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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들려주는 작은 철학 ( 롤란트

낱말은 어디서 왔을까? (1)

나는 아이들에게 이야기 하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그들에겐 희망을 걸어도 되기 때문이다. 이성적 존재가 될 수 있으리라고, 하지만 그렇게 되어버린 어른들이란 -맙소사! (쇠렌 키에르케고르의 ‘이것이냐 저것이냐’ 중에서)

 

어린이는 어른에 대해 무방비 상태다.  그러므로 어른들은 연약한 어린이들을 친절과 이해심과 배려로써 대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서 20세기에 우리는 삶의 친절한 측면만이 지배하고  부정적인 요소는 최소화 되거나 완전히 자취를 감춘 어린이 세계를 만들어 주었다. 정차 더 현명한 어른이 될 우리 아이들이 우리가 이 일을 하는 데 도와야 할 것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우리의 문제들을 일찍부터 설명해 주어야한다. 어른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만큼 어린이들보다 앞서 있지 못하다어른들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 가운데 많은 것은 의견일 뿐이다.  오히려 어린이들은 그렇게 많은 의견들을 주입받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 열려 있으며,  자기들의 자식이 적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솔직하게 물을수 있다. 자신의 무지에 대한 인식, 그것은 소크라테스가 자기시대 사람들에게 가르치기 어려웠던 바로 그 교훈이었다.

 

낱말은 어디에서 왔을까?  우리의 언어란 대체 무엇일까?  우리가 곧바로 이해할 수 있는 언어가 있다. 우리는 이 언어를 가지고 외국어 낱말들이나 외래어의 의미를 설명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언어인 모국어 낱말들은 아이였을 때 부모로부터 배운다. 아이가 어떤 모국어를 배우는가 하는 것은 완전히 우연에 의한다.  만일 독일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낳자마자 곧 일본인 가정에 입양된다면, 그 아이는 일본어를 모국어로 습득하게 될 것이다. 아이는 어떻게 언어를 배울까?  아이는 우선 부모가 말하는 것을 듣고, 또한 부모들이 말하면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도 경험한다. 부모는 아이에게 언어를 더 정확하게는 말하기를 가르치려고 노력한다.  나는 방금 언어를 말하기로 바꾸었는데 여기에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언어라고 하는 것은 이른바  '하나의 대상으로서 한 언어의 모든 낱말들이 알파벳순으로 정리되어 있는 사전'과 같은 것이다.  그에 반하여 말하기는 '활동'이다.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기가 '자동차'라는 낱말을 바로 따라서 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빵빵'이라는 낱말은 자동차가 달릴때 나는 소리를 의성어로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그것은 자동차가 경적을 울리는 소리를 나타낸다. '멍멍'도 마찬가지다.  어른들은 아이들과 교류하기 위해 성인의 언어보다 근본적으로 더 쉬운 언어를 생각해낸다. 유아 언어는 아무런 의심없이 사용하기 때문에, 아이와 부모는 서로 대화할 수 있다.   아이는 이 단순한 언어를 사용하여 자신의 소원을 표현하고, 부모에게 알릴 수 있다. 무엇보다 부모는 자기 아이가 혼돈하거나 완전하지 못하게 말해도 알아듣는다. 언어를 막 배우는 나이에 모든 아이들은 이렇게 어른 언어의 낱말들을 곧잘 혼돈하는데,  그것이 우스워서 부모들은 아이가 크면 그 얘기를 아이에게 다시 들려주곤한다.  이제 어린 아이는 처음 사용한 유아 언어에 머무르지 않으며, 계속해서 새로운 낱말들을 익히게 된다.  이는 아이의 사용 낱말 수가 점점 많아짐을 의미한다.  말하기를 배움으로써 아이는 자기세계에 대해 부모와 말할 수 있는 능력을 얻는다.

 

우리 인간들은 서로의 의사를 소통하기 위해 언어를 발전시켰다.  그래서 우리 관심을 끄는 사물들을 구분하기 위해 우리는 사물마다 각기 다른 이름을 붙인다.  사물들은 원래 어떤 이름을 가지고 생겨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름을 만들어 붙인 것이고,  각각 사물을 어떤 이름으로 부를지 정하는 것은 우리 사이의 약속이다사물에는 원래 이름이 없다.  하지만 사물에 대해 말할 때 사물들을 각각 구분할 수 있도록 인간이 이름을 생각해 낸 것이다.  우리 사고에 대해 결정적인 의미를 가진다. 우리 생각을 도구로서의 언어에 모두 옮겨 적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도구'란 우리가 일정한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대상을 말한다.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우리는 맨손이나 이齒를 사용할 때보다 일을 더쉽게 해낼 수 있다. 우리는 우리 삶을 더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 도굴를 발전시킨 것이다. 실제로 인간이사용한 최초의 도구는 돌과 나무작대기였다. 역사가 진행되면서 우리는 이런 자료들을 더 잘 이용할 수 있음을 배우게 되었다.  원칙적으로 언어도 도구와 비슷하다.  우리는 우리의 세계에 존재하는 여러가지 대상들과 동식물들에 이름 붙이기 시작했다.  사물들을 지칭함과 아울러 사물각각에 대한 표상을 갖게 되었다. 즉 그것이 무엇이며, 어디에는 이롭고, 어디에는 좋지 않은지를 알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