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우리가 0,1, 2... 9, 10, 11, ... 100, 101..... 등등 아라비아 기수법으로 표시된 정수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가정하자. 이런 수 표기방식은 아랍을 통해서 유럽으로 소개되지만, 아랍인들은 인도 사람들로부터 자료를 얻었던 것이 분명하다. 아라비아 기수법이 체계적으로 설명된 최초의 출전은 '바스카라'라는 인도수학자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으며, 아마도 티베트지역에서 최초로 고안해 낸 것 같다. 바람직한 표기가 두 뇌의 불필요한 활동을 절약함으로써 우리는 보다 자유롭게 한층 고급스러운 문제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으며, 실제로 인류 전체의 정신적 사고능력이 함양, 증대 되는 성과를 누렸다. 기수법이 십진분수decimal fraction로 이어지는 중대한 확장은 17세기에 들어서야 비로소 달성 되었다. 오늘날 십진분수를 통한 손쉬운 계산 처리의 효능은 완벽한 기수법의점진적 발견에서 얻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결과다.
수학은 종종 까다롭고 신비스러운 학문으로 생각되는 데 이유는 많은 기호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분적으로만 이해하여 사용하기에 수월치 않은 기호체계 역시 우리가 쉽게 따를수 없는 거부감을 준다. 생각해 보면 어떤 직종이 되었건 전문직종의 기술적 용어들은 각별히 그 사용을 위해 훈련을 거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해득하기 어렵다. 기호 체계는 언제나 엄청난 단순화와 일맥상통한다. 기호사용에 의한 단순화는 실용성을 위한 것일뿐 아니라, 그 자체가 지닌 중요성 역시 크다. 왜냐하면 기호체계는 주제의 개념들을 분석하고, 그 개념들 간의 상호관계를 거의 그림에 가깝게 보여주는 표상체계이기 때문이다.
x+y= y+x ................................ (1)
(x+y)+z= x+(y+z) ......................(2)
x X y= y X x............................(3)
(x X y)Xz= xX(yX z)..................(4)
xX (y+z)= (x X y)+(x X z)...........(5)
1, 2는 덧셈에 대한 것으로 교환법칙, 결합법칙으로 불린다. 3, 4는 교환법칙과 결합법칙이며, 5는 배분법칙이다. 1을 기호없이 서술해 보면 ‘만일 임의의 한 수에 제 2의 한 수가 더해지면, 그 결과는 제2의 한 수에 처음 한 수를 더한 경우와 결과가 동일하다. 기호의 도움을 받는다면 추론의 일목요연한 전환이 거의 기계적으로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상당히 복잡하여 두뇌의 번거로운 활동이 요구된다. 우리가 행하고 있는 바를 곱씹어 생각하고 연마해야 한다고 늘 역설하는데, 문명의 발전은 되새기며 생각하지 않고서도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연산규칙의 수가 증가함으로써 이룩된다. 연산규칙을 통한 계산은 마치 전쟁을 치르는 기병대의 활약과도 성격이 비슷하다. 수학의 기호체계가 꼭 지녀야 할 매우 중요한 특성 한가지를 들라면 무엇보다 간명함을 꼽을 수 있다.
표현하는 바가 한 눈에 들어오고, 신속히 기록되기 위해서라도 수학의 기호 체계는 간명해야 한다. 훌륭한 기호체계 일수록 중요한 기호들의 병렬 배치에 중차대한 의미가 담겨있게 된다. 0에서 9 까지 열 개의 기호를 통해서, 그리고 단순한 병렬배치를 통해서, 우리는 원하는 임의의 수를 얼마든지 표기할 수 있다. 또한 대수학에서 변수를 x와 y 두 개를 취했을 때, 그 병렬 배치 x, y에 부과된 의미가 어떤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떠올릴 수 있는 개념은 더하기와 곱하기다. 평범해 보이는 기호 하나가 과학의 발전에 얼마나 중대한 기여를 했는지 살피는 것도 꽤 흥미롭다. 유별난 것 없이 보이는 기호들이 포착 하기에 미묘한 개념을 명확하게 표현하고, 그런 개념들 끼리 뒤엉킨 관계도 정리해서 나타내기 편하게 만든다. 그 예로 가장 평범한 수학적 기호, 즉 영zero를 나타내는 숫자 0을 살펴보자. 로마인의 기수법에는 영을 나타내는 숫자가 없었는데, 아마도 대부분의 고대 수학자들은 영이라는 수에 대한 개념 때문에 혹독한 곤욕을 치렀을 것이다. 영zero이 나머지 기본 수들보다 더 어렵거나 미묘하다고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견해에 따라서는 0이 계수들중 가장 중요한 효용성이 수 영zero를 상징하는 기호0에 의해서 연출된다. (계수:숫자 또는 어느 수를 나타내는 기호문자로 이루어진 단항식에서 숫자를 기호문자에 대하여 이르는 말이다. 예를 들면 단항식 3x², 2x, 7의 계수는 3, 2, 7이다.)
