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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서학당 仁棲學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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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마지막 소명* 인서야! 앞으로 할아버지의 남은 삶에서 해야 할 소명은,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과 공부해온 것을 정리해서 우리 인서 삶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기록을 남기는 것이란다. 너무 복잡하고, 눈이 핑핑 돌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현대인은 눈앞의 현실을 살아가기에 급급하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생각할 여유가 없단다. 할아버지는 성공한 기업가도, 사회에 업적을 남기지도, 사회적 지위도, 명성도 얻지 못했지만,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삶의 성찰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너에게 해주고 싶다. 이러한 기록들은 내가 만일 다시 태어난다면, 나는 이렇게 살고 싶다는 바램이고, 내가 그렇게 살아오지 못한 내 삶의 반성이기도 하다. 물론 앞으로 네가..
인간은 공부를 통해 생존한다. 인서가 태어난지 6개월이 되었네. 요즘은 너는 배고프면 울고, 먹고 자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조금씩 세상에 관심을 갖고, 소리를 듣고, 보고, 맛보고, 느끼고 있는 것 같구나. 무엇을 뚫어지게 바라볼 때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고, 신기하고 예쁘구나! 이러한 너의 행동은 모든 생명들이 그러하듯이 생물학적 본능이겠지. 그렇지만 너는 아직 자신의 존재 자체를 인식하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 3-4개월 후면 아마 너는 ‘나’란 존재를 세상과 구분할 줄 알게 되겠지. 모든 생명들은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기 위해 자연이 주는 생존도구를 가지고 태어난다. 새들은 하늘을 나는 날개를 , 호랑이는 날카로운 이빨과 힘을, 치타는 빠른 다리를.... 인간이 이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갖고 태어나는 생존수단은 지능이다. 지..
인간에게 공부가 삶의 도구다. 仁棲야! 너의 탄생은 우리 가족 모두에게 최고의 축복이었고, 최고의 선물이고, 행복이었다. 네 존재 그 자체로 삶의 의미가 되었고, 즐거움이 되었다.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 복잡하고, 혼돈스럽고, 불확실한 세상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걱정스럽고, 불안한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는 않겠지만, 네가 좋은 환경에 살면서 내가 좋은 할애비로서, 어른으로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내가 네 아빠를 키우면서 지나온 세월을 생각하면 제대로 신경써주지 못해 미안하고, 또 미안하단다. 그때는 아기가 태어나서 시간이 지나면 학교를 가고, 학교에서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부모는그냥 돈 벌어서 먹여주고, 입혀주고, 학교에 보내면, 그것으로 역할을 다하..
인서仁棲 손자 이름을 인서仁棲라고 지었다. 인서仁棲는 ‘仁이 내재화 되어있는, 품고 있는 (棲) 사람’이라는 뜻이다. 仁이란 공자 가르침에서 핵심이 되는 단어다. 仁이란 한마디로 뭐라 말하기는 어렵다. 굳이 이야기 하자면 사람의 씨앗이 되는 인성이다. 인간은 그 씨앗이 무엇과 소통하느냐에 따라 무엇이 된다. ‘교감, 소통’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인간이 잘 살아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세상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능력이다. 사람과 소통할 줄 알아야 함께 살아갈 수 있고, 생물과 소통하여 생물학자가 되고, 수학과 소통하여 수학자가 될 수 있다. 음악과 통할수 있어야 음악가가 될 수 있다. 이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세상과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제대로 세상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