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없음에 대한 깨달음은 불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덧없음에 대한 명상은 불교의 중요한 수행이다. 불교의 수행자들은 자기존재의 덧없음에 대해 명상한다. 그것은 삶이란 보잘것 없고, 자신이 언제 죽을지 알수 없다는 사실에 대한 명상이다. 수행자는 깊은 차원에서 덧없음의 의미에 대해, 그리고 모든 현상의 덧없는 성질에 대해 명상하면서 현상의 진정한 성격을 이해하기 시작한다.이런 이해를 통해 우리는 고통의 궁극적인 원천이 되는 무지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우리가 삶을 보는 시각중 하나는 삶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 사실을 받아들이길 거부하고 자연스런 삶의 변화에 저항할수록 우리의 고통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변화를 받아들이는 일은 자기 자신이 만드는 고통을 덜어주는 큰 역할을 한다. 우리는 종종 과거의 일을 단념하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스스로 고통을 짊어지곤 한다. 과거의 모습으로 자신을 생각하거나 예전에는 할수 있었지만 지금은 할수 없는 일에 집착하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행복을 잃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변화를 피할수 없는 삶의 법칙으로 받아들이면 많은 문제에 잘 대처할수 있다. 아울러 삶이 끝없이 변화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깨우침으로써 얻는 더욱 실제적인 혜택이 있다. 그것은 고통의 원인이 되는 수많은 걱정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열정이 줄어드는 것을 인간관계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긴 신호로 해석한다. 그리고 대개 부부관계에서 처음으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면 두 사람은 심하게 두려워하고, 무언가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갖는다. 인간관계의 전문가들은 엄청난 양의 책을 쏟아내고, 다양한 해설서는 열정과 낭만의 불꽃이 사그라들때 해야 할 일에 대해 정확히 말해준다. 낭만적인 시간을 가장 먼저 갖도록 일정을 조정하고 낭만적인 저녁식사나 주말여행을 계획하고, 자신의 배우자를 칭찬하고, 의미있는 대화를 나누는 방법을 배우라고 권한다.
때로는 이런 방법이 도움이 되지만, 그렇지 않을 때 있다. 그것은 뒤로 물러서서 상황을 검토해 보고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변화에 대해 되도록 많이 알아보는 것이다. 우리는 젖먹이 아기에서 어린아이로, 성인에서 노인으로 성장한다. 개인이 성장하면서 겪는 이런 변화를 우리는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인다. 부부관계 또한 살아움직이는 시스템이며, 일정한 생활환경속에서 상호작용 하는 두 가지 유기체로 구성되어 있다. 살아있는 두 시스템으로서 부부관계가 여러단계를 거친다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모든 부부관계 속에는 서로 다른 차원의 친밀감이 존재한다. 시간이 흐르면 육체적 친밀감이 줄어드는 대신 감정적인 친밀감이 커질 수도 있다. 때로는 서로 말을 하지 않고, 감정을 억제하고 싶을 때도 있다.
데스몬드 모리스는 ‘친밀한 행동’이라는 자신의 책에서 인간존재가 친밀함을 바라는 동안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 설명한다. ‘나를 잡아주세요’ ‘나를 놓아주세요’ 그리고 ‘혼자 있게 해주세요’의 세단계를 반복해서 겪는다. 이런 순환은 아이가 삶을 시작하고, 몇 해 지나지 않아서 뚜렷한 모습을 나타낸다. 아이들은 ‘나를 잡아주세요’라는 특징을 가진 유아단계에서 ‘나를 놓아주세요’ 단계로 넘어간다. 이때 아이는 세상을 탐험하고 기어다니고 걸어면서, 엄마로부터 어느 정도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얻는다. 이것은 정상적인 발전과 성장의 일부분이다. 청소년기는 ‘혼자 있게 놔두세요’의 특징이 두드러진 단계이며 아이들은 개인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이런 상황은 물론 부모에게 고통을 안겨주겠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하는데 꼭 필요한 정상적인 과정으로 여긴다. 청소년들은 집에서 부모에게 ‘혼자있게 놔두세요’라고 소리치고 동시에 ‘나를 꼭 잡아주세요’라는 요구를, 또래 집단과의 강한 동질감 속에서 만족시킬 수 있다.
성인들의 관계에서도 똑같이 끊임없는 변화가 일어난다. 친말감의 정도가 변하면서 가까이 다가가는 시기와 거리를 갖는 시기가 교대로 나타난다. 이것 또한 성장과 발전이라는 정상적인 순환과정의 일부분이다. 인간존재로서 자신의 능력을 완전히 꽃 피우려면 타인과 하나가 되려는 욕구와 자기내면으로 눈을 돌려 독립적인 개인으로 성장하는 시기가 균형을 이룰 필요가 있다. 명심해야할 것은 부부 사이에 거리가 생긴다고해서 비극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순환단계를 맞아서 두사람 관계를 다시 세울 시기가 되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타인과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은 인간관계에서 매우 중요하다. 두 사람의 관계는 더 이상 격렬한 열정에 기초해 있지 않으며, 상대방을 완전한 존재로 생각하거나, 상대방과 자신이 하나라고 느끼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대신 우리는 이제 진정으로 상대방을 알아가기 시작한다. 다시말해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보면서, 결점과 약점이 있는 독립된 개인이라고 생각하지만, 또 한편으로 자신과 똑같은 인간존재라고 생각한다. 바로 이때 우리는 진실한 사랑을 통해 또다른 인간의 성장에 진정 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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