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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길

언론학, 심리학

언론학( 강명구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

커뮤니케이션이란 사람과 사람이 마음을 나누고 사회적 수준에서는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고, 토론하고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 전체를 가르친다. 한국은 커뮤니케이션을 소통으로 번역하거나 영어 그대로 사용하고, 매스커뮤니케이션을 언론으로 바꾸어 쓴다. 언론학 발전과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말의 질서를 다루는 스피치와 레토릭이고 다른 하나는 미디어테크놀로지의 질서를 다루는 저널리즘과 매스커뮤니케이션이다. 레토릭은 웅변이나 대화술 정도의 기예가 아니라 말의 질서를 다루는 철학의 영역으로 발전해 왔다. 정확하게 자신의 의사를 말과 글로 표현하는 능력을 전공과 직업에 관계없이 학생들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rhetoric: 수사학)

 

한국어를 발전시키는 데는 아름다운 우리말 문법으로 올바른 우리말을 가르치는 일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우리말을 쓰고 말하는 일이다. 정확한 글쓰기와 말하기는 한국어 논증구조에 대한 연구를 필요로 한다. 미디어테크놀로지에 대해 연구하는 매스커뮤니케이션학은 이제 새로운 디지털 매체학으로 진화하고 있다. 말과 글, 미디어테크놀로지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으로서 언론학은 어디로 진화할지 알 수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전통적 의미의 학문 구분인 철학, 역사, 미학, 경제학, 정치학, 언론학 등의 구분은 더 이상 이 분야에서 통용되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가? 어떤 삶을 살고자 하는가? 이 질문은 한평생 우리를 따라 다닌다. 젊으면 젊은 대로 늙으면 늙은 대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은 인생전체의 화두다. 인문기자나 방송기자라는 매체별 구분은 사라질 것이지만 정보와 지식을 수집, 정리 정돈하고, 해석하고 평가하는 역할은 계속 중요할 것이다. 어떤 일을 할 것인가가 중요하지 어느 회사인가는 별 의미가 없다. 디지털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전개에 따라 나타나는 작업 내용과 직업의 불확실성은 불안하지만 동시에 넓은 가능성을 열어준다.

 

언론학은 커뮤니케이션과 매스커뮤니케이션으로 나눌 수 있으며, 커뮤니케이션은 말하기와 쓰기를 다루고 매스커뮤니케이션은 신문, 방송, 텔레커뮤니케이션, 인터넷 등을 다룬다. 매스커뮤니케이션에는 저널리즘, 비교커뮤니케이션, 방송, 뉴미디어, 광고와 홍보, 미디어와 문화 등의 연구분야가 있다. 저널리즘이란 뉴스생산과 수용에 대해 다루는 분야이다. 언론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세상의 그림은 기자에 의해 걸러지고 새롭게 편집된 그림이다. 대중은 여기에 의존해서 자기 나름대로의 그림을 그린다. 기자가 그리는 그림이 왜곡되거나 공정하지 못하면 대중의 머릿속 그림도 찌그러지게 된다. 언론에서 전해주는 세상은 정치인은 모두 부패하고 사회는 온갖 범죄의 온상이고 노동자는 파업만 하는 듯하다. 이런 뉴스에 의존해서 세상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을까? 인터넷 저널리즘의 등장으로 보통사람들이 뉴스를 생산하고 그들끼리 정보와 지식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매체로써 지리를 잡아가고 있다.

 

심리학 (이정모 성균관대 심리학과 교수)

