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는 서로 이해하게 하지만, 천재를 만드는 것은 고독이다. 온전한 작품은 한사람의 예술가가 혼자는 하는 작업으로 탄생한다. ( 영국 역사가, 에드워드 기번)
현대이론 특히 정신분석학파가 주장하는 이론에서는 인간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야 하며 다른 사람의 애정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존재라고 한다. 일반인들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밀한 인간관계를 행복의 중요 요소로 손꼽는다. 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이러한 통념은 말 그대로 통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창의적인 사람이 고독을 즐긴다는 사실이 그들이 다른 이들과 가까운 관계를 맺는데 무능하는 증거가 되는 것일까? 기번이 누구나 부러워할 정도로 행복하고, 행복하게 살았다. “ 대다수 사람의 운명을 생각해 불 때, 내가 인생의 제비뽑기에서 아주 좋은 폐를 뽑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나는 쾌활한 기질, 적당한 감수성. 활동보다는 고요를 좋아하는 성격을 타고났다. 해로운 욕구나 습관은 철학이나 시간이 바로 잡아주었던 것 같다. 학문에 대한 사랑, 삶을 즐기며, 새로운 활력을 얻는 열정 덕에 내게 걸맞는 즐거움의 요소가 매일, 매시간 끊임없이 솟아난다” 기번은 '로마 제국 쇠망사'라는 대작을 완성하기 위해서 혼자 연구하고 글을 썼다. 기번은 많은 사람과 우정을 쌓았지만, 자아존중감과 즐거움을 얻은 것은 주로 일에서였다.
인간관계 이외의 것에서 삶의 중요한 가치를 찾는 것은 유명한 예술가나, 철학자, 과학자들만은 아니다. 애완동물을 기르거나 정원 가꾸는 일 등에 흥미를 갖는 것도 행복을 얻는데 큰 역할을 한다. 만족스러운 인간관계를 맺었든, 맺지 읺았든 이렇게 다른 대상에 열정과 흥미를 쏟으면서, 그야말로 삶을 가치있게 만든 사람들은 많다. 오늘날 우리는 인간관계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둔다. 사실 인간관계와 행복의 연결고리는 매우 허약하다. 제대로된 인간관계를 맺는다면 삶이 더할 나위없이 행복한 것이고, 행복하지 못하다면 그 인간관계는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물론 사랑과 우정은 삶을 가치있게 만드는 중요한 부분이지만 행복의 유일한 요소는 아니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우리 인간은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이외의 것에도 끌리며, 이런 인간조건의 특징이야말로 삶에 적응하는데 귀중하고, 중요한 부분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우리는 번식, 그러니까 우리 자신은 언젠가는 사라질지라도 유전자는 영원하게 생존하게 하는 생물학적 기능을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에서 다른 동물들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중요한 번식기간이 지나서도 여전히 지속되는 삶 또한 가치가 있다. 이 시기에 이르면 인간관계 이외의 것을 향한 흥미와 관심이 더 큰 의미를 가진다.
배우자도 아이도 없는 사람들이 정서적으로 편협해질수 있듯, 배우자와 가족 말고는 무엇에도 흥미가 없는 사람 역시 편협하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이 혼자 있을 때, 그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과정은 그가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할 때 일어나는 일만큼이나 중요한 듯하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전체 수명의 3분의1정도를 잠이라는 고립된 상태에서 보낸다. 사람은 한 평생을 살면서 전혀 다른 두 가지의 충동을 느낀다. 다른 이들을 사귀고 사랑을 나누는 등 어떤 방식으로는 다른 이들과 가까이 지내고 싶다는 충동이 그 한 가지이고, 또 한 가지는 독립적이고 개별적이며 독자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충동이다. 자신의 마음 속에서 진행되는 과정에 몰두하는 수많은 작곡가, 작가, 화가들은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일 없이 자기 위주의 삶을 살았다. 그들에게 가장 의미있는 순간은 새로운 통찰을 얻는 순간, 다시말해 새로운 발견을 하는 순간이다.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라 해도 대개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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