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막장 드라마에 중독되었다. 나는 시청자이고, 또 나는 국민이라는 배역으로 참여하고 있다.
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 어느 위치에서 어떤 일을 하든, 모두가 시청자가 되었고, 또 어떤
특정 역할을 맡고 있다. 막장 드라마란 정상적인 인간의 머리로서 상상할 수 없는, 도저히 그럴수 없는
행위로 시청자들을 분노하게 하여 머리가 돌게 하고, 욕을 하면서도 볼수 밖에 없게 만드는, 시청자들의
정신 건강에 별로 좋지 않은 드라마다.
다음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궁금해서 잠을 잘 수가 없다. 그래서 이 드라마에 중독되면, 정상적인
일상의 활동을 할수가 없다. 지금 이 나라에 대한민국의 막장드라마가 상영되고 있다. 모든 국민들은
그 드라마에 빠져있다.
대한민국 대통령부터 모든 국민이 참여하고 있는 이 막장드라마는,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기득권자들,
그들을 보호 하려는 정치인들, 또 그들을 지지하는 지지자들. 이들 대부분은 어떻게 하든지 지금까지
누려왔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온갖 술수를 부린다. 그러한 역할을 너무 자연스럽고 천연덕스럽게
잘해주고 있어서, 더욱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에 중독될 수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
시청자들은 혹시 지금 쯤이면 저렇게 악행을 저질렀으니 이제 용서를 구하고, 정의의 심판을 받을 것을
예상하는 쯤에서, 그들은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 내며, 시청자들이 잠시도 드라마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몰입하게 만든다.
그리고 기득권의 악행을 심판해야 하는, 악당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면서,
한편으로 또 기득권의 세력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은 복잡한 미묘한 위치에 있는 검찰, 그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시청자들의 마음을 졸이게 하며,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그리고 국민을 보호해야 할 역할을
부여 받았지만, 결코 기득권의 세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비운의 경찰,
국민들이 국민을 위해 사회정의를 위해 싸워달라고 선출한, 가장 국민의 편이 되어야 하는 역할이지만,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만 자신에게 이익인지 열심히 머리 굴리는, 고뇌하는 정치인들 역시 어디로
튈지 모르니, 시청자들은 숨을 죽이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그동안 극도의 개인주의, 지역주의, 물질주의에 빠져 생존하기 위해 어딘가에 줄을 대야 했고,
관계에 의존하며,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나랏일에 무관심하고, 그래서 정치는 나와는 상관없는 다른
세상이라고 생각했으나, 이제 지금까지 죽어있었던 감각이 되살아나 국가가 나의 일부분이고, 나는
혼자가 아니라 우리라는 것을 알게 된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정부와 정치인, 검찰, 어느 누구도 믿을수 없고, 바라보고 있을 수만은 없어, 어쩔수 없이 촛불 하나로
부패한 권력과 맞서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지금 이 나라는 국민의 촛불로 간신히 유지되고 있다.
국민의 촛불은 이 나라를 움직이는 생명이다. 만일 이 촛불이 꺼지면 정부도, 검찰도, 정치인도, 또다시
권력의 하수인이 될 것이다. 그 누구를 욕할 수는 없다. 그것들의 속성이 그러하다.
이 드라마는 세계적으로 한류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대한민국의 실체를, 권력자의 부정부패, 비리가
어떻게 저질러지는지, 그들은 어떻게 방어하는지, 국민들이 어떻게 대응 하는지, 무능한 지도자를
뽑으면 국가가 어떻게 되는지, 위기상황에서 관료, 정치인은 어떻게 행동하는지, 검찰은 어떻게
정의를 수호하는지, 부패한 기득권 세력이 어떻게 망하는지 아니면, 어떻게 또 되살아 날 것인지, 또
어떤 자들이 새로운 정권을 어떻게 창출하는지...
이러한 내용들은 전세계의 사람들의 관심사이며, 생방송으로 중계되고 있고, 온 세상 사람들이 삼국지
보다 더 재미있는, 흥미진진 하게 전개되는 대한민국의 막장드라마를 지켜보고 있다.
이 막장드라마는 어떻게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마지막 순간까지 어떤 상황이 일어나고, 어떤 반전이
일어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시청자들은 이런저런 예측을 해본다. 너무 뻔한, 지금까지 너무 많이
사용해 왔던 종북을 끌어들이는 것은 어떨까? 아니야, 그건 너무 많이 사용해서 식상하지 않을까?
지금의 상황에서도 그것이 먹힐까? 아무래도 그건 좀 그렇다. 그래도 언제나 성공해 왔지 않은가?
분단된 대한민국에서 최후로 쓸수 있는 가장 쉬운 카드 아닌가?
교통사고로 인한 돌연사, 하늘의 계시, 갑자기 나타난 혈연.. 이런 것은 아니지만, 상황의 반전을 위해
사용할 카드는 아직 많이 남아있다. 군부, 북한, 아니면 외부세력, 국제환경 등을 이용해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어 볼 수 있다. 어떤 상황이 발생하고, 어떤 반전이 일어날까? 어떻게 이 드라마가
끝이 날까?
만약 이 드라마가 국민의 승리로 끝난다면, 21세기 시민혁명으로 대한민국은 거듭나는 것이다. 불가능
할 것만 같은 기적을 만드는 것이다. 그때는 어느 국가도 대한민국을 우습게 보지 못할 것이며, 향후
오랫동안 권력의 부정부패, 비리는 없을 것이며, 어떤 정치인도, 관료도 국민을 우습게 보지 못할 것이며,
권력자가 아닌 국민을 위해 일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국민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하지만 만일 이러한 대가를 치르고도 다시 옛날로 돌아간다면, 대한민국은 아주 오랫동안 나락奈落의
수렁으로 빠져들지 모른다. 아주 오랫동안... 왜냐하면 국민는 또다시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며, 권력에
줄을 대려하고, 연고를 찾아 나서고, 국가에, 공동체에, 타인에 무관심해지고, 나라일에 무감각해지고,
이 나라 상황에 대해 어찌할 수 없다는 무기력증에 빠지고, 권력을 잡은 자들은 더욱 더 진화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중 가장 중요한 것은, 어쨋든 국민을 분열시켜야 한다. 함께 모이게
하면 안된다. 지역주의를 부추기고, 함께 모여 서로 의견을 나누지 못하게 하고, 의논하지 못하게 하고,
무엇이 옳은지 나쁜지 분별하지 못하게 헷갈리게 하고, 가능하면 자신의 삶에 급급해서 정치에 관심이
없도록 만들어야 하고, 남북으로 분단된 것을 최대한 활용해 좌파우파 편가르기를 더욱 강력하게 밀어
붙이고, 북한을 자극하여 국민을 불안하게 하여 감히 평등이니, 민주니, 정의니 하는 말은 입에 담지
못하게 하고, 더욱 강력한 권력의 힘을 보여주어 감히 나서지 못하게 해야 하고..,
또 어떤 방법이 있을까? 대충 머리 나쁜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지금까지 사용 되었던 방법들이다.
미래의 권력자들은 어떻게 진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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