심리학은 일반적으로 인간의 마음과 행동의 모든 현상을 과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연구하는 학문이다. 인간의 마음과 행동이란 뇌를 비롯한 인간의 신체에 의해 가능해진다. 인간이라는 동물이 벌이는 현상이 곧 마음과 행동인 것이다. 인간의 마음과 행동의 각종 현상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인간의 뇌를 비롯한 인간신체의 활동은 자연현상이 되는 것이다. 인간의 마음과 행동이란 식물의 활동이나 다른 하등동물의 활동과는 다른 특성을 가진다. 인간의 마음과 행동은 어떤 것을 대상으로 하고 지칭하며 지향하여 이루어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인간이라는 종이 긴 역사를 통해 형성하여온 문화적 맥락 속에서 좋아한다, 사랑한다등의 상징과 의미가 개입되고 상징기호를 사용하여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사회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으며, 또한 인문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독일 심리학자 빌헬럼 분트는 심리학의 바탕을 실험과학에 두었다. 인간의 감각, 지각, 사고, 의식, 감정 등의 문제를 심리학의 주제로 삼았다. 실험실에서 감각, 지각, 의식, 정서가 발동될 수 있는 자극 상황을 만들어 자극에 대한 심리적, 신체적 반응들을 측정하여 인간의 마음, 의식, 행동에 대한 이론적 이해를 도출하고자 한 것이다. 정상인이나 뇌 손상자들의 뇌파측정, MRI 등 신경심리기법을 사용하여 측정하는 것도 심리학 실험연구다. 이 이외에 자연현상, 동물이나 아이, 사회구성원 행동을 자연관찰하는 방법도 사용한다.

 

심리학 연구주제는 정말 광범위하다. 뇌와 신경계의 구조와기능, 신경계가 어떻게 각종 심리현상의 특성과 관련되는가에 대한 연구, 오감을 통해 들어오는 자극들을 우리가 어떻게 감각, 지각하는가에 대한 연구, 주의, 의식, 수면 꿈 등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대한 연구, 유아에서 성인까지 그리고 인지기능에 손상이 생기면 노년까지 인간이 어떻게 발달하는가에 대한 연구, 상벌 등 각종 자극에 대한 반응 등 각종 자극에 대해 그 의미나 그에 대한 반응을 학습하는 과정연구, 동기심리연구, 정서심리연구, 성격심리연구, 사회적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집단적으로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영향을 주고받는가, 태도와 편견을 어떻게 결정하고 변화 하는가 등과 같은 사회심리학적 연구, 이상심리연구, 스트레스와 심리적, 신체적 건강문제를 다루는 건강심리연구, 지능심리연구, 다양한 조직에서 다양한 인간행동 및 심리문제를 연구하는 조직심리 연구 등이 있다.

 

심리학을 공부하고자 할 때는 복합과학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연구대상은 실험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심리학을 공부하고자 한다면 주변의 한 사람 한 사람, 집단, 사회전체가 보이는 행동에 대하여 인간 현상 일반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람들의 언어, 사고, 인식, 감정흐름, 사람과 사람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해 관심이 끊이지 않아야 한다.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심리적 변화나 행동들에 대하여 끊임없이 진지하게 관찰하여 분석하고 사고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분석적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심리학에 대한 기본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 심리학의 기본용어, 탐구주제들, 주요이론 등에 친숙해지고 주요 직업분야에 전체적인 조감도를 얻어야 한다.

 

심리학은 교육학, 사회학, 경제학, 행정학, 정치학, 사회복지학 등의 사회과학 전 분야의 기초를 이루고 있을 뿐 아니라 생물학, 신경과학, 의학, 인공지능, 인간공학 등과 연계되어 있다. 논리적 분석적 사고능력을 기르기 위해 폭넓은 독서를 하여야 한다. 심리학은 사회과학이며 인문학적 주제와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또 심리학은 자연과학이며 마음이 물질인 뇌의 작용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신경과학, 생물학, 진화이론 등의 기반지식이 필요하며, 인간 개인과사회, 그리고 뇌가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대한 관심과 분석능력을 키워야 한다. 매스컴이나 인터넷에서 제시되는 인간의 다양한 행동 현상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최근에는 인간 마음을 컴퓨터에 비유하여 정보처리시스템을 보는 인지과학이라는 학문을 출발 시켰다. 뇌 역할이 강조되어 인간의 마음을 정보처리시스템으로 보기도 하지만, 마음의 특성은 뇌의 특성에 의존하는 신경과학적 입장이 도입되어 마음과 행동의 특성을 밝히고자 하는 경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인간의 마음이란 인간, 사회, 문화를 통하여 진화적으로 형성되었으므로 인간의 마음과 행동의 특성을 사회적, 문화적, 진화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종합과학인 인지과학의 기초로서 심리학은 이제 정보화 사회, 지식사회, 인터넷 사회 기반학문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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