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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 한잔 들고가게!

파인만 이야기(해리 러바인 3세) 1

20세기 물리학의 양대산맥은 아인슈타인과 리차드 파인만이다.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공간이라는 거시적 세계를 다루었다면 파인만은 양자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적 세계를 연구했다. 새로운 것을 만들려면 기존이 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눈과 마음을 가져야 한다. 실패할 것이라는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한다. 나만의 독특한 눈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파인만의 삶을 통해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어떤 마음과 태도로 대하는지, 호기심이 어떻게 창의력과 상상력으로 발전하는지 깨닫기 바란다.

 

파인만의 아버지는 파인만과 함께 산속 길을 걸으면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많은 현상들을 함께 관찰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자신의 생각을 말해주었다. 아버지는 항상 이렇게 말했다. 저 새의 이름을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저 새가 어떤 새인지 알아야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새를 무엇으로 부르는지에만 관심이 있다파인만에게는 아버지가 이야기 하는 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아버지가 말하는 그 원리가 옳다는 것이 더 중요했다. 이러한 아버지의 도움으로 파인만은 세상의 원리를 인간의 삶을 예술까지, 창의적인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었다. 순수한 호기심으로 과학을 좋아하는 물리학자가 되었다.

 

무엇을 설명하든 예를 들어 설명했고 대화를 통해 무엇인가를 알려주고 가르쳐 주었다. 아버지는 단순한 명칭을 아는 것을 넘어서 그것의 본질을 알고 그 원리까지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 중요한 것 하나는 어떤 것에 대해서는 무시하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권위 같은 것이다. 교황을 보고 절을 하며 예의를 갖추는 것은 그 사람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이 교황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 사람이 어떤 옷을 입었는가에 따라 대접이 달라지곤 한다. 지식을 익히기 위해서는 논리 그 자체를 생각하면 된다. 그게 누구 입에서 나오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권위는 경계대상이며 모든 인간은 동등하며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아버지는 가르쳤다.

 

고등학교 시절 파인만은 스스로 생각하고 탐구해가는 재미를 느끼면서 수학을 즐겼다. 어떤 과목이든 자신만의 방식을 만들어 공부했고 그러한 시간이 즐거웠다. 상상력과 창의력을 토대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내면 그렇게 노력하는 사람에게 큰 재미를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프린스턴 대학원에서 다양한 분야에 있는 사람들의 생각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서 철학자들과 논쟁을 벌이기도 하고, 생물학자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파인만은 언제 어디서든 호기심과 장난기가 많았으며 다양한 늘 게임을 즐겼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되도록 노력했고, 항상 재미있게 살고자 노력했다.

 

파인만은 원자폭탄개발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 성공했다. 그 원자폭탄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파괴시켰다. 50만 명의 사람들이 폭발로 사망했고 또 방사능 때문에 각종 희귀병으로 사망했다. 파인만은 어떤 책임감과 죄책감에 시달렸다. 파인만이 생각하는 과학의 의미와 가치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인류를 행복하게 하기위한 것이지 인류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었다. 파인만은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이 인생을 바쳐온 과학이 잘못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에 심한 죄책감과 회의감을 느꼈다. 그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이탈리아 한 학술 토론회에서 과학자로서의 사명과 책임의식을 언급했다.

 

저는 과학자가 개발하는 사람으로서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책임지는 사람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류의 행복을 위해 계속 배우고 연구하고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그것을 후대에 물려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입니다. 미래의 인류에게 해야 할 재량권을 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미흡하고 무지한 우리가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미리 결론을 내리면, 아마 많은 실수를 저지르게 될 것입니다. 비판적인 시선과 다양한 가능성을 배제한 채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우리는 과학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힘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히로시마 원자폭발 때와 같이 엄청난 실수를 하게 될 것입니다.”

 

파인만은 코넬대학교에서 수리물리학을 가르쳤다학생들을 가르치는 동안에도 원자폭탄개발에 참여했다는 것 때문에 괴로웠고 무기력해졌다. 그런 상태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아이디어와 생기를 주는 일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었다. 그는 무언가를 하고 있지 않으면 살아있다는 느낌을 갖지 못했다. 오직 학생을 가르치는 것만이 그를 살아있게 했다. 최소한 나는 뭔가 하고 있고, 뭔가에 나도 기여하고 있다며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다. 하지만 항상 집중하지 못하고 마음이 떠도는 상태였다. 프린스턴 대학과 아인슈타인 등의 거물들이 있는 고등연구소에서 좋은 제안을 해왔다. 그때 파인만은 깨달았다. ‘그들 제안에 응할 필요는 없어. 내가 원치 않기 때문에 나는 나로서 살아가고 싶어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기대하고 원하는 대로 살 의무가 없다는 생각이 현실의 혼란스러움에서 벗어나게 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었으며, 언제나 재미있게 일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재미있게 하고 싶었다. 학생들이 접시를 돌리며 노는 것을 보고 이를 힘이나 동역학 측면에서 풀었다. 다른 사람들은 파인만이 쓸데없는데 시간을 낭비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 재미있게 놀이하듯 물리학을 하고 싶었다. 파인만이 연구하고 몰두하는 일은 남들에게는 하찮고 쓸데없는 것으로 보였지만 결과는 달랐다. 그는 그것을 시작으로 하여 양자전기역학 연구를 할 수 있었고 노벨상을 받았다. 그가 세운 물리학적 업적은 공중에서 돌아가는 접시를 생각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남들이 시간 낭비하는 것으로 치부했지만, 재미있게 연구한 결과는 자신에게도 물리학발전에도 큰 공헌을 하였다. 파인만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이었다. 자유롭게 재미를 느끼면서 일할 때 창의력이 샘솟았다. 놀이하듯 즐겁게 할 때 자신의 창의력과 잠재력이 발휘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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