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가족과 충분한 시간을 보낼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어한다. 자신의 가치를 최대화 하기 위해 중점적으로 개발해야 할 능력과 갈고 닦을 커리어 경로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한다. 지난 20년동안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보편적인 근무방식, 9시 출근해서 5시에 퇴근하고 회사 정책에 순응해 잘 아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주말에는 쉬는 시간이 모두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실체가 불분명해 이해하거나 파악하기가 훨씬 어려운 것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2025년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아침 10시에 어떤 업무를 하고 있을까? 점심시간에는 누구를 만나고 있을까? 어떤 업무를 수행하고 있을까? 어떤 능력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을까? 나는 어디서 살고 있을까? 내 희망은 무엇일까? 언뜻 보면 아주 소소하고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다. 왜냐하면 이런 것을 통해 우리 생활이 뼈대를 갖추기 때문이다.
우리 일은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 그러니까 산업혁명이 시작되었을 때 이미 한차례 근본적인 변화를 겪었다. 앞으로 맞이하게 될 시대 역시 근본적인 변화를 겪을 것이다. 산업화 이전에는 쟁기질을 하든 양모를 잣든, 도자기를 빚든 노동은 대개 오랫동안 유지되고 발전해온 수작업 기술을 이용해 가내에서 이뤄지는 장인 활동이었다. 그러다가 18세기 후반 이후 제조업 발달로 장인의 생산 한계를 넘어가기 시작하면서 이런 수작업 기술에도 변화가 생겼다. 재화나 서비스 생산에서 혁신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발굴하거나, 기존의 에너지원을 완전히 새롭고 보다 효율적인 방식으로 생산과정에 적용할 때 발생한다. 노동의 진정한 변화는 에너지 변화와 함께 찾아온다. 가령 증기력은 초기 단계의 공장 시스템에 빠른 속도로 침투했다. 이러한 변화는 증기라는 새로운 에너지원에 새로운 기업가 정신과 혁신정신이 결합해 발생한 것이었다.
엔지니어 집단 등장은 실용과학의 전문화와 제도적인 혁신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그래서 노동은 더 엄격하게 획일화 되고 특화 되었다. 더불어 직장과 작업스케줄은 위계질서에 따라 보다 세분화 되었다. 엔지니어는 종업원들을 생산라인에 적절히 배치하기 위해 공장을 재설계했다. 노동자들은 자율성을 잃었고, 그들이 생산하는 부품처럼 언제라도 교체 가능한 존재로 전락했다. 우리가 물려받은 노동의 세계와 수십년 뒤 미래를 살펴보면, 이런 추이가 잠재적으로 역전될 가능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수직 구조와 일반적인 기술로 일을 하던 추이가 뒤집혀 수평적 협업과 전문화된 숙련기술을 중시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 분명한 사실은 지금 발생하는 변화의 규모는 과거에 벌어진 변화 만큼이나 거대하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직장생활을 통해 미래의 내 직장생활을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며, 내 직장생활을 통해 아들의 직장생활을 예측하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완전히 변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무엇이 변하지 않고 유지될 지를 파악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19세기 과거와의 단절을 이끈 동인은 석탄과 증기동력이었다. 오늘날의 변화는 하나의 힘이 아닌 다섯가지 힘이 결합되어 나타나는 결과다. 그것은 저탄소경제의 활성화, 급속한 기술발전, 세계화의 증가, 수명과 인구통계의 근본적인 변화 그리고 중대한 사회적 변화를 말한다. 이 다섯가지 요소는 우리가 일에서 당연시 해온 많은 것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산업혁명은 상품을 판매하는 거래시장을 만드는 것은 물론 인간의 뇌를 재편성해 소비욕구를 높이고, 부와 재산을 획득하게 이끌었다. 지금 우리 앞에 던져진 질문이 이것이다. '현재외 미래의 근로의식은 앞으로 다가올 기술과 세계화의 시대에 얼마나 많이 바뀔 것인가?' 오늘날의 변화는 재생가능 에너지에 입각한 새로운 산업, 인터넷 발전, 일에 대한 전혀 다른 사고방식 등과 과거와는 질적으로 차별화된 양상을 띠고 있다.
미래로 가는 시나리오를 만들 때 다섯가지 힘의 부정적인 측면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수동적인 미래 시나리오를 통해 우리는 인생의 한 부분에서 큰 성공을 거둔 사람이 중요한 문제 앞에서 긍정적인 행동을 취하지 못하고, 쉬운 길을 찾아가려는 것과 같이 수동적인 미래에서는 누구도 협력하거나 현상태를 바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반대로 다섯가지 힘을 적절히 활용한 좋은 결과를 만들어 갈 수도 있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협업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선택과 지혜가 발휘되며 더욱 균형 잡힌 업무방식을 창조한다. 우리에게는 이미 미래에 대한 심리지도가 있다. 그 지도는 지금까지 우리가 결정을 내리고 선택하도록 이끌어 왔다. 자신에게 던져야 할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내 심리지도는 올바른 것인가?' '나는 올바른 길 위에 서 있는가? ' 앞으로 20년 동안 의미 있고 가치있는 일을 계속하기 위해 우리는 다음 세가지를 고민해야 한다.
첫째 일반적인 능력이 중요할 것이라는 가정을 의심해야 한다.
잠재적으로 50억명이 웹클라우드에 접속하는 세상에서 평균 지식만을 갖춘 제너럴리스트는 환영받지 못한다. 대신 미래에는 이른바 유연한 전문능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미래에 어떤 자질과 능력이 더 가치있을지 이해하고, 이들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약간의 변형과 변화를 통해 다른 분야의 능력을 쌓을 수도 있다. 이는 갈수록 불확실해져 가는 세상에서 자신을 홍보하고 신뢰감을 쌓는데 핵심이 될 것이다.
둘째 개인주의와 경쟁이 성공적인 직장생활과 경력을 쌓기 위한 토대라는 가정에 의문을 던져야 한다. 파편화 및 고립이 날로 더해가는 세상에서는 상호연결, 협업, 네트워크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런 네트워크는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집단일 수도 있고, 아이디어의 원천이 되는 다양한 사람 들의 모임일 수도 있으며, 활력을 불어넣고 균형을 유지하도록 정신적 버팀목이 되어주는 따뜻한 인간관계일 수도 있다.
셋째 자신이 열망하는 일의 형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고소득과 노동시간만 따지는 진부한 생각을 고집할 것인가? 아니면 선택에 따른 이득과 손해를 진지하게 고민하며 생산성, 경험의 질, 균형적인 삶에 더 주목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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