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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의 세계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모든 것은 흐른다

파르메니데스가 살던 때와 비슷한 시기에 소아시아 에페소스 사람으로 헤라클레이토스란 철학자가 있었다. 그는 자연의 기본특성을 지속적인 변화라고 생각했다. 그는 모든 것은 흐른다고 생각했다. 모든 것은 운동 가운데 있으며 어떤 것도 영원히 존속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강물도 나도 처음과 달라졌다.  그는 또 ‘세계는 지속적인 여러 대립쌍으로 규정할 수 있다’ 언급햇다. 우리가 아파보지 않고는 건강의 중요성을 잘 이해할 수 없듯이, 또 한번도 굶주린 적이 없으면 배부름의 기쁨도 모를 것이고 전쟁이 없었다면 우리는 평화를 소중히 여길 줄 몰랐을 것이다. 겨울이 없다면 봄이 오는 것을 볼 수 없을 것이다. 

 

헤라클레이토스는 ‘선뿐만 아니라 악도 전체를 이루는 총체성 속에서 필수적인 제자리를 차지한다’고 생각했다. 대립쌍 사이의 지속적인 교류가 없다면, 세계는 이미 끝난 것과 진배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신이란 낮과 밤이요,  겨울과 여름이며 전쟁과 평화, 배부름과 굶주림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신 또는 신적인 것은 세계 전체를 포괄하는 어떤 어떤 것이다. 그에게 신은 바로 그 자체 내부에서 변하는 모순에 가득찬 자연이다. 신이란 단어 대신 헤라클레이토스는 '로고스'라는 그리스 어를 자주 썼다. 이 말은 이성을 뜻한다.  인간이 늘 같은 생각하거나 똑같은 이성을 가진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세계이성 또는 세계법칙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있는 것이며, 그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이 보여주는 모든 변화와 대립에도 불구하고 헤라클레이토스는 통일과 전체성을 보았던 것이다.  그는 만물의 바탕에 놓여있는 이 어떤 것을  ‘신’ 또는 ‘로고스’ 라고 불렀다.

 

피르메니데스는 이성을 토대로 아무것도 변할 수 없다고 명백히 밝혀 주었다.  그러나 헤라클레이토스는 감각적 인식을 통해 자연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확실히 해 주었다. 이 두사람의 철학자들 가운데 누구 말이 옳다는 것인가? 이러한 혼돈에서 나올 수 있는 방도를 찾아낸 이가 엠페도클레스이다. 그에 따르면 두 철학자가 보여주는 큰 차이는 단 한가지 원소만 존재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하고 있기 때문에 생긴 결과이다이성이 설명하는 것과 감각으로 이해할수 없는 것 사이에 골이 더욱 깊어진다는 것이다. 물이 물고기나 나비가 될 수 없다. 엠페도클레스는 유일한 원질에 대한 생각을 버릴수 밖에 없다는 인식에 도달했다. 물이든 대기든 간에 오로지 한 원질이 장미덤불이나 나비로 변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었다. 자연 역시 단 하나의 원소로는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자연은 네가지 원소, 그러니까 그 자신의 표현을 빌리자면, 가지 뿌리를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이 네가지 원소로 흙, 공기, 불, 물을 꼽았다.

 

근본적으로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생겨나는 것은 오로지 네 가지 원소가 서로 혼합하고 다시 재혼합을 위해 분리되는 것뿐이다, 물과 대기가 자연의 중요한 기본요소임을 강조한 사람은 철학자 탈레스와 아낙시메네스였다.  자연의 변화는 네 가지 자연의 뿌리가 혼합하고 다시 분리되면서 생겨난다. 이러한 물질이 서로 섞이어 새로운 생명치를 만들어내는 데 그 원인은 무엇인가? 꽃이라는 혼합물을 다시 분해하는 힘은 무엇인가?   엠페도클레스는 자연에는 서로 다른 두 힘이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 두 힘을 사랑과 미움이라고 불렀다. 사물을 결합시키는 것은 사랑으 힘이며 분리시키는 것은 바로 미움의 힘이라고 보았다. 우리가 살펴보아야 할 것은 그가 물질과 힘을 분리했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그가 무엇을 감지할 때 무엇이 생겨나는가 하는 문제를 밝혀내려 했다. 꽃을 볼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아낙사고라스는 흙과 대기와 물과 불이 피, 뼈, 피부, 머리카락이 된다는 생각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그는 자연이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작은 소립자로 조립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의 몸도 근본적으로 그렇게 구성되어 있다. 내 손가락 피부 세포를 긁어 떼어내면, 그 피부 세포의 핵은 피부에 관헤서만 설명해 주는 것이 아니다. 내 눈과 머리색, 그리고 손가락 숫자와 모양새 등등 전체에 관한 설명이 바로 한 세포 속에 깃들어 있다.  세포 하나 하나에는 내 신체속의 다른 모든 세포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그에 관한 설명이 들어있다. 가장 작은 소립자 속에도 전체의 모습이 담겨있는 것이지. 아낙사고라스는 무엇보다도 태양이 신이 아니라 펠레폰네소스 반도보다 큰 불덩어리라고 주장했지. 그는 모든 천체가 지구와 똑같은 물질로 이뤄졌다고 믿었다.  그래서 다른 행성에서도 사람이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달은 스스로 빛을 내고 있는것이 아니라 지구의 빛을 받아 빛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을 옛날 그리스 철학자는 그저 이성만으로 밝혀낼 수 있었다. 그는 자연을 관찰하기는 했지만 오늘날 과학자처럼 분석해 낼 수는 없었다. 철학는 자신의 이성만으로 그 생각을 뒤쫓을 수 있기 때문에 흥미있는 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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