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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남자란 고무줄 같다.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하고 있을 경우에 때로 그녀로부터 멀어지고자 하는 욕구를 느끼는데, 이것은 여자들에게 있어 무척 당혹스러운 일이다. 남자들의 이러한 충동은 본능적인 것일 뿐, 인위적인 결단이나 선택에 의한 행동이 아니다. 그냥 저절로 일어나는 일이다. 그의 탓도 아니고 여자 쪽에 잘못이 있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상대방에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도 남자는 그런 충동을 느낀다는데 있다. 한 여자를 사랑하던 남자가 갑자기 그녀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팽팽히 당겨진 고무줄 처럼 최대한 멀어졌다가 다시 돌아온다. 남자도 이해하여야 할 것은 멀어졌다가 제자리로 돌아온 남자에게 여자가 다시금 마음을 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관계회복을 위한 대화가 필요하다. 친밀감에 대한 욕구가 어느 정도 채워지면, 남자들은 자율과 독립을 갈망한다. 자연히 그는 감정적으로 멀어지게 되고 이러한 변화는 여자를 혼란속으로 몰아넣는다. 얼마만큼의 거리를 둠으로써 자율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면, 그는 또 다시 친밀한 관계를 그리워한다는 것을 그녀는 알지 못한다. 남자들에게 친밀감과 자율성에 대한 요구는 번갈아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여자가 어떤 문제에 대해 열의를 갖고 적극적으로 이야기해오면, 남자들은 그녀로부터 거리를 두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이것은 그녀의 적나라한 감정이 그를 더욱 끌어 당기고 친밀감을 깊게 하기 때문이며, 상대와 지나치게 밀착되었다고 느껴지면 남자는 자동적으로 뒤로 물러나기 때문이다. 남자가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고자 때는 대화를 하거나 친밀감을 보이려고 애쓰지 않는 편이 좋다. 그를 그냥 내버려 두라.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그는 자상하고 사랑 넘치는 사람이 되어 언제 그랬냐는듯이 돌아온다. 여자는 감정적으로 남자가 거리를 두려고 할 때, 감정적으로 그에게 더 밀착하려고 한다. 또 그의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애쓴다. 그의 아픔을 곧 자신의 아픔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그녀의 지나친 관심으로 그는 숨막힌다. 또 하나는 남자가 멀어지려고 할 때 처량하고 외로운 표정을 짓거나 고통스럽게 보이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그녀는 계속적으로 친밀감을 호소하고, 남자는 조종당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갖는다. 다른 방법으로는 상대의 비위를 맞추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의 수족처럼 시중을 들어주고 완벽하게 행동함으로써 그가 멀어질 구실을 없게하려 한다. 자존감을 내팽게치고, 그가 원하는 스타일이 되려고 노력한다. 혹시라도 남자가 멀어질까봐 두려워, 그가 싫어할 것 같은 행동을 삼가고 감정을 숨긴다.

 

그러다 남자가 돌아왔을 때 육체적으로 남자가 다시 그녀를 원할 때 그의 요구를 받아주지 않는다거나, 자신에게 소홀히 대한 그를 절대로 용서하지 않으면, 그녀를 기쁘게 하거나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 것도 없다. 그는 곧 무력감을 느끼고 포기해 버린다. 또는 그가 돌아왔을 때 그녀는 상처 받은 듯한 표정과 목소리와 말로 그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등의 가혹하게 대하는 것 역시 두사람의 사이의 관게에 장애물이 된다. 감정적으로 멀어진 아버지에 대해 어머니가 극심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것을 보고 자랐다면, 그는 멀어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을지 모른다. 그가 상대를 기쁘게 하고 사랑해주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가운데 그의 남성적 자아는 일부 소실되고 만다. 상대로부터 거리를 두게 되고, 행동에 대한 죄의식을 갖는다. 자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채 그는 욕망과 열정을 잃어버리고 매우 수동적인 인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