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명, 40억년의 비밀( 리처드 포티,

뭍으로(2)

역사적 사건들이 생명 이야기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생각해 보면 흥미롭다. 칼레도니아 산맥과 애팔래치아산맥을 밀어올린 지구의 경련이 없었다면, 신종이 형성될 수 있는 온산인 수많은 호수와 하천도 생기지 못했을 것이다. 은 격리를 통해서 생기며, 데본기 산맥들에서는 이런 독특한 역사적 상황에 힘입어 다양한 동물들이 나름대로 진화할 수 있는 작은 고립된 영역들이 생겨났다. 언어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인구가 수백만에 불과한 노르웨이는 미국 전체보다 훨씬 많은 사투리가 있다. 이 사투리는 대서양 연안에 놓인 넘을 수 없는 칼레도니아 산맥을 따라 형성되었다. 이곳 해안은 빙하에 침식 되면서 곳곳이 깊이 파인 피오르가 되었다. 피오르 해안에서는 인접한 마을끼리도 바다를 통하지 않으며 왕래하기 쉽지 않았다. 육지로 올라가는 거대한 돌파구를 이루도록 자극한 것은 쉼 없는 지각 활동이었다. 지각위에 놓인 생물들은 들소에 올라탄 벼룩처럼 덩달아 이동했다. 육상생물의 탄생에는 유전학 못지않게 지질학도 관여했다.

 

수생 전갈류 즉 광익류는 실루리아기와 데본기에 강어귀, 호수, 강에 우글거렸다. 그들은 절지동물의 왕이었다. 동식물들이 일단 물을 떠난 뒤 상호의존 관계를 형성했고, 그 관계는 그 뒤로 죽 이어졌다. 그들은 토양에서 유기물을 분해하고, 재순환시키고, 그것을 다시 토양으로 돌려보내면서 살아가는 분해하는 동물공동체를 이루었다. 만약에 토양에 사는 진드기와 그의 먹이인 작은 곰팡이들이 사라진다면, 상상도 하지 못할 규모의 생태적 위기가 닥칠 것이다. 우산이끼, 이끼, 양치류는 지금도 전세계 각지에 있다. 그들은 위대한 녹화의 시대로부터 살아온 전령들이다. 갈등을 피하고 방관자가 되고 경쟁하지 않는 방안을 찾았다. 식물이 육지로 올라가는 탈선을 한 직후 등뼈를 가진 동물이 뒤를 따랐다. 데본기가 되자 등뼈와 턱을 가진 어류가 등장하여 턱이 없는 친척들과 함께 탐사하고 탐색하면서 민물호수를 헤엄쳐 다녔다. 이 턱이 있는 어류들 중에 도마뱀이나 박쥐나 새나 공룡이 될 즉 ,모든 육상동물의 조상인 종도 있었다.  육상척추동물은 모두 사지류, 말 그대로 네발 동물이다. 양서류, 파충류, 포유류의 대부분이 정말로 팔다리가넷인 것은 분명하다. 뱀처럼 사지를 잃은 동물이 있기는 하지만, 그들도 원래 다리가 넷인 조상으로부터 진화했다. 그리고 폐도 필요했다. 육상에서의 호흡은 식물의 기공이 해결했던 문제들중 몇 가지를 해결해야 했다. 몸속으로 산소를 흡수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동물의 폐는 산소흡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겹겹이 접혀있는 모양이다.

 

건조를 막아줄 비늘 피부와 뒤뚱거리는 네다리와 폐를 갖추고 나자, 우리의 조상인 사지류 척추동물은 물을 떠났을 것이다. 그들은 아마 초식동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은 해변에 밀려온 동물들을 주워 먹거나, 물밖으로 나온 절지동물을 잡아 먹었을 것이다. 그들은 번식할 때는 물로 돌아갔을 것이다. 유생단계는 물속에서 보내는 어류의 특징을 간직하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육지로의 이주는 실루리아기때부터 이루어진듯 하지만 완결된 것은 데본기, 즉 약 4억천만에서3억 6천만년전 사이였다. 데본기는 영국 남서부 데본주의 이름을 딴 것이다. 그 시골은 경관이 무척 아름다우며 주로 데본기 암석 덕분이다. 비해양성 암석은 뭉뚱거려서 구적사암이라고 불렀다. 생명의 큰 모험을 기록한 이 다채로운 색깔의 붉은 암석이 별 특징없는 연한 석회암 및 검은 셰일과 똑같은 시대의 것임이 입증 되기전이었다. 동식물들은 왜 호의적이지 않는 육지로 점점 더 나아갔을까? 만족할 만한 유일한 설명은 그런 용기가 이 처녀 서식지에서 엄청난 번식성공 이라는 보상을 안겨주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더 많은 자손을 얻었고, 그 자손들은 더 번성했고, 그 결과 더 자유롭게 번식을 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그 종들은 더 적합했다. 자연선택은 그렇게 이루어진다. 이 변화들의 요람이 히말라야 산맥 같은 사라진 어느 산맥의 자락에 있던 고립된 분지였다면, 최초의 엉성한 다리는 새 기능을 시험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데본기뒤의 석탄기에 사지류가 사실상 지구 전역에서 나타났다는 것은 그들이 번식에 대성공을 거두었음을 입증한다.

 

역사를 탐구하는 방법, 즉 과거의 이야기를 완벽하게 재구성 한다는 불가능한 일을 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는 더 많은 사실들을 한없이 계속 추가하는 것이다. 분지계통학은 실제 계통을 재구성하려고 시도하는 대신에 분지도를 그린다. 분지도는 동물의 형질을 토대로 종들이 어떤 순서로 갈라졌는지를 그린 것이다. 가지가 갈라진 곳이 새 형질을 확득한 지점이다.  우리는 인간이 어류가 아니라, 돼지와 더 가까워 보이는 분지도를 쉽게 그릴수 있다. 그렇다고 그 분지도가 인류가 돼지로부터 나왔다거나, 돼지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인간과 더 가깝다는 의미를 지닌 것은 아니다.  그런 분지도는 공유형질들을 토대로 그린 것이다. 즉 돼지와 우리가 따뜻한 피, 사지, 귀의 구조, 새끼를 낳고 젖을 먹이는 등의 특징들을 공유 한다는 것을 근거로 삼는다. 이런 형질들 인간과 돼지가 한 분지군에 속한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우리는 그 분지군을 포유류라고 한다. 우리는 박쥐와 새에게 날개가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박쥐는 조류가 아니라 포유류이다. 우리는 박쥐가 조류보다 포유류와 공통의 형질들을 더 많이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본다.  우리의 상식은 박쥐가 털 달린 조류가 아니라, 날아다니는 포유류라고 말한다.

 

 

'생명, 40억년의 비밀( 리처드 포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대한 대륙(1)  (0) 2013.03.05
조용한 숲 시끄러운 바다  (0) 2013.03.04
뭍으로(1)  (0) 2013.02.26
풍요로운 바다(2)  (0) 2013.02.25
풍요로운 바다(1)  (0) 2013.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