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그리스 철학자들은 종종 '자연철학자'라 불렀다. 이는 그들이 무엇보다 자연과 자연의 진행 과정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우리의 관심은 초기 철학자들이 ' 어떤 해답을 발견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문제를 제기했고 어떤 해답방식을 추구하였는가' 하는 점이다. 어떻게 생각했는가가 우리에게 더욱 중요하다. 초기 철학자들은 눈에 보이는 자연 변화를 꺼집어 문제를 제기하는 데에 힘을 기울였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다. 그들은 영원한 자연법칙을 발견하려 애썼다. 자연을 관찰함으로써 자연의 진행과정을 깨닫고자 노력한 것이다. 이것은 천둥과 번개, 겨울과 봄을 신들의 세계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설명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철학은 이러한 방법으로 종교에서 해방되었다. 자연철학자들의 생각은 이후 모든 자연과학의 원동력이 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은 초기 철학자들 이후, 약 200년이 지나 등장하는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철학자의 저서를 통해서 알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선배격인 초기 철학자들이 이루어 놓은 결론들을 모아 적어 놓았을 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최초의 철학자는 소아시아의 당시 그리스 식민지였던 밀레토스 출신 탈레스라는 사람이다.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고 생각했다. 탈레스는 만물은 신들로 가득차 있다고도 말했다. 탈레스는 검은 흙이 꽃과 곡식을 비릇하여 벌과 개미에 이르는 만물의 근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밀레토스에 살던 또 한사람의 철학자는 아낙시만드로스인 데, 그는 세계를 무한한 어떤 것에서 생겨나 다시 그것으로 돌아가는 수많은 세계를 가운데 하나로 여겼다. 그는 만물형성의 근본이 되는 사물은 이미 형성된 것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밀레토스 출신 세 번째 철학자는 아낙시메네스다. 아낙시메네스는 대기 또는 공기를 만물의 근원으로 보았다. 그는 물을 응결한 대기로 생각했다. 우리는 비가 올 때 대기가 물로 응결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낙시메네스는 물이 더 응축해 흙이 된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그는 불을 엷어진 공기로 생각했고, 공기에서 흙, 물, 그리고 불이 생겨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생명체가 생기도록 하기 위해 흙과 공기, 불과 물이 존재하는 것이라 믿었다. 출발점은 대기였다.
기원전 5000년 경부터 남부 이탈리아에 있는 그리스 식민지 엘레아에는 철학자 몇 명이 살고 있었다. 이들을 '엘레아 학파'라고 부르는 데, 이들은 이 변화의 문제를 다루었다. 그들중 유명한 철학자가 파르메니데스였다. 파르메니데스는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미 존재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그는 아무것도 없는 데서는 아무 것도 생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감각을 통해서 여러 사물이 어떻게 변하는지 지각했다. ‘ 내가 눈으로 봐야만 믿겠다’는 말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파르메니데스는 눈으로 보았어도 믿지 않았다. 그는 감관은 인간의 이성적 설명과 부합하지 않는 그릇된 세계상을 우리에게 전해 준다고 생각했다. 철학자로서 그는 여러 가지 형태의 감각적 착각을 밝혀내는 것을 철학의 과제로 삼았다. 인간의 이성에 관한 강한 믿음을 합리주의라 한다. 합리주의란 이성이 세계에 대한 우리의 앎의 원천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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