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 성별/형제간 시기심

시기하는 사람은 논리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연이야말로 자신을 불리하게 만든 직접적인 힘으로 보인다. 논리적으로 볼 때, 한사람의 행운은 다른 사람의 불운과 전혀 관계가 없다. 둘다 제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기하는 사람은 불가사의하게 생각한다. 그는 다른 사람의 행운이 자기 행운을 방해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대가 불운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너무 큰 소리로 너의 행복한 상태를 자랑하지마라. 너의 화려함, 부, 재능을 너무 빛나는 것으로 털어 놓지마라. 듣는 사람은 불만과 시기심을 갖지 않고 그런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다른 사람들이 스스로 당신이라는 인물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도록 해야한다. 자신을 너무 빛나는 사람으로 묘사하면, 사람들은 좀더 자세히 당신을 관찰하게 된다. 그러면 이들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범하게 되는 작은 실수라도 찾아낸다. 시기심을 불러일으키거나 결투를 신청할 만큼 많이 보여주지 말 것이며, 뽐내는 것 보다 예법에 어긋나는 것은 없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갈망하지만 소유하지 못한 재산을 갖고 싶어한다. 그것을 통해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우월해 보이는 까닭이다. 그리고 이 감정은 칭찬받는 것보다 강렬하다. 물리학자이자 작가인 게오르크 크리스토프 리히텐베르크는 자신의 점언집에 기록해 놓았다.  “ 사람들이 나를 칭찬하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나를 시기한다면 나는 더 기쁠지 모르겠다.” 모든 사람이 이런 기쁨을 즐긴다. 우리 모두는 어떤 면에서 다른 사람보다 앞서 있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우월한 점을 갖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 높이 인정하는 사람은, 이로써 자신의 열등한 부분을 보상하려 한다. 출세한다는 의미는 갈망하는 재산을 가진 사람을 시기하던 처지에서, 그런 시기를 받는 위치로 발전하는 것을 말한다. 세계의 역사가 계급 투쟁의 역사라면, 정치계에는 늘 시기하는 사람과 시기의 대상이 서로 대치하고 있다. 특권층에 속하지 못한 계급들은 특권층을 시기하고, 후자는 전자의 시기심을 유발한다.

 

우리 모두는 시기심과 관련해서 나름대로 할 얘기가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이 시기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나, 그들을 시기하게 만들 때 생기는 기쁨은 사람을 살면서 여러 영역에서 얻게 되는 경험의 결과다. 우리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요소 가운데 가장 중요한 네가지 특성 즉 성별, 형제 자매 가운데 몇 번째로 태어났는가?, 나이, 직업이다. 우리의 정체성은 사회집단에서 스스로를 어떻게 소개하는지에 달려있기도 하다. 가족은 그런 집단의 기본 단위로서 부모 자식 관계외, 몇 번째 자식이냐 하는 것은 훗날 살아가는데 무시할 수 없는 의미를 갖게 된다. 형제자매의 관계는 공정한 사회생활을 연습하는 관계이고, 서로 경쟁하면서 협동하면서 모든 형제자매의 행복을 조화롭게 만들어 가는 관계이다. 여기에서 성별과 나이는 차이를 만든다. 끝으로 우리가 사는 사회처럼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에서는 상당 부분 직업을 통해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이로써 직업 역시 정체성을 결정하는 사회의 기본 범주에 속하는 것이다.  직장에서 우리는 예전에 얻은 경험들을 다시 활용한다. 형제 자매의 우애는 직장 동료간의 우정의 형태로 다시 나타나고, 이는 성별과 나이에 따라 차이가 난다. 성별, 형제자매, 동료간의 관계에서 무엇이 시기심을 유발하고 이를 어떻게 극복할까? 완전한 사람이란 남자와 여자를 합한 것이다. 이로써 두 성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에로틱한 공동체를 만들어 완전한 인간을 실현하기 위하여 그는 그녀를, 그녀는 그를 자신의 반쪽을 보완하는 필수적인 상대로 인식해야만 한다. 하지만 서로 다른 것 사이의 차이와 비교는 모든 시기심의 근원이다. 분리된 반쪽은 한 집단 또는 사회에서 동등하게 대우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특히 그러하다. 

 

부모는 형제들끼리 정해놓은 관계를 존중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자식들의 문제에 사사건건 개입해서  해결하려 들면, 오히려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얻기 위해 아이들은 더 격렬하게 싸우게 된다. 그런데 형제간의 합의한 내용이 적절한지, 그 중 한명이 불이익을 받고 있어서 보호해줘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판단하려면 센서있게 대처해야 한다. 아이들은 부모가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을 모범으로 삼는다. 그렇기 때문에 형제 간의 문제는 부모의 문제인 경우가 드물지 않다. 따라서 형제 간에 시기심이 표출된다면, 이는 부모에게서 사랑과 관심을 얻으려는 투쟁이라 할 수 있다. 부모 가운데 어느 한 쪽이라도 특정 자식을 애지중지 했기에 시기심이 발생한 것이다.  형제들이 서로 비교하는 것은 성적이나 성공 여부, 아름다움, 마지막으로 가족 내에서나 가족 밖에서 또래와 맺는 인간관계다. 한 형제가 앞에 말한 세가지 측면에서 모두 우월하다면 다른 형제의 열등함을 부각시키게 된다. 그러면 열등 형제들은 우울한-무기력하게 하는 시기심으로 괴로워 하게 되고, 이는 아이의 발전을 저해한다.  물론 모든 면에서 우월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좀 더 흔한 경우는 형제들이 한 측면에서 열등한 부분을, 다른 측면에서 보완하여 이를 상쇄하려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성적이 좋은 아이라고 해서 반드시 귀여움을 받는 것은 아니다.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려 애를 쓴다. 그리하여 학교에서 인기를 얻으면, 공부 잘하는 형제에 대한 시기심이 약해진다. 부모는 그런식으로 자식들이 노력하는 것을 도와줄 수 있다. 각자의 장점을 지원해 주고, 약한 부분을 더욱 개발하도록 용기를 주면 된다. 이는 똑같이 대한다는 것이 아니라, 모든 형제가 같은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공평하게 차이를 둔다는 것이다.  프로이드는 어머니가 자신을 총애하는 것을 즐겼다. 그녀는 프로이드가 타고난 천재라고 생각했다. 훗날 그가 쓴 다음 글은 누구보다 자신에게 적합한 말일 것이다. '어머니에게서 총애를 받고 칭찬을 듣는 사람은, 특히 자신감에 차있고 흔들리지 않는 낙관주의 경향을 보여준다. 이들은 스스로를 영웅으로 생각하며, 큰 성공을 거두려고 노력한다. 형제 간의 갈등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면, 사회에 나가서 선입관 없이 사람들을 대하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