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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 한잔 들고가게!

이른 아침 숲속이나 강가를 걷는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행복을 누리는 것인가? 병원에 장기간 입원하게 되면 바깥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창가가 명당이라고 한다. 자연도 자주 찾으면 남다른 애착이 생긴다. 사람도 세상만물도 함깨 하다보면 情이 생긴다. 情이란 함께 할때 생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말 중에 하나가 사랑이다. 이 세상에서 천지만물이 생겨나는 것도 사랑 때문이고 유지되는 것도 사랑 때문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종교에서 강조하는 것이 사랑이다. 지금이야 예배당에는 십자가, 예수상 들여놓고, 절에서는 부처상 들여놓고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지만, 종교는 사랑을 가르치는 곳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랑, 사랑하며 사랑 타령을 한다. 우리나라의 情이 곧 사랑이라 생각한다. 情이란 진정으로 함께 할 때 생겨나서 그 情으로 관계가 만들어져 가족이 생기고, 친구가 생기고, 우리가 생긴다. 물질이든 사람이든 그 무엇이든 情으로 맺어져야 진정으로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며 함께 할 수 있고, 함께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부부의 情, 부모 자식 간의 情, 이 情으로 내가 탄생했고, 이 세상이 창조된다. 천지만물을 떠나서 내가 어디 있겠는가? 情이란 생명을 이루게 하는 것이고 부부의 근원이며, 새 생명을 탄생하게 하고 또 생명을 이루게 한다. 미미한 벌레도 생명을 낳고, 그 생명을 이루게 할 수 있는 곳에 있고 그곳에서 알을 까고, 초목도 열매 맺기 위해 꽃을 피우고 나비를 부를 뿐만 아니라 땅 속의 진기를 숨 가쁘게 빨아올려 열매를 맺는다.

 

만물의 생사는 더불어 있는 것이며 더불어 있다는 것은 情으로 엮어져 있다는 것이다. 情으로 엮어져야 피가 흐르고 함께 호흡하는 하나의 유기체로 작동한다. 情이 물질을 다스리고 情이 물질로 향할 때, 그때 물질은 생명을 얻게 된다. 하지만 물질이 情을 침범하여 다스리면 생명은 파괴되고, 만물은 그 본성을 잃게 되고, 사람은 그 人性을 잃게 되어 더불어 있을 수 없다. 천지만물이 서로를 떠나서는 나도 없고 가족도 없고 천지만물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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