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몸은 전적으로 인체의 발생 역사, 진화의 산물이다. 인체의 역사는 생명의 역사다. 생명의 역사는 거의 40억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인간은 조상들의 유산을 유전인자와 함께 몸 안에 지니고 있다. 부패해 가는 동물시체는 혐오감을 유발한다. 이를 보고 우리가 이유없이 입을 다물고 ,콧구멍을 좁히고, 몸을 돌린다. 그렇게 해야 병원체가 우리 몸에 들어올 위험이 적기 때문이다.사자를 보고 짓는 표정은 주의력 상승과 정보 수용력 개선, 신속한 대처를 가능하게 한다. 왜 우리는 단 것을 좋아하는가? 예로부터 당은 동물에게 에너지를 공급하는 물질이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왜 병이 나는가? 건강은 어떻게 유지되는가? 인체의 자연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인간의 몸은 자연선택의 결과다.
왜 우리 몸은 이렇게 생겼을까? 간단한 답은 우리의 유전체가 이렇게 생겼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게놈에는 인체 설계도가 들어있다. 게놈은 우리 몸의 메인프로세스 같은 것이기도 하다. 게놈은 환경과 떼려야 뗄수 없는 협연을 끊임없이 지속하면서, 우리 몸이 특정한 특성을 발전시키거나 잃도록 만든다. 사람의 게눔은 2만-2만 5천개의 유전자로 이루어져있다. 우리는 부모로부터 유전자를 물려 받았고, 우리 부모는 그들의 부모로 부터 물려받았다. 게놈의 두세트 , 즉 아버지의 세트와 어머니의 세트는 난자와 정자가 결합할 때마다 매번 새롭게 뒤섞인다. 새로 탄생한 혼합물은 태어난 아이의 유일무이한 유전적 장비를 형성한다. 유전자 변이는 우리 모두가 유일무이한 개체이도록해 줄 뿐 아니라, 한 종의 외형 및 내부에 장기간에 걸친 변화를 야기하기도 한다.
유전체에 관한 지식은 진화를 보다 잘 이해하는데 대단히 도움이 된다. 그러니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유전체뿐만이 아니다. 몸속에서 일어나는 과정을 이해하고, 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많은 행위자들과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간파해야 한다. 단백질, 물질대사 산물, 세포, 신체기관들의 협력, 외부영향이 긴밀히 연관되어 있고, 그 관계는 매우 복잡해서 완전히 이해하려면 아직도 멀었다. 단세포 생물로부터 사람으로의 변천은 작은 손상들과 복제오류 뿐만 아니라, 게놈 배아로 인해서도 유발된다. 진화의 결정적 메카니즘은 이른바 자연선택이다. 자연선택과정은 다음과 같다. 어떤 유전자 변이가 자신이 속한 개체가 발생과 기능을 더 원활이 하는데 성공한다. 이는 해당 환경에서 동종의 다른 개체들보다 성공적으로 번식한다는 뜻이다. 그러면 그 유전자 변이는 동일한 유전자의 다른 변이들에 비해 더 빈번히 유전된다. 어떤 유전자 변이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것들만 살아남고, 덜 유리한 나머지 변이들은 희귀해지거나 소멸한다.
환경조건이 변하면, 오랫동안 번식에 득이 되었던 변이가 해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그 변이는 몰락의 길로 들어서고, 세대를 거치면서 점차 희귀해진다. 사랑니가 옛날에는 매우 유용했다. 섬유질 많은 식물과 질긴 생고기는 현재의 음식물보다 훨씬 많이 씹어야 하기 때문이었지만, 두개골이 커져 입속 공간이 줄어들었고, 음식을 익혀 먹음으로써 사랑니가 필요 없게 되었다. 현재 살아있는 모든 사람은 약40억년전에 최초의 생명이 발생한 이래, 끊임없이 이어진 부모자식 대열의 마지막 구성원이다. 우리의 조상들과 선조들, 우리의 동물 조상들, 우리의 단세포 조상중 그 누구도 자손을 남기기 전에는 죽지 않았다. 무엇이 번식을 성공하게 하는가? 1단계로 동물은 생식능력이 생길 때까지 먹이를 충분히 구하고, 질병을 견뎌내고 포식자를 피해 달아나야 하고,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을 만큼 민첩해야 한다. 2단계로 생식능력이 생기면, 구애에 성공해야 한다. 이는 어떤 동물에게는 간단한 일이지만, 어떤 동물에게는 아주 힘든 일이다. 과거에 언젠가 생존했던 대부분의 동물은 멸종했다.
우리의 환경 대부분은 생동적이다. 결정적인 환경 요인중 하나는 우리의 경쟁 상대인 우리와 같은 종의 다른 많은 개체들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를 병들게 하거나 잡아먹거나 우리에게서 다양한 자원을 빼앗아가려고 하는 생물들이다. 삶은 경주일 뿐만 아니라 다종목 경기다. 가젤이 세대를 거치면서 점점 더 빨라진다면, 가젤을 잡아먹어야 하는 치타도 세대를 거치면서 점점 더 빨라진다. 그 결과 치타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포유동물로, 가젤은 두번째로 빠른 동물이 되었다. 사람들이 병원체에 감염되지 않으려고 항생제를 발명하며, 약이 시판되고 불과 몇 년 안에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내성있는 박테리아가 나타난다. 뒤지지 않으려면 갈수록 나아져야 한다. 어떤 생물도 변화하는 주변 환경에서 벗어닐 수 없다.
진화는 목표를 모른다. 경주가 곧 목표다. 끊임없이 변하는 목적을 위한 수단이다. 낙오하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가장 강력한 원동력은 서로 다른 종끼리의 경쟁이 아니라, 동종개체들간의 경쟁이다. 병원체들은 인간에 비해 세대교체 속도가 빨라서 변화하는 환경에 매우 빨리 적응할 수 있다는 엄청난 이점을 가지고 있다. 인간이라면 몇 천년이 걸릴 유전적 변화를 단 며칠, 몇주, 몇 년민에 해낼 수 있는 병원체에 대한 구제책은 유성생식이었다. 섹스는 약 10억년 전에 등장했고, 진화의 성공 모델임이 입증 되었다. 왜냐하면 미생물이 득실거리는 세상에서 동물들이 버텨내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색스 덕분이다. 짝짓기 때마다 아비와 어미의 유전자가 결합한다. 그럼으로써 매번 유일무이한 새 생명이 탄생한다. 병원체는 결정적인 약점을 알아차리면 하나의 개체만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전체 개체군을 죽음으로 몰고갈 수 있다. 반면에 유성생식하는 종은 끊임없이 변하는 유전적 장비를 갖춘, 유전적으로 매우 다양한 개체군과 개체를 형성한다. 인간은 다양성 덕분에 생존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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