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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게 늙고 싶다.(소노 아야코 지

노인의 자립

나이가 들어가면 누군가 모든 것을 해주는 것이 당연하고 나에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사람은 누가 씻겨 주었는데 나는 내가 직접 씻었다면, 이건 내가 손해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타고난 성품이 악착스럽습니다. 그 본능을 행동으로 옮긴다면 동물이나 다름없습니다. 사양은 인간의 본능을 제어하는 힘 입니다. 10명이 있다면, 10분의1은 당연히 내 몫입니다. 여기서 10분의1은 나의 권리입니다. 이때 '나의 권리의 절반만 있으면 됩니다, 나머지는 다른 사람에게 주시오' 라고 하는게 '사양'입니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손해볼 줄 아는 기력과 체력을 유지해야 하며, 이것이 노년생활의 목표가 되어야 마땅합니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나 자신도 훗날 머리가 쇠해지면 욕심꾸러기 노인이 되겠지만 말입니다.

 

독서에는 자유가 주어지고 주관적입니다. 같은 책을 읽어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입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 표현이 풍요로워집니다. 만화와 인터넷 정보만으로 지적인 사람이 되지 못합니다.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보다 책을 읽고, 스스로 생각해서 이끌어낸 감상이 인생의 의문에 보다 독창적인 대답을 내놓습니다. 언어가 빈곤해지는 또다른 원인은 작문교육의 부재입니다. 자기 마음속 생각과 느낌을 글로 옮기는 기술이 없는 사람은 표현이 풍요롭지 못합니다.  '이게 나다'라는 확고한 자기관도 형성되지 못합니다. 요즘은 편지를 쓰는 사람도 매우 적습니다. 예전에는 인간적인 교류를 편지로 했습니다. 감사의 편지를 쓰고 안부를 묻고 자기생활을 전하고.... 요즘은 읽지 않고 쓰지 않아서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언어구사도 서투르기만 합니다.

 

재산이란 인생에서 겪은 체험의 양이 아닐까요? 젊은시절부터 난관에 부딪혀가며 도망가지 않고 싸우면서 괴로워하고, 울고, 슬퍼하는 사람이 훗날 좋은 노인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나이를 먹음에 따라 자립은 더욱 중차대한 가치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자립이란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며, 자신의 지혜로 생을 꾸려간다는 의미입니다. 내 힘으로 살고자 하는 열망입니다. 생활을 영위하는 주체는 어디까지나 자기 자신입니다. 사자나 기린 같은 동물은 모두 스스로 먹이를 구해 살아갑니다. 인간도 그것이 기본입니다. 

 

스스로 음식을 사러가든 아는 사람에게 부탁하여 구하든 자기 손으로 생활을 꾸려야 하는 의무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강하게 살아가야 합니다. 이를 꽉 깨물고서라도 내가 해야 할 일은 직접해야 합니다. 자신이 일상을 직접 하는 것은 젊은 사람들로부터의 학대도 아니고, 늙어서 처참한 꼴을 겪는 것도 아닙니다.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주어진 공통의 운명일 뿐입니다그때 그때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됩니다다. 자립의 능력을 갖추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람은 그때그때의 운명을 받아들이며 살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운명이라는 틀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길 밖에 없습니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할수 없다는 현실에 안주하면, 시간은 더욱 고통스러워질 뿐입니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나를 파악하고 판단해야 합니다.

 

잘할 필요도 없고 빨리 할 필요도 없습니다. 어떤 때, 애정이란 도움의 손을 내밀기보다는 곁에서 지켜봐 주는 것입니다. 누가 대신해주더라도 별로 행복하지도 않습니다. 이 세상에 '자립'이라는 긍지만큼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힘은 없기 때문입니다. 노인을 살아가게 하는 것은 '자립'입니다. 능력이 약해지면 생활을 줄여야 합니다. 나이들어 기운도 약해지고 머리도 둔해지면, 기본적인 생활을 조금씩 줄여 나가는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누구에게 도움을 바라고, 할 일이든 뭐든 욕심을 부려서는 안됩니다. 혼자 사는 사람일수록 애정을 표현할 대상이 가까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화단을 가꾸거나 개를 기르는 노인이 많은 것입니다.  그러나 자기 힘만으로 화단이나 개를 기르지 못할 경우 그만두거나 비용을 지불할 각오를 해야 합니다. 자기 힘으로 어떤 일을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다른 사람의 친절을 기대하기보다는 비용을 지불하는 편이 낫습니다.

 

공짜로 다른 사람에게 내가 할 일을 부탁해서는 안됩니다. 타인에게 뭔가 얻고 싶다면, 그에 따른 댓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자립의 마음가짐이 정신의 젊음을 유지해 주는 중요한 요소라 생각합니다따라서 그 누구를 위해서도 아닌 자신을 위한 태도라고 하겠습니다. 자립은 일반적으로 경제적, 육체적 자립을 의미합니다. 노년은 중년, 장년때와는 생활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인식할때, 자율이 시작됩니다. 나이를 먹다 보면. 자기과잉 보호형과 자기과신형 둘 중 하나를 선택하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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