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이번 겨울은 춥지가 않다. 그냥 마음이 많이 추울 뿐이다. 5년전 덕유산 종주할 때의 사진이다. 겨울바람을 온 몸으로 맞는 그 기분을 언제 다시 느껴보겠는가? 몇년 전만 해도 몸관리만 잘 하면 70까지는 산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이제 지리산, 설악산은 물론 덕유산 종주도 힘들 것만 같다. 나도 결국 이렇게 되고 마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세상을 해석적으로, 합리적으로, 이성적으로 바라본다. 나의 일이 아닌, 나와 관계없는 일에 대해서는 그렇다. 인간은 모두 세월가면 늙는거고, 나이들면 병들고, 죽는 거고, 재난이나 사고를 당한 사람에게는 인생은 그런 거라고, 원래 운명이 그런거라고 한다. 아주 쿨하게 대한다.
세상을 보는 시각이 쿨하다는 것, 해석적이고, 이성적이라는 것은 냉정하다는 것이다. 기뻐도 기뻐할 줄 모르고, 슬퍼도 슬퍼할 줄 모른다. 타인에 대해, 세상에 대해 감성적으로 느끼지 못하다는 것이다. 세상이 나와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그 일이 나에게 닥치면, 쿨하게 대처하기 힘들다. 그때 내 주위에 아무도 없다. 모두들, 가족까지도 쿨하게 나를 바라볼 것이다. 톨스토이 소설 주인공인 이반 일리치가 느낀 것처럼 "죽어가는 병의 고통보다 아무도 그 고통을 공감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욱 고통스러울 것이다.
'차나 한잔 들고가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 (0) | 2021.05.20 |
---|---|
이제 나의 소명은 (0) | 2021.05.20 |
신앙 (0) | 2021.05.18 |
가치있는 삶 (0) | 2021.05.18 |
좋은 삶 (0) | 2021.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