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의 일상은 공부에 집중하고 있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자연의
이치는, 사회의 이치는, 인간은, 예술은? 나에게 공부는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는
것이다. 나이 오십이 넘어 비로소 내가 너무 무식하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사용하는
말, 단어 조차도 제대로 개념을 알고 사용하는 것이 별로 없다.
책을 읽고, 인터넷 강연을 듣고, 생각하고, 글을 써 본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 단어들
그 개념에 대해 나름대로 이해하고, 또 그런 개념들은 서로 연결된다. 왜 그런 짓꺼리를
하느냐고? 지금 내 상황에서 그것이 가장 즐거운 놀이고, 일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내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순간 어디에 집중하고 있다. 때로는 무의식 상태로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항상 무엇을 의식하고 집중하여 살아간다. 그 무엇은 가시에 찔린 고통일 수
있고, 질병에 대한 두려움일 수 있고, 좋아하는 무엇일 수 있고, 돈벌이 하는 일에 대한
문제일 수도 있다.
어느 순간에 내가 의식하는 대상은 우선 순위를 가지고 항상 나타난다. 극심한 고통이
사라지고 나면, 그 다음은 감동적인 어떤 것이 나타날 수도 있고 또 다른 고통, 슬픔이
연속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내가 어떤 순간, 무엇에 의식하게 만드는 것은 생존에 대한 욕망과 내 몸에 만들어진
가치관에 의해, 어떤 것들이 최우선이 되고 또 어떤 것들은 무시된다. 암癌이라는 선고를
받으면 내 몸의 모든 것은 암의 공포에 집중된다. 그 가치관을 만드는 것은 일상의 삶의
경험이다. 그리고 도움을 주는 것은 인문학이다. 책을 읽고, 생각하고, 깨닫는 것이다.
그렇게 해도 공부가 몸에 학습 되기는 쉽지 않다. 지식은 그냥 아는 것이고, 지혜는
내 몸에 내재화 된 것이다. 그것이 내가 행동하게 한다. 인문학은 누구에 의해 강제로
주입 되지는 않는다. 책을 통해 익혀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도움을 줄 뿐이며, 스스로
생각하고 깨달아야 한다. 故 신영복 교수님의 말처럼 공부가 머리를 통해, 가슴을 통해,
손발로 연결 되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쉽지 않다.
지금까지 인류에 의해 탐구되어 축적된, 유산으로 계승 되어온 인문학 지식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그것은 책속에, 도서관에, 컴퓨터에, 인간의 머리속에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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