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향기

삶의 축복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 삶을 어떻게 즐기는가를 배우는 것이다. 축복을 받기 위해서는 우리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우리의 삶에서 간혹 일어나는 이해할 수 없는 면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이것은 삶에서 기쁨을 발견하는 눈을 키워 나간다는 의미 이기도 하다. 세상을 바로 잡기 위해서 무엇이 잘못 되었는가를 알 필요는 없을지 모른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있는 그대로 우리 자신을 받아들이는 겸손이다.

 

'봉사란 모든 생명이 우리의 보호와 헌신을 받을 가치가 있다'는  전제 아래서 이루어져야 한다.  봉사의 의미를 모든 생명에게 적용시키면서도  정작 자기 자신의 생명과 자기의 가족에게는 두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진정으로 생명을 축복하려면 먼저 자신의 삶을 축복으로 채워야 한다. 그렇게 해야 그 축복이 넘쳐서 다른 사람에게로 흘러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심각한 질병을 앓는 환자들은 병을 통해 크다란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질병이 오히려 그들에게 생에 처음으로 마음을 열 기회를 가져다 준다. 매우 고통스러운 상처를 입었을 때 우리는 진정한 삶과 대면하는 순간을 만난다. 그 순간 삶이 어떤 힘을 지니고 있으며,  어떻게 펼쳐지는가를 성찰하게 된다.  상처를 입은 바로 그 순간, 우리는 삶을 제대로 살 수 있는 지혜를 발견한다. 그리고 전혀 기대하지 않은 방법으로 우리가 누구인지 삶이 어떤 것인지를 깨닫는다.

 

'적이 있는가'하면 거기 또한 축복이 있다. 적을 가게 하거나 내가 적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유혹을 물리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우리는 얼마나 적과의 싸움을 끝내버리고 평온한 삶으로 돌아오고 싶은가?  삶이 그렇게 간단하면 좋으련만, 언제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마도 우리는 적을 만나서 그곳에 감추어져 있는 축복을 발견하기까지 용기 있게 붙잡고 싸움을 계속할 때에 진정한 삶을 사는 지혜를 얻게 될 것이다. 우리는 삶의 과정 속에서 부단히 우리 자신을 향상시킨다.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인격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여러가지 영적지혜를 터득하게 된다.  기쁨을 통해서도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지만  때로 슬픔을 통해서도 보다 나은 삶으로 나아가는 특별한 방법을 배우게 된다.  우리들 모두는 삶의 어떤 시기에서든 온전한 인간으로 성숙할 수 있는 많은 기회들과 맞부딪친다. 우리가 어떤 삶을 산다고 하더라도, 그 속에서 놀라운 삶의 지혜들이 숨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 지혜를 가르쳐 준다. 삶에 대한 단정이나 판단을 내리지 않고,  삶 자체를 껴안을 용기를 지닌 사람들은 삶에 대한 지혜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단순히 있는 그대로의 삶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때로 삶은 우리에게 고통을 요구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삶의 어떤 과정을 지날지라도 뒤돌아보면 그 과정을 통해  우리가 성숙해졌음을 알게 된다. 단단한 도토리 한알이 흙에 심어져 상수리 나무가 되어가는 과정을 우리가 알지 못한다고 한다면, 한 알의 도토리는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도토리는 상수리 나무로 자란다는 그 가능성에 의해 도토리로서 존재 가치를 지닌다.  상수리 나무가 될수 있는 비밀스러운 힘이 없다면 도토리는 다만 작고 볼품없는 작은 알갱이에 불과할 것이다.

 

미국의 거의 모든 대학에서 性은 밥 먹는 것처럼 평범하고 진부한 것으로 교육하여 성적자극에 대한 민감성을 마비시키기 위해 그런 영화를 보여준다고 한다. 나는 인간의 성에 대한 의과대학의 접근 방식이 性적 문제로 고통을 겪는 사람에게 더 좋은 의사를 만들어 낸다고 생각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다. 인간의 성 性이 지닌 비밀스러운 매혹과 신비에 대한 감각을 되찾는데 몇 년이 걸렸다.  性은 어리석거나 터무니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신비스러운 것도 아니다. 

 

너무나 엄청난 상실을 체험할 때 우리는 다시 삶을 선택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슬픔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어야 하고 실컷 울어야 한다. 진정으로 슬픔을 표현하지 못한다면, 고통은 항상 우리 자신과 미래의 삶에 대한 미진한 채로 남게 된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깊은 슬픔을 털어내지 못하고 그대로 두면,  뒤돌아 본 대가로 소금기둥이 된 롯의 아내처럼 과거라는 소금기둥 안에 영원히 갇혀버리게 된다. 깊이 슬퍼하고 애통해 하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잊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진정으로 슬픔을 표현했을 때 우리는 치유 받는다. 또한 고통이 아닌 사랑의 마음으로 그 사람을 기억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우리의 삶의 과정이다. 이미 사라진 것들을 더 이상 끌어안으려 하지 않고, 하나씩 놓아 보내는 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사랑했던 그들을 위한 참된 슬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