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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위로( 앤서니 스토 지음, 이

사는 게 즐겁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비밀

혼자있는 능력은 귀중한 자원이다. 혼자있을 때 사람들은 내면 가장 깊은 곳의 느낌과 접촉하고, 상실을 받아들이고 생각을 정리하고 태도를 바꾼다. 인간은 주로 학습과 세대에서 세대로 전해지는 문화에 따라 행동한다. 상대적으로 동물보다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한다. 아기들은 안전하게 생존하기 위해 일정 수의 정해진 반응을 타고 난다. 하지만 인간행동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대부분 행동이 학습된 것이며, 태어날 때부터 결정된 것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인간은 적도에서 극지방에 이르기까지 어떤 극단적인 기후 조건에서도 그리고 필요한 것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 곳에서도 생존이 가능하다. 인간이 거둔 엄청난 성공은 불만에서 비롯된다. 그 불만 때문에 인간은 상상력을 발휘한다. 물론 아직 세상 곳곳에는 수세기 동안 전통적 생활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작은 공동체들이 지금도 존재한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런 집단은 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미리 정해진 행동 형태에 따라 행동하는 동물처럼, 그들 역시 서구문명의 영향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승리는 언제나 불만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몫이다. 이해할 수 없는 영역까지 닿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인간다운 모습도 잃게 된다.

 

위니콧에 따르면 어린아이들이 처음 외부의 대상에 애착을 보이는 나이는 다양하며, 태어난지 넉달만에도 그럴 수 있다고 한다. 처음에 아이들은 위안을 주는 물건으로 자신의 엄지손가락이나 주먹을 사용한다. 그러다 나중에는 담요, 냅킨, 손수건 등을 사용한다. 특별한 담요나 깃털이불 더 나이가 들면 인형이 아이에게 아주 중요한 물건이 되는데 잠자리에 들 때 그렇다. 이런 물건은 불안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엄마의 가슴을 대신하거나 확실한 애착인물인 엄마를 대신헤 위안을 주는 물건인 것이다. 그런 물건을 과도기적 대상이라 하는데, 아이가 과도기적 대상에 지지와 사랑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물건을 사용하는 것뿐이다. 그런 지지와 사랑을 줄 수 있으려면, 아이는 실제로 지지와 사랑을 받아보았어야 한다. 아이가 엄마를 적어도 부분적으로라도 좋은 대상으로 받아들여야만 지지나 사랑을 과도기적 대상에 투사할 수 있다.

 

인간의 본성에는 두가지 서로 다른 충동이 존재한다. 다른 사람들과 친밀하게 지내려는 충동과 독립적이고 자주적으로 되려는 충동이다. 과도기적 대상에 보이는 관심이 바로 독립적이고자 하는 충동의 첫번째 표시가 아닐까? 왜냐하면 그런 대상들을 사용한다는 것은 아이가 적어도 일시적으로는 엄마에게 매달리지 않고도 지낼수 있음을 입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과도기적 대상의 사용은 혼자 있는 능력과 상상력의 발달 모두와 연결된다. 또한 과도기적 대상의 존재는 사람은 인간관계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이외의 것에도 끌린다. 창의적인 세상에는 예외없이 놀이의 요소가 있는 듯하다. 놀이의 요소가 사라질때 즐거움도 함께 사라지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수 있다는 느낌 또한 사라진다. 자신의 내면세계만을 강조하면서 외부현실을 무시하는 사람이 있다. 사람들은 그런 사람을 미쳤다고한다. 반면에 외부현실에 지나치게 순종하면서 자신의 내면세계를 억압하는 사람도 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외부세계를 자신이 주체적으로 뭔가를 성취할 수 있는 곳이 아닌 오직 적응해야 하는 곳으로만 여긴다면, 그의 개인성은 사라지며 삶은 무의미해지고 무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