아라비아 기수법에서는 어떤 자릿수 값이 그 자릿수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에 의존한다. 기호 0의 첫번째 용도는 온전한 아라비아 기수법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으로써, 이는 결코 가벼운 기여라 할 수 없다. 51이라는 기호꼴로 쓸 때, 자릿수 1은 자릿수 5를 두번째 자리로 밀어내면서 자릿수 5의 값을 쉰으로 부여한다.쉰 이라는 수 자체에 기호화 하고자 할 경우에 자릿수 5를 두번째 자리로 밀어 내는 효능을 발휘할 각별한 자릿수가 없다 이러한 효능은 영을 상징하는 기호 0에 의해서 발휘된다. 이와 같은 용도로 0을 도입한 사람은 영zero이라는 숫자에 명확한 개념을 갖고 있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리는 차지하되 자릿수와 그 값의 증가가 전혀 없음을 상징하는 기호를 원했을 뿐이다.
x+y-1=0 변수를 나타내는 모든 기호 (x,y 따위)와 영zero를 제외한 어떤 유한수를 나타내는 모든 기호(숫자 1,2,3 따위)가 방정식의 좌변에 기록됨으로써, 좌변 전체가 수 영zero과 같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기호처리 방식은 대수적 형식의 현대적 개념이 성장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 두 개의 변수들의 상호관계를 기술하는 방정식 형태가 있다. x+y-1=0, 2x+3y=8 등등. 영zero을 상징하는 수, 기호 0을 방정식 우변에 오게 하는 표준적 기록 방식에 의해 이와 같은 방정식의 유형에 대한 조사가 쉬워진다는 사실에 앞서 애초에 조사 자체가 가능하게 되었다. 수학의 기호체계는 실로 수학이라는 학문을 지배하는 보편성 개념의 산물이다. 현재 이와 같은
보편적 개념으로 변수에 대한 개념과 대수적 형식에 대한 개념, 이 두가지를 갖게 되었다. 우리는 두 변수 x, y를 포함하는 방정식이 그 변수쌍 간의 특정한 상호관계를 표현한다.
x+y-1=0와 3x+2y-5=0는 각각 두 변수 x, y 간의 특정한 상호관계를 표현한다. 이 두 개의 상호관계는 공히 선형적 상호관계를 표현한다. 한편 이 두 개의 상호관계는 공히 선형적 상호관계라 불리는 형태를 띤다. 그렇다면 변수쌍 x와 y간의 임의의 선형적 상호관계는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ax+by-c=0이라는 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여기서 a, b, c는 x와 y가 의미하는 바와 똑같이 변수들을 의미한다. 이 식에서 우리가 학습하는 것은 확정되지 않은 불변의 값 a,b,c에 대한 x와 y 간의 상호관계 이다. 여기서 a ,b, c의 값은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러나 그 값이 무엇이건 간에 전체 가능 영역에 대한 x와 y의 관계를 조사하는 동안 a, b, c는 고정된 것으로 간주된다. x와 y에 비해서 세 변수 a, b,c는 미정된 상수constants라 불린다. 이러한 방식으로 사용된 변수를 매개변수라 일컫기도 한다.
수학자들은 방정식 안에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는 두 계열의 변수 중 어느 변수가 상수로 취급되어야 하고, 어느 변수가 변수로 취급되어야 하는지 분별하고 설명하는 수고를 기호표가 습관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대다수의 수학자들은 수치 계산을 싫어하며, 사실 그들은 수치 계산에 남다른 전문가도 아니다. '변수'와 '대수적 형식'에 대한 두 개념이 독자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지점에서 단순한 산술의 영역은 마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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