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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아름다운 폐경기 (제드 다이

남자의 사계(1)

 

아버지는 인생을 야구에 비유하셨다.  아무리 스트라이크 아웃을 많이 당했더라도 공을 치고 홈으로향해 달려야 한다. 1루, 2루, 3루를 모두 통과해서 홈에 다다랐을 때만 점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2루를 중년이라고 하면, 남자들이 아웃을 당하는 곳은 세 군데다.  먼저 1루, 여기까지도 못가는 젊은이들은 꼭 얼른 살고 빨리 죽자는 인생관을 가진 것 같다. 2루를 출발해 달리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들중 많은 사람들은 남은 삶을 상실의 시간으로 믿는다. 이들은 파멸과 노화, 그리고 질병으로 3루를 무사히 통과하기전에 죽음을 맞이한다. 삶을 완성하려면 3루를 무사히 지나 안전하게 홈에 도착해야 한다. 남성 폐경 이후 후반부의 인생에서 인생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것이 알기 위해서는 남자로소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에릭 H. 에릭슨은 인간발달 연구 권위자다. 에릭슨은 사람의 인생주기별로 8단계과정이라는 발달모델을 개발했다. 단계마다 2개의 중요한 영역이 있는데 한쪽은 한쪽은 성공적인 완수, 다른 하나는 실패를 나타낸다.  아기들이 태어나서 사회에 대한 신뢰를 가지려면 음식을 잘 먹고 잘 자고 속이 편안해야 한다. 1차 유아기에 기본적 신뢰와 불신이 결정된다. 이 시기 가장 큰 성공요인은 지속적으로 사랑을 주는 어머니와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2차 유아기를 맞은 아이들은 두 가지 기술을 배우는데 붙잡는 것과 버리는 것이다. 아이들은 행동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시작한다.  자기자신에 대한 의혹을 가지거나 부끄러워 하는 것도 이때부터다.  이 과정에서 수치심을 배운다.  수치심을 느낀 아이들은 사회적으로 용납되는 행동을 배우기보다 일을 저질렀을 때 감추는 것이 상책이라는 결심을 하게 된다. 어린시절 심한 수치심은 중년에 이르러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걸어다니기 시작하면서 1차아동기가 시작되는데 이 시기의 핵심은 자립심과 죄책감이다. 이 시기에 자기만의 개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또 에너지가 넘쳐 관심있는 것을 쫓아다니면서 위험한 것도 곧잘 한다. 아이들이 공격성이나 아동기 성욕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려면, 부모로부터 분리된 영역이 필요하다. 이 시기에 자기 욕망에 대해 죄책감을 갖기 시작하면, 그 욕망은 수면 아래로 숨어버린다. 간절한 욕망과 자유뷴방한 환상이 억압되면 그 자리에는 엄청난 분노가 자라기 시작한다.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시작하면 2차 아동기가 시작된다부자연스러운 학교 생활 리듬이 열광적인 상상력을 길들이고 동여맨다. 건강하고 활동이 왕성한 아이들일수록 학교생활이 힘겹다. 돌아다닌다는 이유로 어이없게 문제아라는 꼬리가 붙거나 애정결핍 진단을 받는다. 그래서 이해보다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여긴다.  아이들은 열등감이 시달리며 자존감에 성처 입거나 학교생활에서 잘 적응하는 척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적대감과 분노가 자라난다.

 

사춘기에 이르러 아이들은 아동기와 작별을 고하고 청년기로 들어간다호르몬 공격이 시작되면서 아동기에 가졌던 심리적 안정감이 흔들리고 신체적,  심리적, 인간관계적으로,  또 성적, 사회적, 정신적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지금까지는 남자아이나 여자 아이나 비슷한 삶의 단계를 거쳐왔지만 사춘기에 이르러 테스토스테론이 괴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극적으로 바뀐다. 테스토스테론의 복합적인 영향은 사춘기 남자 아이들의 뇌를 지배한다테스토스테론은 울적해 지거나 공격적이 되기도 하고, 잠도 많아지고 지나치게 흥분하기도 한다.  사춘기 소년들과 폐경기 남성들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 모두 자기역할에 혼란을 느끼며 정체성을 찾아 방황하기 시작한다.

 

1차 성인기가 사랑과 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개인과 부부,  가족이 성장하고 부를 축적하는 시기이다. 1차 성인기를 통해 건강한 엄마와 아빠가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을 터득했다면, 2차 성인기 동안에는 아이들을 기르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기 아이가 있건 없건 간에 아이들을 돕고 세상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 일에 생산적이고 창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2차 성인기는 오히려 수퍼 성인기라 부르는 것이 더 적당할 듯싶다. 좋은 남편, 좋은 아빠, 좋은 자식, 좋은 상사가 되기 위해 초능력을 발휘한다. 이 과정을 발전적으로 보내지 않으면 심리적, 감정적, 정신적으로 내리막 길을 걸으며 침체기를 맞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