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는 목적이 있다(2)

왜 나이든 이성보다 젊은 이성에게 끌릴까? 우리의 뇌는 이러한 외모를 포착하게끔 만들어져 있다. 그러한 사람들은 좀더 매력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많은 인기를 누리고, 더 빨리 승진하고 더 큰 성공을 거둔다. 하지만 매력적이라는 감정은 외적인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다. 이는 종족번성이라는 생물학적인 목적을 가진 신경소프트웨어에서 보내는 신호의 결과일 뿐이다. 여자들의 도톰한 입술, 둥근 엉덩이와 가는 허리가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남자의 경우에는 단단한 턱과 수염, 넓은 가슴이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뇌에 깊이 새겨져 있기 때문에, 미에 대한 사람의 관점은 크게 차이가 없다. 

 

젊은 여자에게 끌리는 것은 뇌회로가 번식이라는 분명한 임무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의식은 꼭 필요한 '매력적이라 쫓아간다'는 헤드라인에만 집중한다. 흔히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시각적인 것에 끌린다고 하지만 여자들도 성숙한 남성성을 드러내는 매력적인 외모에 민감하다. 흥미로운 것은 여자들이 선호하는 남성의 외모가 시기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배란기에는 남성적인 남상에게 끌리지만 배란기가 아닐 때는 좀 더 사교적이고, 배려하는 모습의 부드러운 남자를 선호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흘낏 본 이성을 훨씬 더 아름답다고 평가한다. 여자들보다 남자들에게서 이처럼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는데, 남자들이 아무래도 시각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이다. 왜 시각 시스템은 스쳐간 작은 정보만으로 같은 사람을 더 아름답다고 생각할까? 이는 번식욕구 때문이다. 만일 당신이 잠시 스쳐간 못생긴 사람을 아름답다고 믿었다해도 다시 돌아가 확인만하면 될 것이다. 잘못 판단해 놓쳐버리면 돌이킬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 일단 뇌가 미인이 스쳐지나갔다고 지각하는 것이다. 그 편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일년 내내 짝짓기를 한다. 공개적으로 특별한 신호를 보내는 대신 여자는 가임기의 절정에 달했을 때, 피부상태, 단단해지는 가슴 등 가장 아름다운 외모를 뽐낸다. 당신이 매력적인 외계인이나 그렇지 못한 외계인 혹은 매력적인 원숭이와 그렇지 못한 원숭이를 구별하기 힘들다. 당신이 속한 종내에서의 작은 차이는 당신의 뇌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한다. 기하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둘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는데 말이다. 우리가 이처럼 미세한 차이까지 알아차릴수 있는 것은 우리의 뇌가 배우자를 선택하고, 추구하는 임무를 완수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은 의식의 표면 아래서 움직인다. 우리는 그저 사랑이라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즐길뿐이다. 당신이 어머니에게 애착을 보이고, 다시 어머니가 당신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운좋은 것인지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소중한 유대감을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감정으로만 여긴다. 사랑이라는 낭만적인 감정이 종종 번식에서 비롯된 것처럼, 사회적인 애착 또한 화학적 신호로 이루어진 정교한 시스템에 의존한다. 모든 일에는 목적이 있는 셈이다.

 

바소프레신은 쾌락이나 욕망을 관장하는 측좌핵이라 불리는 뇌영역의 수용기와 연결되어 있으며, 상대 암컷에게서 쾌감을 얻는 호르몬이다. 놀랍게도 이 호르몬을 차단하면 부부사이 유대감이 사라진다. 바소프레신에 영향을 미치는 변이유전자 RS3334를 가진 남자들은 이 유전자가 없는 남자들에 비해 원만한 결혼생활을 유지하지 못하는 비율이 2배 정도 높다. 개인의 선택이나 환경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물론 대단히 중요하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각각 개개인이 다른 성향을 가진 채 세상에 발을 들여놓는다는 사실이다. 어떤 남자들은 유전적으로 한명의 배우자와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성향을 가진 데 반해, 일부 남자들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남녀가 사랑에 빠진 다음 절정에 이르는 기간이 약3년이라고 진화심리학자들은 말한다. 뇌가 보내는 내면의 신호, 보이지 않는 사랑의 묘약은 3년이 지나면 점차 줄어들기 시작한다. 인간은 아기를 양육해야 하는 일정기간이 끝나면, 성적 파트너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도록 미리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평균 4년 정도 이다. 그래서 결혼 4년 차에 이혼하는 부부가 가장 많다고 한다.

 

사랑의 묘약은 자녀의 생존이 확실해질때까지 부부가 함께 지내기 위한 효율적 기제일 뿐이다. 우리가 아기들의 눈과 얼굴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는 단순히 귀여워서가 아니라, 진화적 이유 때문에 아기들을 그러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진화적 이유에 따르면 아기를 귀여워하지 않는 종은 존재할 수 없다. 자신의 새끼들을 애정을 갖고 키울수 없을테니 말이다. 인간이 아기를 귀엽게 여길수 밖에 없는 정신적 움벨트를 가졌기에 다음 세대를 짊어질 아기들을 성공적으로 길러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