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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철학 (지바마사야 지음, 박제

자유로워지기

자유로워진다는 것 , 그것은 지금보다 더 많은 가능성을 생각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새로운 자신이 된다는 말이다.  즉 새로운 행위의 가능성을 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기존의 자신을 파기해야 한다그리고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이른바 제2의 탄생이다.  회사, 가족, 지역과 같은 환경이 우리의 가능성을 제약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우리는 환경을 벗어나 살아갈 수 없다. 우리는 환경의존적 존재다. 이 책에서는 환경이라는 개념을 어떤 범위에서 타자와 관계맺는 상태라는 의미로 사용하겠다. 환경도 타자다. 중학교 친구들도 환경으로 간주해야 한다. 사회 전체나 인터넷 세상, 글로벌 세상 등도 마찬가지로 환경이다.  타자란 자기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이다.  우리는 환경적 제약, 즉 타자 관계에 의한 제약에서 벗어나 살 수 없다. 환경의 요구에 따라 다음에 해야 할 일이 다른 항목을 밀어내고 고개를 내민다.

 

완전히 자유롭게 살아도 좋은 상황이 되면 정작 그 다음에 취해야 할 행동을 정할 수 없다. 행위란 환경 의존적이고 부자유 하기에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지금까지 자유롭지 않고 가능성이 한정된 상황을 부자유라고 지칭해 왔는데 이제부터 철학용어를 가져와 유한성이라는 말을 쓰겠다. 반대로 자유로운 상황은 가능성이 무한한 상황을 가리킨다.  무한한 가능성 안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행위에는 유한성이 필요하다.  우리의 과제는 유한성을 대하는 자세를 바꾸는 것이다. 유한성을 완전히 부정한다는 뜻이 아니다. 유한성을 받아들이면서도 동시에 가능성의 여지를 더욱 넓히라는 말이다. 유한성과 함께 하면서도 자유로운 상태.

 

우리가 매일 취하는 행동은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가능하도록 습관화된 것이다. 회사나 학교와 같은 환경속에서 타자에 대해 자연스럽고 무의식적으로 대응하도록 설정된 것이다. 환경에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당위가 있다. 우리는 그것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습득한다. 이렇게 해야 한다는 당위가 존재하는  환경은 반드시 어떤 목적을 향한다.  주변 환경에 맞춰서 살아가는 것이 보통의 기본적인 삶의 방식이다. 우리는 환경 의존적이다. 환경에는 반드시 목적이 있다. 인간 행위는 환경의 목적과 연동되어 있다. 환경의 목적이 사람들을 연결한다. 즉 공동화다. 환경에서 이렇게 해야 한다는 당위는 곧 행위의 목적적, 공동적인 방향 설정이다.  이를 환경의 코드라고 부르기로 하자. 다시 말하면 주변환경에 맞춰 살아가는 것은 환경의 코드에 의해 목적적으로 공동화 되어 있음을 뜻한다. 이것은 강제적 상황이다.  때로는 그것에 염증을 느낄 때도 있지만, 결국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주변환경에 맞추고마는 것이다. 회사나 학교의 코드에 맞춘다.  습관적으로 혹은 중독된 듯  '이렇게 해야 한다'고 여기며 어떤 특수한 말투나 행동을 취한다. 환경 코드에 습관적으로 마치 증독된 듯 자신을 맞추는 상태를 이 책에서는 한마디로 동조라고 표현하겠다.

 

동조란 환경의 코드에 자신을 온전히 맞춘상태다. 이 책에서는 동조라는 표현을 우선 환경에 대한 적응, 순응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겠다.  환경이 바뀌면 코드가 바뀌고 당연히 동조의 형태도 바뀐다회사에서의 동조와  중학교 시절 친구들과 술을 마실 때의 동조는 다르다.  같은 회사 안에서도 부서마다 서로 다른 형태의 동조가 존재하기도 한다. 우리는 환경에 따라 다른 얼굴을 보인다외부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날것 그대로의 자신이란게 과연 있을까? 우리는 타자와의 관계에서 동조하는 사람인데 과연 타자로부터 자유로운 상태가 존재할까?  우리는 언제나 항상 환경의 동조와 유착되어 있다나 자신에게 특별히 지배적인 동조도 있을 수 있다. 우리가 현재 일을 처리하는 방식은 결국 그 연장선상이다. 대개 환경의 동조와 자기 자신의 유착은 살다보면 자연스레 이뤄지는 것이라서 분석적으로는 의식할 수 없다.

 

어쩌다보니 동조하고 있는 상태에는 '무엇을 하면 좋다고 여겨지는가, 무엇을 하면 안 된다고 여겨지는가' 같은 베후에 깔린 코드, 즉 '이렇게 해야 한다'는 당위에서 물러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과정이 빠져있다. 코드란 특정 환경속에서 맺은 약속에 불과하다.  나 자신은 무의식 단계에서 환경의 동조에 점령당했다고 할 수 있다.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환경속에 있으면서 동시에 그것과 거리를 두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다. 그것과 거리를 두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다. 그곳에 속해있되 거리를 두는 방법을 생각해내야 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있다 바로 '언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