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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재발견 (하르트무트 라데볼트

노년 인생은 더 좋아질 수 있다

오늘날 60대의 기대수명은 20-25년에 달하며, 계속 늘어나고 있다. 자신의 나이듦과 대면한다는 것은 나이가 들어가는 세월동안의 발달과 변화 가능성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에 대해 두가지 생각이 지배적이다. 첫째 청년기 이후에는 발달이 중단된다. 둘째 나이 들어가는 것은 더 명철해지고 지혜로워지는 일이거나, 반대로, 정신적 신체적 감퇴가 진행되는 일이다.

 

첫 번째 모델에 따르면 인생의 절정은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으로 인생의 중반기에 있다. 청소년기의 혈기왕성하고 거칠고 자제력 없는 태도는 이미 사라지고, 나이든 사람들의 우유부단함과 소심한과 약함이 아직 나타나지 않는 나이가 인생의 절정기다. 마흔부터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리막 길을 걷는다고 본다. 그러나 자신의 인생이 내리막 길을 걷다가 결국 노쇠하여 도움과 돌봄 없이는 살지 못할거라고 말하는 것이, 중년이 자기를 이해하는데 어떤 의미가 있을까?

 

두 번째 모델에 따르면 인간은 신체능력이 감퇴함에도 불구하고 경험이 축적되면 더 지혜로워진다. 나이든 사람중 지혜롭다고 부를 수 있는 인격을 가진 사람은 극소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나이를 더해 갈수록 더 신중하고 사려깊은 사람이 된다는 표상은 나이드는 것에 대한 내적 보상심리와 위로로 만들어진 듯하다. 선악을 초월하고 충동이나 충동적 욕구로 인해 갈등하지 않으며, 삶에서 얻은 지혜 덕분에 나이 들어가면서 나타나는 단점들을 상쇄하고, 사회에서 인정 받을수 있다는 생각말이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인간이 어떻게 발달하는지를 알고 있다. 우선 성인이 될 때까지는 계속 상승하는 발달이다. 유전적이고 신체적인 발달이며,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발달이고, 정신적, 사회적 영향에 기초한다. 이런 요인은 협력하고 서로 영향을 준다. 미국의의 발달 심리학자 E.H. 에릭슨이 인생의 각 단계는 모든 인간에게 전형적인 삶의 과제가 주어진다가 말한다. 우리가 이런 과제를 잘 극복하면 새로운 정신적 사회적 견고함을 얻게 되고, 그로써 다음 발달 과제에 탄탄하고 안정감 게 임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  그러므로 발달과제에 제때, 의식적으로 접근하여 과제들을 처리하고 만족스럽게 해결 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자신과 가족과의 갈등을 일으키는 동시에 심리적/ 사회적 발달은 신뢰를 얻고, 독립성을 얻고, 의지를 관철시키고, 능력을 발휘한다. 이런 갈등을 통해서 가족이라는 테두리안에서 차츰 정체성이 확립된다. 젊은 성인기부터는 각각의 발달단계에 임하는 시점이 점점 더 사회적 기대와 규범에 좌우된다. 우선 학교 다니는 기간이 정해지고, 직업교육을 받아서 직업활동을 하고,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는 것도 그렇게 정해진다. 노년기로 접어드는 시기 역시 은퇴를 통해 사회적으로 정해진다. 그 이후부터는 건강상태 및 기존의 질병과 그 후유증, 교양수준과 물질적 조건이 중요하다. 이런 조건에 따라 당면한 발달과제에 착수하기가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다.

 

해결되지 못한 발달과제는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장기간 미뤄왔거나, 전혀 긴박함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발달과제에 임한다는 것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부담스러워하거나 종종 아주 고통스러워 하기도 한다. 직업 종사자들 중에는 내적, 외적으로 제때 은퇴를 준비하고, 새로운 관심과 활동을 추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사회계층을 막론하고 마찬가지다.  노년은 더욱 변화를 두려워 한다. 노화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제약은 변화 기회를 감소시킨다. 하여야할 발달과제를 미루게 되면, 행복한 삶을 누릴수 있는 세월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또 늙어가면서 하나 둘 가까운 사람을 잃어버리는 것은 운명이 부과하는 상실이다. 이런 상실과 감정을 처리하는 것도 나이든 사람에게 주어진 발달과제이다.

 

성공적인 노화에 대한 지배적 이론 한가지는 '쉬면 녹슨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나이든 사람들도 활동을 계속 해야 뭔가를 이룰수 있고, 다른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사람만이 행복하고 만족스럽다는 생각을 반영한 말이다. 이에 따르면 더 이상 쓸모가 없고, 사회에서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불행하고 불만족스러운 것이다. 이 이론이 '활동이론'이다.  그 반대로' 분리이론'은 노년은 활동적인 세계에서 내적 외적으로 물러나 죽음을 준비하는 의미있고, 만족스러운 노년을 보내는 것을 말하며, 사회적 접촉을 제한하므로서 사회적 분리를 요구한다. 내외적 삶의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중년에서 노년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잘넘어가는 비결이라고 보는 이론이 '지속성 이론'이다. 오늘날에는 '사회교환이론'이 성공적인 노년과제로 떠올랐다. 사회교환이론은 주변이 필요로 하는 것과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것, 또는 개인적인 재능과 능력이 일치하는 활동을 물색하는 것이다. 어떤 이론이든 만족스러운 노년 생활을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자신만의 목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고 필수적이다.

 

다음은 목표를 정하는데 고려할 사항이다.

* 가능하면 오랫동안 자립적으로 살기

* 자신의 상황과 인간관계를 가능하면, 만족스럽게 형상화하기

* 필요한 경우 도움을 청하고, 받아들이기

 

가능하면 오랫동안 자립적인 삶을 영위한다는 목표는, 가능하면 사회에 짊이 되지 않으며 도움이나 뒷받침, 돌봄이나 부양이 필요없는 상태로 살면서 부득이한 경우 도움을 청하고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앞으로 전게될 고령사회가 얼마나 다채로운 모습일지 우리는 지금까지 경험한 바도 없고 따를만한 모델도 없다. 다음 세대는 우리 세대가 이런 나이드는, 긴 세월을 혼자 혹은 부부가 함께 어떻게 살아내고, 어떻게 지낼지 호기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그들의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