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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코그니토(INCOGNITO): 데이비드 이

라이벌로 이루어진 팀, 뇌(1)

.“.......... 나는 내 자신을 반박할 수 있을까? 물론 그럴수 있지, 그것도 아주 잘..., 나는 크고, 내 안에는 아주 많은 군중이 있으니까........“  월트 휘트먼의 詩 Song of Myself에서.

 

탈무드에 이런 말이 있다. “ 와인이 들어오고, 비밀이 나간다.” 그리고 이런 말도 있다. “ 사람은 세번 비밀이 드러난다. 술에, 돈에, 분노에” 우리는 누구나 술에 취하면 멍청한 말이나 행동을 한다. 사람들의 내면에는 인간의 본성에 진실된 면과 거짓된 면이 다 존재한다. 그리고 인간은 단 하나의 진실된 목적을 갖고 있으며, 나머지는 모두 장식이나 회피, 위장에 불과하다. 인공지능학자 마빈 민스키는 인간의 마음을 정의 하면서  '서버 에이전트들이 기계처럼 연결된 거대한 총합'이라 정의했다. 무수히 많은 일꾼들이 모여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회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각각의 에이전트는 지극히 단순한 일만 처리할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에이전트들을 모아 사회를 만들면 이는 특정한 지능을 만들어낸다. 공장에 비유하면 각각의 조립 라인은 한 가지 생산을 위한 특화된 것이다. 정부의 운영방식도 마찬가지다. 일을 적절히 배분할줄 아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각각의 각료는 한두가지 특정 업무를 맡고 있다. 그리고 문재를 해결하려는 전문가들의 경쟁이다.

 

인간의 뇌는 구성원들의 갈등으로 운영된다. 민주주의 국가의 각당들은 같은 이슈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갖는다. 그들의 국가라는 배의 조종을 놓고 투쟁을 벌인다. 휘트먼의 말처럼 우'리는 거대한 존재이며, 그 안에는 군중이 숨어 있다'. 인간의 뇌든, 쥐의 뇌든, 뇌는 충돌하는 부분으로 만들어진 기계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부분으로 만들어져있다. 배심원제도에서 배심원들은 서로 논쟁하고 , 설득하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공감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하나의 과정을 내놓는다. 인간의 작은 신경집단들이 원하는 공통된 이익은 '유기체의 번영과 생존' 이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모두 국가를 사랑하지만 운영전략이 다른 것처럼, 뇌에도 저마다 다른 해결책을 내세우는 여러진영이 존재한다. 

 

인간의 뇌는 2개의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빠르고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이며 다른 하나는 느리고 인지적이며 의식적이다.  첫번째시스템은 자동적, 직관적, 내면적, 충동적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반면 두번째는 인지적, 체계적, 외형적, 분석적, 심사숙고적이다. 이 두 시스템은 화합하지 않고 항상 서로 다툰다. 이렇게 두가지 시스템으로 분류할 수도 있고, 프로이드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이드(본능), 에고(자아), 슈퍼에고(초자아) 로도 나눌 수 있다. 그리고 미국 신경학자 폴 맥린처럼 뇌를 진하의 단계별로 파충류의 뇌(생존의 행동에 개입), 정서에 개입하는 변연계, 고차원적 사고를 하는 신피질로 구성되어 있을 수도 있다. 이성시스템과 정서시스템으로 표현하는 것이 뇌에서 벌어지는 경쟁의 핵심을 잘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성시스템은 외부 세상을 분석하는데, 신경을 쓰는 시스템이다. 반면 정서시스템은 내부상태를 모니터 하고 상황이 좋은지 나쁜지를 결정한다. 이성적 인지가 외부사건들을 포함한다면, 정서는 내면상황을 포함한다. 행동이라는 단독출력을 놓고, 신경계들이 서로 경쟁을 벌일때 정서는 의사결정을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어느 것이 맞고 틀리고는 없다. 뇌 입장에서는 라이벌들로된 팀을 꾸려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일찍이 이런 지혜를 깨달은 고대 그리스인들은 알기 쉬운 비유를 했다. “당신은 2마리 말이 끄는 전차를 몰고 있다. 흰색말들은 이성이고, 검은 말들은 열정이다. 흰색 말들은 항상 도로 한쪽으로 당신을 끌고가려 하고, 검은 말들은 그 반대쪽으로 당신을 끌고가려 한다. 당신의 임무는 말의 고삐를 꽉잡고 도로 한 가운데로 무사히 가게끔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눈앞의 만족을 뿌리치기가 쉽지않다. 지금 당장 얻을수 있는 만족에는 항상 더 높은 가치를 지니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가까운 미래의 보상을 높개 평가하는 반면, 아주 먼 미래의 보상은 비슷비슷한 것으로 여긴다.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은 뇌가 미래의 수장 자리를 위협받을지라도, 지금 당장 매력적인 여인과 함께하는 쾌락에 빠졌다. 흔히 말하는 덕이 높은 사람이 유혹을 받지 않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그러한 유혹에 굳건히 저항할 수 있는 사람이다. 말하자면 뇌에서 벌어지는 신경상의 투쟁이 즉각적인 만족으로 끝나지 않는 사람인 셈이다. 충동은 무시 못할 파괴력을 가진 것이므로 우리는 그것을 이겨낸 사람을 높게 평가한다.  당신의 일부 뇌는 포도당을 원한다. 다른 부분은 다이어트를 떠올린다. 어떤 부분을 단기적인 이득을 생각하고, 다른 부분은 장기적인 전략을 내다보는 것이다. 감정이 분쟁에서 승리를 거두어 결국 당신은 케이크를 먹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아예 거래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당신은 케이크를 먹는 대신 내일 다시 헬스장을 가기로 결심한다. 이때 누가 누구와 햡상을 한걸까? 협상의 당사자는 모두 당신이다. 철학자들은 미래의 당신을 구속하기 위해 현재의 당신이 자유롭게 내린 결정을 ‘율리시스 계약’이라고 부른다.

 

우리의 뇌가 라이벌로 이루어진 팀이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뇌를 이성시스템과 정서시스템으로 나누었다. 하지만 경쟁하는 부분이 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경쟁하는 팀의 일부분일 뿐이다. 또다른 뇌에서 경쟁하는 것은 좌뇌와 우뇌이다.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을 자르게 된 사람이 정상적으로 사건을 기억하고, 새로운 사실을 배울 수 있었다. 더불어 사랑하고, 웃고, 춤추고 즐길수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마치 하나의 뇌에만 정보가 전달되는 것처럼 한쪽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데, 다른 한쪽은 그렇지 못했다. 마치 2개의 독립적인 뇌를 가진 사람처럼 말이다. 정상적인 뇌를 가진 사람이 할 수 없는 한 손으로 원을 그리고, 다른 손으로 삼각형을 그릴수 있었다. 우뇌는 왼손을 통제하고, 좌뇌는 오른손을 통제한다. 사과라는 단어가 좌뇌에 보이고, 연필이라는 글자가 우뇌에 보인다고 가정해 보자.  뇌분할 환자에게 방금 본 물건을 잡으라고 한다면, 오른손은 사과를 잡고 왼손은 연필을 집으려 한다. 두뇌가 분리되어 각자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두 정당을 생각해 보자. 공화당과 민주당 가운데 한쪽이 사라져도 남은 쪽이 국가를 운영할 수 있지 않은가?  운영방식은 달라지겠지만, 어쨌든 국가는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