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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로피(제레미 리프킨 지음,이창희

새로운 경제를 향하여

미국경제라는 거대한 시스템이 정지해 버리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라는 외침이 사방에서 튀어나올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진보도, 보수도, 매파도, 비둘기파도,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에너지를  얻어려는 절박한 상태의 인간들이 전국을 채울 것이다. 이것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수렵채취 사회에서 농경사회로 옮겨가는 데 수천 년이 걸렸고,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가는데 수백 년이  걸렸다. 그러므로 새로운 경제상황을 수용하기 위해 필요한 세계관을 형성하는데 충분한 시간이 있었던  것이다. 에너지 환경이 바뀌면 거기에 맞는 새로운 기술과 제도가 도입되어야 하는데, 태양에너지 시대를  움직여 갈 변환자들은 화석연료에 기초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변환자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다.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모든 산업사회는 그들의 경제가 의존하고 있는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 덕분에  존재한다. 그러므로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 시대의 종말은 산업사회의 종언을 예고하는 것이다.

 

세계은행이 절대빈곤으로 정의한, 연간 소득 200달러 이하의 상태에서 8억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겨우 목숨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인구의 6% 밖에 안되는 미국인들이 세계광물자원의 약 1/3을 소비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 모든 사람들이 미국 수준에 도달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원 생산량이 현재대로라면  미국과 동일한 생활수준을 누리게 되는 것은 세계 인구의 18%에 불과 할 것이다. 그런데 빈곤한 82%의 서비스 없이는 부유한 18%도 그 부를 유지할 수 없다. 불행히도 많은 제3세계의 국가들은 자원 수출로 얻은 부를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들이 그랬던 것들 처럼 산업화 하는데 쏟아 붇고 있다. 전세계의 재생 불가능한 자원이 고갈되어 가는 오늘날, 재생 불가능한  자원을 급속히 소비하는 경제의 인프라를 개발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서양식 발전개념이 제 3세계에 도입 되면, 대부분 개발이전보다 더 못살게 될 것이다. 그 이유는 서양식  산업사회가 농촌보다 도시를, 인간의 노동보다는 고도로 집중화되고 에너지 및 자본집약적인 생산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빈국들이 산업화를 추진하면 생산이 자동화 되어 일자리가 줄어들게 될 것이고, 동시에  떠들썩하게 거론되던 녹색혁명으로 인해 농경은 기계화 되고, 농부들은 농토에서 쫓겨난다. 또 기계화  영농방식은 비싼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이 때문에 소규모 자영농들은 시장에서 밀려난다. 전세계의 영농방식이 미국을 닮아감에 따라 세계식량 사정은 더욱 불안정해진다. 왜냐하면 농업이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에 더욱 의존되기 때문이다. 에너지 소비가 많고 중앙집중화된  기술 대신 시골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노동집약적인 중급기술에 눈을 돌려야 한다. 빈곤한 마을에  사는 중국이나 인도의 농민들 조차도 자신의 경제적 삶을 스스로 꾸려가고 있다.

 

경제가 계속 성장하는 동안에 상층부 사람들이 다 나눠 갖고도 남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이것으로  하부계층에 있는 사람들을 달랠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경제가 위축되어감에 따라, 남은 자원의  재분배를 요구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올 것이다. 하부계층 뿐만 아니라, 근로계층과 중산층 까지도  부와 권력의 재분배 요구에 동참할 것이다. 긴축이라는 것이 빈곤층, 노년층, 봉급자 생활자들에게 특히  고통스러울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진정한 해결책은 하나뿐이다. 사회 전체에 걸친 부와 권력의 대대적인  재분배가 필요한 것이다. 소수의 개인이나 집단이 사회 전체의 에너지중 지나치게 많은 부분을 독점하면, 이들의 축적된 부와 권력 때문에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유용한 에너지를 빼앗기게 되는 것이다. 한 사회의 에너지가 너무 소수에게 집중되어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을 정도로 에너지결핍에 시달리게 되면, 그 사회는 붕괴되거나 혁명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역사는 증언하고 있다. 자연은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생물학의 법칙에 의존하는 반면, 사회는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사람이 합의한 경제정의의  원칙에 의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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