 것은,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인생에서 커다란 전환점이다. 직업으로 부터의 은퇴는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며 사회적으로도 고립시킨다.
자아의 정체감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된다. 모든 것을 잃는다는 느낌...
현대인은 도시생활에서 한 평생을 특정 분야에 매달려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그것만이 인생의 전부인 줄 알게 되고, 그것만이 최우선이고
또 그것이 나의 자존감이며, 나를 살게 한다.
내가 가진 능력이라고 믿었던 모든 힘이, 매력이 '회사명함'이 내게
준 것이라는 사실을 퇴직 후에 깨닫게 된다. 그렇게 내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그 일은 순식간에 물거품이 되어 사라진다. 그 대단한 일도
모두 그냥 일상일 뿐이다. 다 부질없는 짓이고 소소한 것들이다.
조주선사의 선문답 처럼 ' 차나 한잔 들고 가는 것'같은 것들이다.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일상일 뿐이다. 밥먹고, 차마시고, 청소하고...
그 이상 소중하고 대단한 무엇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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