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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들려주는 작은 철학 ( 롤란트

세계상의 발전(2)

어쨌든 시작을 결정하려면 태양이 움직여가는 경로를 추적해야 하고, 그것을 정확하게 관찰하고 측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하나의 막대기를 세워 놓고 계절마다 달라지는 그림자의 길이를 측정한다면, 나는 태양의 위치를 정할 수 있다. 한 해의 길이와 연속되는 계절들을 결정할 수 있으면, 달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관찰하고 달과 태양의 위치 변화에 주의하면, 그리고 이러한 위치 변화를 초승달에서 반달로 보름달로 커졌다가 다시 사그라지는 달의 규칙적인 형태 변화와 관련지어 본다면, 그렇게 이 모든 현상들을 관찰하고 숙고한다면, 나는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달은 스스로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니라, 태양이라는 빛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보이는달의 형태는 지구와 태양 사이에서 달이 어떤 위치에 오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천문학의 참된 관계들을 아는 것은 이렇게 실제적 삶에 영향을 미친다.  천문학적 지식이 인간에게 결과를 남기지 않는 일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지속적인 천문학 연구를 통해서 더 많은 지식을 얻으려고 한다. 16세기에 와서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는 태양 중심체제를 새롭게 주장했고, 이 이론으로 그가 남긴 영향은 훗날 코페르니쿠스의 혁명이라 불리게 되었다.

 

그리스도교에서 세계 역사는 지상에서 일어나며, 하나님은 그 아들을 지상으로 보낸다.  해,달, 별들은 마땅히 이 거대한 세계무대를 비추는 배경이어야 하는데 이들이 지구와 같은 천체이며, 더 나아가 지구보다 더 크고 지구는 오히려 작아서 천체 우주 안에서 하찮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신앙의 진실마저도 의심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태양이 세계의 중심이 있고 지구가 어느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다면,  지구는 별들이 붙어있는 둥근 천궁의 주변에서 움직일 것이다. 그렇다면 지구에 사는 사람에게는 별들이 때로는 가깝고 크게,  때로는 멀리 작게 보여야만 한다.  하지만 그런 변화를 관찰할 수는 없었다.  항성들은 어떤 계절에도 변함없이 작게 보였던 것이다. 항성들은 무한히 멀리 떨어져 있고 작은 빛들이 아니라 태양과 같은 천체들이며,  게다가 우리의 세계와 비슷한 다른 시계들이 무수히 있다. 코페르니쿠스의  주장은 단번에 세계에 대한 새로운 표상들을 일러주었다. 가장 가깝게 보이는 항성도 우리들로부터 엄청나게 멀리 떨어져 있다.

 

가장 가까운 항성들 태양계의 행성들이 아니라,  태양과 유사하게 스스로 빛을 발하는 별들 중에 가장 가까운 것들도 우리와는 어마어마하게 멀리 떨어져 있다. '기하학' (독일어로 geometrie)이라는 낱말은 '지구를 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는 일정한 구간의 양끝점에서 대상을 겨냥할 수 있으며 그 대상까지의 거리를 잴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우주공간의 엄청난 거리를 측정하기 위해서 쓸만한 기본선(AB구간)을 정하기헤는 지상에서 거리가 너무 짧다.  천문학자들은 지구 공전궤도의 지름을 기본선으로 잡았다.  지구는 태양으로부터 1억5천만 킬로미터 떨어져 있으므로 공전궤도의 지름은 그 배가 된다. 이렇게 얻어진 3억킬로미터를 기본선으로

하여 목표가 된 별을 향한 각도를 실제로 잴 수 있었다. 리는 원을 360도로 나누고 1도를 다시 60분으로 나누고 또다시 60등분하여 60초로 나눈다. 그러므로 1초의 각의 크기는 1/3600각도이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을 목표로 하여 측량한 각도는 1초를 겨우 넘는 정도였다.  1백만 킬로미터를 1센티 비율로 놓고 보자. 그러면 태양은 지름이 14센티미터 공이 되고, 모래알 크기 정도의 지구는 태양으로부터 1.5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할 것이다. 태양계에서 가장 큰 목성은 약 8미터거리에, 가장 먼 행성인 명왕성은 약 60센티미터 거리에 놓이게 된다. 기하학의 방법을 이용하면 약 50광년까지의 거리를 잴 수 있다. 그 이상의 거리를 이방법으로 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극히 미세한 각도를 그 이상 측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렇게 먼 별들의 거리를 측정하기 위해 우리는 다른 방법을 사용할 수 있었다.  거리를 측량할 수 있었던 별들 사이에서 중요한 차이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별들의 모두 같지 않다는 사실이다.  항성들의 크기를 비교하면 우리의 태양은 오히려 작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항성들 중에는 태양보다 1백배, 1천배 더 큰 것들도 있다. 또 별들은 그 크기에 따라서 빛을 발하는 양상도 각기 다르다. 어떤 별들은 푸른 빛이 감도는 흰색을 내고, 어떤 별들은 노란 빛을, 또 다른 별들은 붉은 빛을 내기도 한다.  깜박거리는 별도 많은데 이는 별들이 일정한 리듬에 따라서, 때로는 더 강하게 때로는 더 약하게 빛을 낸다는 표시이다.  학자들은 별의 크기와 별이 발산하는 빛의 색깔간의 관계를 확정할 수 있었다.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서 광원의 밝기가 어느 정도로 약해지는지 간단한 물리공식으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